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말_ 『케이팝』 (정지은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116쪽, 2023.10)
11월 3일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솔로 앨범 ‘골든(GOLDEN)’이 발매되면서, 수록곡인 ‘세븐(Seven)’과 타이틀 곡인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4일 차트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진입했다. ‘골든(GOLDEN)’의 수록곡이 발매일 하루 동안 약 4,000만 회 재생됐으며, 이는 음반 차트의 진입 날짜를 기준으로, 케이팝 솔로 가수 최다 스트리밍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케이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케이팝은 한류 열풍을 일으킨 K-드라마에 이어서 신한류로 불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케이팝은 ‘Korean Pop, Korean Popular Music’을 뜻하며, 팝 음악을 의미하는 ‘Popular Music’과 ‘Korea’의 합성어다.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대표 음악 차트인 빌보드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의 음악 차트가 신설됐다. 1990년대 후반 한국의 드라마와 대중음악이 동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중국에서 ‘한류’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2000년대 일본에서 한국의 팝이라는 음악을 뜻하는 케이팝 용어가 사용됐다. 현재 케이팝은 동아시아 전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케이팝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대중음악’과 ‘한국의 팝’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케이팝은 한국적이면서 서구적인 감성을 지닌 동서양의 교류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팝에서 ‘Pop’은 ‘Popular’의 대중적인 의미를 포괄하는 단어와 하나의 장르인 ‘Pop’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현재 케이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케이팝은 한국의 미적 역량, 역사, 문화 등을 담는 결과물이자, 한국문화의 정서를 표현하면서 세계와 통용하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팝이 곧 한국 음악을 대표한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한국어로 된 우리나라의 음악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어로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지난 음반들이 세계 음악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2023년 8월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의 홈페이지는 ‘빌보드 핫 100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모든 비(非) 영어권 노래’라는 기사를 통해, 1958년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비영어 노래 중 한국어 노래가 두 번째로 많다고 밝혔다. 미국의 빌보드 차트 순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 음악의 흐름을 살펴보는 척도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6개 곡과 싸이(PSY)의 ‘강남스타일(Gangnam Style)’과 ‘젠틀맨(GENTLEMAN)’ 두 곡이 ‘핫100’의 10위 권 안에 들었다. 빌보드에서는 ‘핫100’의 10위 권에 오른 비영어 곡 가운데 23개 곡이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발매 이후 등장한 것으로 보았다.
가수 싸이를 제외하고 빌보드 차트 ‘핫100’에 진입한 케이팝 곡은 대게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케이팝을 선도하는 아이돌 그룹이자 솔로로 새로운 기록을 경신 중인 방탄소년단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아이돌의 1세대로 불리는 ‘H.O.T’, ‘S.E.S’, ‘젝스키스’, ‘핑클’부터, 현재 4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뉴진스(NewJeans)’, ‘아이브(IVE)’, ‘르세라핌(LE SSERAFIM)’ 등의 탄생과 함께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의 세계적인 성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케이팝의 중요 전략은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은 케이팝을 포함한 다양한 K-컬처의 현장에서 핵심적인 창작 기술이자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케이팝에서 스토리텔링은 가수가 음악의 가사를 통해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전략으로 활용하면서, 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한다. 특히 케이팝을 대표하는 3~4세대 아이돌은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음악 서비스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들의 일상을 브이라이브(VLive),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팬덤과 공유하며, 다양한 창구로써 케이팝 가수들의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최근 출간한 『케이팝』에서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케이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케이팝』 저서는 K-컬처를 대표하는 첫 단행본으로, 한국과 세계 음악 시장의 규모 및 현황, 케이팝의 탄생과 의미, 다양한 글로벌 전략, 아이돌 그룹의 세대별 변화와 특징 분석, 케이팝의 핵심 요소인 팬덤, 과학기술 연계 사례 및 케이팝의 변화와 시도들에 대한 함의 및 방향성을 다루고 있다.
정지은 조선대·K-컬처공연·기획학과
조선대학교 K-컬처공연·기획학과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충남연구원에서 문화예술정책 담당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다년간 지역의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분야 전문가로 일해 왔고, 현재 K-컬처, 문화예술경영, 문화콘텐츠, 문화예술교육, 축제, 메세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다문화사회 예술융합교육의 방법과 실제』(공저, 2022), “케이팝(K-POP)을 위한 스토리텔링 전략에 관한 연구: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2019), “메타버스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사례 연구”(2022) 등 다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