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신비, 인간 본성을 넘어서는 도덕적 직관으로의 실질적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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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신비, 인간 본성을 넘어서는 도덕적 직관으로의 실질적 탐험
  • 박형빈 서울교대·윤리교육
  • 승인 2024.02.18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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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긴이의 말_ 『양심: 도덕적 직관의 기원』 (패트리샤 처칠랜드 지음, 박형빈 옮김, 씨아이알, 320쪽, 2024.01)

 

인간의 양심과 도덕적 자각에 관한 탐구는 철학적 관점에서 오랜 시간 동안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어왔다. 역사를 통틀어 수많은 사상가들이 양심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제시해왔으며, 그중 일부는 이를 본능적이거나 선천적인 것으로 보았고 다른 이들은 사회적이거나 문화적 구조 속에서 형성된 이념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을 둘러싼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양심: 도덕적 직관의 기원』은 도덕성의 기원과 발달에 대한 현대 과학의 최신 발견들을 통해 양심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한다. 이 책은 뇌신경과학,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등의 분야를 통해 양심의 실체와 작동 원리를 탐구한다. 동시에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이러한 과학적 발견들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와 같은 독창적이며 다각적인 접근 방식은 우리의 양심이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현상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 양심에 대한 이해는 과학적인 동시에 철학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물리적 이해와 철학적 이해의 단절은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인간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어떻게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지, 왜 때때로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귀한 이상을 들먹이면서도 동시에 내부적 모순에 빠지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또한 우리가 양심을 외치며 정의를 주장하는 현상 뒤에 숨겨진 심리적, 사회적 동기를 탐색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 책은 양심의 생물학적 기반과 그것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선보인다. 특히, 인간의 도덕적 판단과 행동이 어떻게 뇌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진화의 역사에 의해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패트리샤 처칠랜드는 양심이라는 복잡한 주제에 대해 과학과 철학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양심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시각에서 관찰하게 한다. 나아가 단순히 학문적 탐구에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의 깊은 탐구를 통해 우리 각자가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어떻게 조율하고 양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왜 우리 자신이 우리의 양심과 분리된 선언을 발화하는지 깊이 고민하고 검토하게 한다. 특히 이 부분은 사이코패스와 도덕적 세심증에 대한 설명 그리고 설정점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다 분명히 드러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도덕적 직관의 본질과 그것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심오한 인식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의무론이나 공리주의와 같은 기존 도덕철학의 관점에 대한 도전적이며 비판적인 시각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우리 각자가 양심에 귀 기울이고 우리의 행동과 판단이 어떻게 도덕적 가치와 연결되는지를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러한 반성은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윤리적 진보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양심: 도덕적 직관의 기원』은 도덕성의 생물학적 기반과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 도덕적 직관의 복잡성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인류가 보다 도덕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학자, 학생, 일반 독자 모두가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지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뿐만 아니라 때로 이러한 우리의 내면의 소리가 편향적이고 잘못된 기준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음도 지적한다.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이러한 신중한 탐색은 도덕철학, 신경과학의 분야에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해 더 깊이 천착하도록 우리를 이끌 것이다. 또한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도약하도록 도울 것이라 확신한다.

 

박형빈 서울교대·윤리교육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이며, 서울교육대학교 신경윤리융합교육연구센터와 가치윤리AI허브센터의 센터장이다. 미국 UCLA 교육학과에서 Visiting Scholar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AI윤리, 뇌신경과학과 도덕교육, 인격교육 등이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인공지능윤리와 도덕교육』, 『도덕지능 수업』, 『도덕교육학: 그 이론과 실제』, 『뇌 신경과학과 도덕교육』(2020세종학술도서) 등이 있다. 역서로는 『어린이 도덕교육의 새로운 관점』(공역)(2019세종학술도서), 『윤리적 감수성』(공역), 『윤리적 판단력』(공역), 『윤리적 실천』(공역), 『윤리적 동기부여』(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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