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메타버스를 품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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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메타버스를 품은 예술
  • 강지영 이화여대·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 승인 2023.11.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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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에게 듣는다_ 『예술의 메타버스 활용』 (강지영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152쪽, 2023.10)

 

이 책은 메타버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융합되는 예술의 여러 가지 측면을 살펴보고 메타버스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한다. 이 책에서 ‘메타버스 예술’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여 예술 창작과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는 예술이나 메타버스의 속성을 띠는 예술 분야,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한 예술 분야를 모두 아우른다. 메타버스 예술에는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중심의 작품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게임 아트(Game Art),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 메타버스 콘서트, 메타버스 공공 예술, XR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인공지능과 NFT 같은 기술이 융합된 예술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메타버스 기술이 적용된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메타버스 예술을 살펴보고 각각의 메타버스 예술이 어떠한 속성을 가지며 어떤 작품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살펴본다.  

메타버스 기술은 예술가와 관람객 모두에게 새로운 형식의 예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은 오픈되어 있으며 모두에게 원하는 것을 창조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관객도 예술가가 될 수 있으며 예술가에게 놀라운 능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현실세계의 예술가들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비용 등의 문제로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고 전시하고 관람객들과 상호작용하는 데 많은 한계들이 있었다면 메타버스 공간은 예술가들에게 무궁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소개할 수 있으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도구를 제공한다. 메타버스는 예술가들에게 내면의 창의성과 재능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장점은 전통적인 예술의 한계를 넘어 예술의 터전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관객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예술의 일부분이 되기도 하고 작품을 직접 창조하며 작품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작품을 눈으로 보고 듣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을 뻗어 만질 수도 있고 새로운 작품을 추가할 수도 있다. 때로는 메타버스 공간 속에 예술가들이 아바타의 형태로 직접 등장하여 관객과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작품뿐만이 아니라 예술가들과도 더욱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다.   

메타버스 기술은 이렇듯 예술 활동을 하던 예술가와 관람객 모두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모방한 세계 혹은 현실을 뛰어 넘는 공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예술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작품 속 세계와 매우 닮아 있다. 화가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캔버스에 담아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들의 상상 속 세계를 표현해 내기도 한다. 메타버스 공간은 예술가의 의도대로 그 어떤 공간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일 수밖에 없다. 마치 내 손끝에 마법 봉이 들려 있는 것처럼 예술가들은 원하는 무엇이든 이루어지게 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특징은 메타버스 기술이 다른 영역보다 예술이라고 하는 창조의 영역에 잘 융합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또한 메타버스는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멈춰진 공간과 시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예술 속 공간은 계속 변화하며 시간은 현실과 같이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공간과 시간의 연속성은 메타버스 작품에도 적용되며 정지되어 있는 한 순간의 표현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시공간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기술은 다양한 예술 영역에 잘 융합된다. 메타버스 기술은 그림이나, 조각, 공연 예술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예술 분야에도 잘 융합되어 시너지 역할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그래픽 기술은 다양한 예술 분야의 시각적인 예술성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상호작용성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작품의 몰입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이렇듯 메타버스 기술은 어느 예술 영역에서도 그 매력이 잘 드러나도록 흡수되며 빛나게 하는 특징을 가진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으로 창조되는 메타버스 예술 분야에서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예술작품과 예술가들이 주목받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새로운 예술의 영역에 맞는 상상력과 미학적 해석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미의식과 다른 시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메타버스와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예술을 창조할 경우 예술이 기술에 잠식당하는 관계가 되기 쉽다. 자칫 첨단기술만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기 싶기 때문에 기술을 단순히 도구로서 보지 않고 이를 이해하고 예술에 녹여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즉, 메타버스 예술과 같은 융합예술에서 예술가는 기술을 이해하고, 과학자는 예술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메타버스 예술을 구현해 낼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이 이렇게 밀접하게 공생하며 발전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대의 예술은 예술과 기술은 사실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 예술은 메타버스 기술을 품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긴밀히 접속하며 대등하게 긴장을 놓지 않고 서로를 자극시키며 성장하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메타버스 예술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야 하며 이를 통해 서로 상호작용하고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메타버스 예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특징을 잘 파악하여 작품을 창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메타버스 예술은 이제 막 싹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세상에 어떤 멋진 꽃들이 피어나고 새로운 열매들이 맺히게 될지는 도전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을 것이다. 

 

강지영 이화여대·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미국 프랫대학교(Pratt Institute)에서 컴퓨터 그래픽스,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으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관련 예술 및 영상 콘텐츠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으며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VR 다큐멘터리 영화의 프로듀서를 맡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Best VR Story상을 받았고 인터랙티브 VR 애니메이션 <.FLY>의 연출과 프로듀서를 맡아 SFC Women’s Film Festival에서 Best VR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다수의 VR 영화의 연출, 프로듀서를 맡아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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