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친구 많을수록 성인기에 더 좋은 뇌 기능 갖는 것으로 밝혀져
상태바
학창 시절 친구 많을수록 성인기에 더 좋은 뇌 기능 갖는 것으로 밝혀져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10.25 0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고려대 김진호 교수 연구 결과, 사회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Social Networks 게재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사진)가 학창 시절 친구가 많을수록 성인기에 더 좋은 뇌 기능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기의 인기도(본인을 친구로 지명한 학생 수), 사회성(본인이 친구로 지명한 학생 수), 그리고 중심성(교내 사회 연결망에서의 중앙 위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 성인기 기억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자기보고 연결망 지표를 사용한 기존 연구와 달리 학교 기반의 통합적인 연결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기억력은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레이 청각 언어 학습 검사(Rey Auditory Verbal Learning Test, RAVLT)를 통해 측정됐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20여 년에 걸쳐 수집된 청소년 종단 자료의 2,4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전적 특성 및 어린 시절 가족 환경 같은 다양한 교란 요인들을 통제하기 위한 엄밀한 분석 방법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학창 시절 친구가 많았거나 사회 연결망 중심에 위치해 있던 학생들일수록 성인기 기억 능력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관계는 여학생들보다 남학생들에게서 유독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성별에 따른 사회화 과정과 사회적 연결망 형성의 차이를 반영한 이전 연구와 일치한다. 전반적으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더 넓고 위계적인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며,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경쟁에서 더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험은 사회적 학습과 인지 발달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은 개인의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 예컨대 가족, 교육,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중요성에 주목해 왔다. 이러한 요인들은 개인의 기억력과 학습 능력, 그리고 정보 처리 능력 등 전반적인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사회 연결망의 특성이 성인기 뇌 기능에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청소년기는 인간 생애에서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의 사회적 경험은 성인기 정서, 인지, 그리고 사회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에 가까운 친구와의 관계, 학교에서의 사회적 위치, 또래 그룹 내의 지위 등은 성인이 되었을 때의 사회 연결망 구성, 스트레스 관리 방법, 그리고 정보 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사회 연결망의 특성이 성인기 뇌 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이자 제1 저자인 김진호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청소년기의 친구 관계에서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가 평생에 걸쳐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무리에서 겉도는 청소년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상호작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모든 학생이 소외되지 않고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김진호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가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사회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Social Networks’에 8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링크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7887332300053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