한국인 ‘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권…연령 높아질수록, 소득 낮을수록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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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권…연령 높아질수록, 소득 낮을수록 만족도↓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2.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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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질 순위…OECD 38국 중 35위
- 상대적 빈곤율 상승…고령층 빈곤율, OECD 2위
- 저소득, 고령층, 단순노무직에서 만족도 낮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개선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에 따라 비례하는 경향은 여전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하락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간했다. 삶의 만족도는 현재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뜻하며,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에 대한 0~10점 척도 응답의 평균값이다.


◇ OECD 38개국 중 35위…삶의 만족도 2022년 6.5점, 코로나19 이후 개선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연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점이었다. 2021년(6.3점)에 비해 0.2점 높아졌다. 삶의 만족도는 2013년(5.7점) 이후 2018년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19~2020년) 6.0점으로 하락했다. 이후 2021년 회복세로 돌아서 조금씩 연이어 오르는 중이다. 

실제 엔데믹 이후 고용률, 대학 졸업자 취업률,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 1인당 국내 여행 일수 등이 개선됐다.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2022년 69.6%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는 2019년 10.01일에서 2020년 5.81일까지 줄었다가 2022년 8.29일로 증가했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도 2019년 10만 명당 380.3건에서 2021년 501.9건까지 올랐다가 2022년 384.7건까지 내려왔다.

이번 결과는 점수 기준으론 2013년 관련 조사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 OECD 회원국 38개국 중 순위(2020~2022년 평균)는 35위다. 전년보다 한 단계 올랐지만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그리스(5.9점) 콜롬비아(5.6점) 튀르키예(4.6점) 3곳에 불과했다. 튀르키예는 리라화 폭락, 콜롬비아와 그리스는 디폴트 우려를 맞는 국가임을 감안하면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는 '꼴찌'에 가까운 순위다. OECD 평균은 6.69점으로 우리보다 0.74점 높았다.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7.8점)였으며 덴마크(7.6점)가 그 뒤를 이었다. 스웨덴(7.4점), 노르웨이(7.3점)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다수 차지했고 미국은 6.9점으로 15위, 일본은 6.13점으로 32위였다.


◇ 소득 낮을수록, 연령 높을수록 만족도 하락…노년, 물질적 삶에 취약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별로 큰 차이를 보여 돈을 적게 벌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도 지속됐다. 가구 소득이 월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 삶의 만족도는 6.0점으로 평균보다 0.5점, 100만~200만 원 미만 가구(6.4점)보다 0.4점 낮았다. 300만 원 이상부터는 평균(6.5점)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구간은 '500~600만 원'(6.6점)과 '600만 원 이상'(6.6점)이었다. 다만 100만 원 미만과 100~200만 원 미만은 전년 대비 만족도가 각각 0.5점, 0.4점 올라 200만 원 이상 소득집단보다 증가폭이 컸다. 소득집단 간 만족도 차이는 전년보다 감소한 셈이다.

직업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문관리직과 사무직은 각각 6.7점과 6.6점인데 비해, 기능노무직은 6.3점으로 가장 낮았다. 통계청은 "소득수준과 직업은 서로 연관성이 높은 변수"라며 "소득수준에 따라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하락해 고령 인구의 삶의 질 악화도 지표로 확인됐다. 그룹별로 ▲내면적 삶(주관적 만족감) ▲삶의 역량(교육·건강·여가) ▲사회적 삶(대인관계·가족관계) ▲물질적 삶(소득·소비·근로여건) 등을 통계청 사회조사를 바탕으로 측정한 결과 모든 영역에서 노년(65세 이상), 중장년(35~64세), 청년(20~34세), 아동·청소년(13~19세) 순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주관적인 만족감에 대해 아동·청소년은 56.6%가 만족을 표한 반면, 노년은 29.9%가 만족을 표했다. 여가활동에 대해서도 아동·청소년은 48.2%가 만족했지만, 노년은 16.6%에 그쳤다. 물질적 삶(아동·청소년은 제외)의 경우에도 노년의 만족도가 가장 취약했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 문제는 OECD 꼴찌 수준이었다.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1년 39.3%로 전체 상대적 빈곤율(15.1%)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OECD 회원 37개국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상대적 빈곤율은 균등화 중위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아홉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 전체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 14.9%로 전년(14.8%)보다 소폭 상승했다.

65세 이상 인구(고령 인구) 중 혼자 사는 노인은 199만3,344명으로 전체 노인 중 21.1%를 차지했다. 특히 전남(26.3%), 경북(24.6%), 전북(24.2%) 농어촌의 독거노인 비율이 높았다. 특히 독거노인 증가 속도는 고령화 속도보다 빨랐다. 고령 인구가 2000년 339만4,000명에서 2023년 943만5,000명으로 2.8배 증가하는 동안 독거노인은 3.7배 늘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공표된 지표를 바탕으로 71개 지표를 분석했다. 그중 51개 지표는 개선됐다. 반면 독거노인 비율, 비만율, 주택임대료 비율, 선거투표율, 범죄 피해율, 산재 사망률 등 19개 지표는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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