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무엇이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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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무엇이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4.02.0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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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공간, 시간, 운동 | 숀 캐럴 지음 | 김영태 옮김 | 바다출판사 | 412쪽

 

이 책은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3부작의 첫 번째 책으로, 17세기 뉴턴에 의해 정립된 고전역학부터 20세기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다룬다. 공간, 시간 및 변화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질문들에 답하는 고전역학, 휘어진 시공간에 관한 아인슈타인의 아이디어, 그리고 블랙홀과 중력파 같은 천체 현상까지, 수 세기 전에 시작한 수학적 아이디어들에서 시작해 최신의 물리학이 거둔 성과까지 담고 있다.

고전역학과 특수상대성이론은 평평한 3차원 공간에서 일어나는 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역학 이론이며, 일반상대성이론은 휘어진 4차원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것으로, 그 성질이 사뭇 다르다. 이 둘을 중심으로 고전역학과 현대 역학을 나누기도 한다.

역학의 탄생과 상대성이론의 개념이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과정에서 물체의 위치, 속도, 가속도, 운동량, 에너지, 라그랑주 역학, 해밀턴 역학, 물리량의 보존, 최소 작용의 원리, 등가원리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그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만들어졌다. 이 책은 그러한 여러 개념의 정의를 소개하고, 그 각각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어 현대 과학의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한다.

1장에서는 ‘보존’의 개념을 다룬다. 수많은 우주의 패턴 중 가장 단순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특성이 변하지 않는” 것이며, 인류는 거기서 비롯된 예측 가능성 덕분에 물리학이라는 학문을 세울 수 있었다. 물리학자들에게 보존이란 ‘시간이 지나도 일정한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운동량, 정보, 각운동량 등 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은 시간이 지나도 동일하다. 보존을 이해하는 것은 현대 이전의 과학으로부터 현대의 과학으로 전환하는 첫 번째 단계이다.

2장은 ‘변화’를 다룬다. 한 계의 전체 역사를 구성하려면 한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로의 결괏값을 뽑아내야 한다. 이때 다음 상태는 현재 상태와 물리학 법칙들이 결정한다. 행성들의 진행, 은하의 움직임, 빛의 방향 등 ‘어떤 물리량의 순간 변화율’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물리량들’은 미적분을 이용해 해결되었다.

3장에서는 변화보다 훨씬 복잡한 개념인 ‘동역학’을 만난다. 변화가 완전히 일반적인 개념이라면 동역학은 구체적으로 물리학 방정식들을 따르는 변화에만 관계되는 개념이다. 동역학적 관점을 취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계의 역사 전체를 고려하는 전역적 관점에서 역학을 재구성할 수 있다.

4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혹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개념을 탐구한다. 오랫동안 공간에 대해서는 사물 혹은 사물이 지닌 한 가지 성질이라는 실체주의와 관계주의라는 두 가지 견해가 대립해왔다. 공간에 대한 질문들은 해밀턴역학으로 우리를 이끈다. 뉴턴역학과 미묘하게 다른 이 역학은 공간이 왜 그토록 중요한 개념인지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장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그 실체를 둘러싼 논쟁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시간’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시간을 “우주에 우리 자신을 위치시키는 방법의 한 부분”으로 설명한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운동, 진화, 변화란 있을 수 없다. 과거는 정해져 있고 미래는 열려 있다. 직관적으로, 시간은 과거로부터 미래로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현재주의, 영속주의, 가능주의 등 시간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볼 수 있다.

6장에서는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공간과 시간을 생각하는 새로운 개념인 ‘시공간’ 개념을 다룬다. 시간과 공간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오랜 통념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하나로 묶였다. 시공간을 통합된 4차원의 연속체라 생각하게 되면 시공간의 개념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결론에 다다른다.

7장은 ‘기하학’이라는 학문의 탄생부터 현대적 응용까지를 다룬다. 기하학은 흔히 2차원 평면 위 직선과 곡선들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받아들인다. 전통적인 유클리드 기하학은 평평하고 휘어져 있지 않은 특수한 2차원 공간에서만 유효하다. 하지만 세상은 3차원의 공간이고 휘어져 있다. 우주의 곡률은 유클리드 기하학 너머 리만 기하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8은 중력을 다룬다. 중력은 우주의 네 가지 힘 중 물체가 가진 전하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세 힘들과 달리 모든 것에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중력을 시공간 자체의 성질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가능하다. 중력이 무엇이며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따라 파악할 수 있다.

9장에서는 마지막으로 우주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인 ‘블랙홀을 다룬다. 오랫동안 블랙홀은 이론적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이 세 명의 블랙홀 연구자에게 돌아가면서 현대 천문학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만 수억 개의 항성 질량 블랙홀이 있으리라 추정한다. 우주에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음을 감안하면 블랙홀은 우주를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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