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지수 167개국 중 22위…日 16위· 美 29위· 北 16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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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지수 167개국 중 22위…日 16위· 美 29위· 北 165위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2.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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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EIU, ‘2023 민주주의 지수’ 발표
- 1위 노르웨이·최하위 아프가니스탄…그리스 약진
- 미국 8년째 '결함있는 민주주의'…"대선으로 정치적 분열 더 심해질 듯“
- 전 세계인구 7.8%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거주

 

                                  EIU '2023 민주주의 지수 보고서'(Democracy Index 2023 Report)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전 세계 167개국 중 22위로 조사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EIU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2단계 상승했다.

다만, 대만(10위), 일본(16위)보다 순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유일하게 톱 10에 들었다.

15일(현지시간) EIU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2023)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 평가 총점에서 10점 만점에 8.09점을 기록, 4년째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범주에 들었다. 

항목별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정부 기능 8.57점 ▲정치 참여 7.22점 ▲정치 문화 6.25점 ▲시민 자유 8.82점을 얻었다. 나머지 항목은 전년과 같았지만, 시민 자유 항목이 0.29점 올랐다.

한국은 지난 2020년 8.01점으로 23위에 오르며 5년 만에 ’결함 있는 민주주의‘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2022년에는 8.03점으로 24위였다.

최상위권은 북유럽 국가들이 휩쓸었다. 노르웨이(9.81점)가 2008년 이후 1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뉴질랜드(9.61점), 아이슬란드(9.45점), 스웨덴(9.39점), 핀란드(9.30점), 덴마크(9.28점), 아일랜드(9.19점), 스위스(9.14점), 네덜란드(9.00점) 등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8.92점)이 10위로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일본(8.40점)은 전년과 같은 16위를 기록했다.

미국(7.85점)은 29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올랐지만, 8년 연속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분류됐다. 국민의 정치적 양극화가 나날이 심해지는 미국은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9.17점), 정치 참여(8.89점), 시민 자유(8.53)는 비교적 높았으나, 정부 기능(6.43점)과 정치 문화(6.25점)가 6점대에 머물렀다.

미국은 2006∼2015년 완전한 민주주의 명단에 있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분류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평가가 하락세다. EIU는 올해 미국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치러질 경우 한때 ‘민주주의의 등대’였던 미국이 더 깊은 분열과 환멸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출처: Democracy Index 2023 Report

중국(2.12점)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공동 148위를 기록했고, 북한(1.08점)은 끝에서 3번째인 165위로 작년과 같은 순위였으며, 평점도 1.08점으로 동일했다. 북한은 ▲정부 기능성 2.50점 ▲정치 참여 1.67점 ▲정치 문화 1.25점 외에는 모두 0점으로 분석됐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2021년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의 폭정이 계속되는 미얀마(0.85점),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이 집권 중인 아프가니스탄(0.26) 등 2개국뿐이었다. 최하위 아프가니스탄은 정부 기능성과 정치 문화에서 각각 0.07점, 1.25점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점수를 얻지 못했다.

2년 가까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5.06점)는 전쟁 첫해인 전년보다 0.36점 떨어져 순위(91위)가 4계단 하락했다. 러시아(2.22)는 0.06점 내렸지만, 순위는 144위로 2계단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 0.5점 이상 크게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는 없었다. 다만 지난해 총선과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그리스가 7.97점이었던 평가가 8.14점(20위)으로 개선되면서 2008년 뒤로 15년 만에 다시 완전 민주주의로 복귀했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가봉과 니제르는 한 해 사이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 점수는 5.23점으로 2006년 이 지수 작성 개시 이래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다. 이 점수는 2016년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EIU는 지난해 세계 곳곳의 전쟁과 무력 분쟁이 세계 민주주의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허약했던 민주주의가 전쟁으로 더 약해졌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 카라바흐 점령, 수단 내전 등도 해당 지역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전쟁을 막는데 무력했고 자국 내 충돌을 관리하는 데도 덜 능숙했다고 덧붙였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이를 토대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주의’,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범주별로는 24개국(14.4%)이 ‘완전한 민주주의’에 해당했다. ‘결함 있는 민주주의’는 50개국(29.9%), ‘혼합형 체제’는 34개국(20.4%), ‘권위주의 체제’는 59개국(35.3%)이었다.

 

                                                   출처: Democracy Index 2023 Report

지난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인구는 세계 인구의 7.8%에 그쳤고, ‘결함 있는 민주주의’는 37.6%, ‘혼합형 체제’는 15.2%, ‘권위주의 체제’는 39.4%를 각각 차지했다.

 

                                                       출처: Democracy Index 2023 Report

한편 EIU는 올해 76개국에서 대선·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열렸거나 예정돼 있어 역대 어느 해보다도 세계적으로 선거를 많이 치르는 ‘선거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국가 중 ‘완전한 민주주의’ 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인 43개국에서만 완전히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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