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반도체 입자인 ‘트라이온’의 생성 원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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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반도체 입자인 ‘트라이온’의 생성 원리 찾았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4.01.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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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UNIST · 충북대, 나노광학공진기 이용 트라이온 능동제어 및 생성원리 규명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2차원 반도체는 불과 단일 원자층 수준의 두께로 인해 단위 부피 당 광특성이 매우 우수하고 유연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면, 첨단 유연 소자(flexible device), 나노광소자,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2차원 반도체의 주요 반도체광학 특성 중 전자-정공이 쌍을 이루는 엑시톤(exiton: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양공이 결합한 입자로 전기적으로 중성이다)이 있다. 이들의 생성 및 재결합 과정을 이용하여 발광소자 및 광응용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극성 엑시톤인 트라이온(trion: 엑시톤에 추가로 다른 전하 하나를 더 가진 상태로 극성을 띤다)의 생성 및 정밀 제어는 소자에 많은 기능성을 제공한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통합과정 강민구 씨,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 부연구단장 및 UNIST 화학과 서영덕 교수, 충북대 물리학과 이현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금 나노와이어 기반의 탐침증강 공진분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여 엑시톤과 트라이온의 상호변환을 능동제어하고 실시간 발광특성 분석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통하여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트라이온의 생성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금속과 반도체를 결합하면 새로운 광학적 · 전기적 특성을 가진 다기능 이종접합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 나노와이어에 2차원 반도체인 이셀레늄화 몰리브덴(MoSe2)단일층을 결합해 복합 구조를 만들고, 탐침증강현미경과 결합하여 탐침증강 공진분광 시스템을 구축했다. 

잘 디자인된 금 나노와이어 구조에 빛을 쏘이면 플라즈몬(plasmon: 금속 내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방식의 준입자이다)의 표면 정상파를 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2차원 반도체의 엑시톤으로부터 트라이온으로의 변환을 유도하려고 하였는데, 실제로는 전하의 다중극 모드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번 실험을 통하여 규명할 수 있었다. 탐침증강 공진분광 시스템은 광 회절한계를 뛰어넘는 약 10 nm의 공간분해능으로 반도체 입자들에 대한 나노광특성의 실시간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트라이온의 생성 원리를 규명하고, 엑시톤-트라이온 상호변환의 가역적 능동제어를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나노 크기의 영역에 빛을 집속할 수 있는 안테나 역할의 금 탐침은 에너지가 높은 열전자(hot electron: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는 전자로 소자의 성능 향상이나 화학 반응 촉진 등에 활용될 수 있다)를 자체 생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전자들이 2차원 반도체로 주입되어 보다 능동적으로 트라이온 생성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연구진은 단순 고정밀 측정장비의 개발이 아니라 측정과 더불어 물질의 상태까지 초고분해능으로 실시간 능동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능동제어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강민구 씨는 “엑시톤과 트라이온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 입자들이 플라즈몬, 열전자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의 원리를 규명했다”며, “태양전지, 광전 집적회로 등 엑시톤과 트라이온을 활용하는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충북대 물리학과 김수진 씨, POSTECH 물리학과 통합과정 주희태, 구연정, 이형우 씨 등이 참여했다.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한국화학연구원, UNIST,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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