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 숨겨진 환경과 인간의 역학, 그리고 이를 통해 풀어낸 인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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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숨겨진 환경과 인간의 역학, 그리고 이를 통해 풀어낸 인류의 과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4.01.20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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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기원: 우주의 탄생부터 인류의 미래까지 이광형 총장이 안내하는 지적 대여정 | 이광형 지음 | 인플루엔셜 | 556쪽

 

미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매일 쏟아지는 신기술과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제 상황 및 국제 정세 속에 앞으로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의견이 분분하다. 저자 이광형 총장은 그 해답을 오늘의 인류를 있게 한 빅히스토리에서 찾았다. 역사의 인과관계를 보면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학은 미래학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역사 흐름의 원리를 이해하면 미래를 보는 눈이 열린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초점을 둔 여타 역사서와 달리 자연적·시대적 환경과 이에 대한 인류의 반응, 그 관계성에 주목한다. 우주와 지구에서 생긴 물리적 변화, 대기 변동에 따른 생명체의 출현과 인류의 진화 과정, 자연 변화와 함께한 문명 발달,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또 다른 변환기를 맞고 있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변혁이라 일컬을 만한 역사의 분기점에는 환경의 힘이 늘 작용했고, 환경과 조건의 맥락 속에 인간의 선택을 살필 때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는 것. 또한 이 원리를 적용해 미래를 예측하면, 앞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의 미래는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한다. 미래를 알기 위해 필요한 세상의 원리가 역사 속에 모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환경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온 과정에 집중하고 그 같은 작용이 미래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원소의 성질과 전자의 움직임, 46억 년 지구의 변화, 생명의 결정적인 진화의 순간들을 들여다보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는 문이 열린다. 또한 인류가 오늘날까지 거쳐온 진화와 문명사를 탐구하여 인간의 불완전하면서도 진취적인 본성을 알게 되면 미래에 대한 보다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이 형성된다.

이러한 관점으로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AI, 줄기세포 치료 등의 신기술이나 우리 사회를 견인하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 주요 사상의 변화를 마주한다면 다가올 미래가 새롭게 보일 것이다. 별의 탄생과 현재 전 세계가 몰두하고 있는 신에너지는 어떤 관계인지, 공룡의 멸종과 미국 항공우주국의 인공위성 실험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유전자 편집의 시대에 17~18세기의 시민혁명을 왜 떠올려야 하는지, 이러한 연관성이 선명해지는 것이다. 이 연관성 속에서 우리에게 닥칠 환경의 영향력도, 그에 대응하며 인류가 나아갈 방향도 엿볼 수 있다.

미래를 얘기하고자 한다면 토대부터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믿음에서, 이 책에는 역사와 미래, 환경과 인간이 모두 담겨 있다. 우주가 지나온 138억 년과 아직 오지 않았으나 이미 과학자들이 예견한 50억 년 이후까지, 장구한 시간을 3부로 나누어 살펴본다. 1부 ‘세상의 시작’에서는 인류의 등장 전 우주와 지구를 설명한다. 우주, 태양, 지구가 태어나고 변화하는 과정을 돌아보며 우주의 4가지 힘, 전자의 동적 에너지, 지구의 기온과 대기 변화 등이 빅뱅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생명체가 세균에서 파충류와 포유류까지 진화한 과정을 통해서는 생명의 본질과 생태계 변화의 중요성을 익히게 된다.

2부 ‘인간의 시대’는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인 침팬지에서부터 출발하여 현대 인류 사회를 형성한 근대의 5대 혁명까지를 다룬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인류에게 어떤 변화가 생겨났는지, 망원경과 현미경이 인류의 세계관을 어떻게 전복시켰는지 살펴보며 도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또한 초기 문명이 시작할 때 등장한 선현들의 사상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 고대 그리스와 중세시대 주요 철학들이 사회 문화를 좌지우지한 것을 들여다보며 사상의 영향력을 실감한다. 이렇게 도구와 사상이 인류 역사를 바꿔온 것을 탐구하며 앞으로 어떤 도구와 사상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나갈지 고민해본다.

마지막으로 3부 ‘인류의 미래’에서는 1, 2부에서 파악한 환경과 인간에 대한 본질을 기반으로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AI, 유전자 편집, BCI 등 신기술이 인류 사회에 가져올 변동,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하고 인류에게 닥친 5가지 도전, 즉 인체, 정신, 사회, 환경, 우주적인 면에서 나타날 대변동을 전망한다. 미래에 다가올 환경 변화에도 인류가 결국 적응해낼 것이라고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인본주의적 평화를 유지하는 새 질서, 휴머니즘 2.0을 정착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는 미래예측도구 STEPPER로 분석한 대전망이 담겨 있다. STEPPER는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환경(Environment), 인구(Population), 정치(Politics), 경제(Economy), 자원(Resource) 7가지 프레임으로 미래의 모습을 분석하는 미래예측도구로 이광형 총장의 주도하에 개발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미래전략 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이광형 총장은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STEPPER로 인류가 맞이하게 될 과제와 그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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