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양성체계 심각한 불균형 상태… 의대 정원보다 인턴·전공의 정원이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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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양성체계 심각한 불균형 상태… 의대 정원보다 인턴·전공의 정원이 더 많아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11.09 0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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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정원 3,058명인데, 인턴 모집정원은 3,255명, 전공의는 3,479명
- 인턴 및 전공의 수련병원의 44.9% 수도권 밀집, 지역 의료격차 확인

 

정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대 정원보다 인턴 및 전공의 정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의대 정원 부족으로 인턴 및 전공의 수련을 위한 수련병원(기관)들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전공의의 경우 국군수도병원, 원자력의학원, 중앙보훈병원, 국립암센터, 지방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들이 전공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8년 이후 전국의 인턴 및 전공의 수련병원(기관)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2023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인턴 모집공고를 낸 인턴 수련병원은 109개였다. 그리고 이들 수련병원이 모집공고를 낸 인턴 수는 현재 우리나라 의대 정원 3,058명보다 200여 명 많은 3,255명이었다. 

의대 정원보다 뽑는 인턴 수가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3년은 8개 병원이 인턴 모집정원의 80%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인턴 부족 현상은 2019년, 2020년, 2021년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이 90% 초반까지 낮아졌었다. 이 시기가 코로나19로 시기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원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인턴 과정을 거쳐야만 전공의 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 정원과 인턴 부족 현상은 전공의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전공의의 경우 인턴보다 모집정원이 더 많았음에도 실제 확보된 인원은 인턴보다 더 적었다. 

2023년은 전국의 수련병원(기관)의 전공의 모집정원이 3,479명으로 인턴 모집정원 3,255명보다도 많았다. 그러나 정작 확보된 인원은 2,888명에 불과해 확보율이 83.0%에 그쳤다. 특히 전공의 1년 차부터 연차가 올라갈수록 중도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해 2023년 전공의 4년 차의 현원은 1,932명에 그쳤다.

특히 공공병원들이 전공의를 제때,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 기준 공공병원들은 107개 진료과목에서 186명의 전공의를 모집하려고 했지만, 실제 확보된 인원은 112명으로 확보율이 60.2%에 그쳤다. 

실제 2023년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1), 서울의료원 외과(2), 가정의학과(6), 원자력의학원 소아청소년과(1), 부산보훈병원 가정의학과(6)는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의대 정원을 증원 없이 계속 유지한 가운데 인턴과 전공의 수련병원에서는 제때 인턴과 전공의를 수급하지 못하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의료인력 양성체계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역별 의료격차를 수련병원(기관) 현황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턴과 전공의 수련병원(기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즉, 인턴과 전공의를 수련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인턴과 전공의 수련병원의 전국적 분포에 따라 지역의 의료인력 양성체계가 어느 정도인지와 지역의 의료 질 자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247곳의 인턴 및 전공의 수련병원(기관)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체 수련기관의 44.9%가 수도권에 몰려있었다. 의대 졸업생 중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이 29.1%, 수도권 졸업생이 3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턴과 전공의 수련을 위한 병원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것은 지역에서 양성한 의사인력이 수도권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인턴과 전공의를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에 66곳이었으나, 나머지 비수도권 14개 시도에는 63곳으로 수도권보다 적었다. 특히 세종과 제주는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었고, 전남도 전남대병원 화순분원으로 병상수가 684개에 불과해 병상수가 1,000개가 넘는 여타의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했을 작은 규모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하여 서동용 의원은 “의사인력 양성체계의 불균형이 계속되면서 인턴과 전공의 수련체계 또한 비정상적 상황이 되었다”며,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정하고, 동시에 지역의 의료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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