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재학생 10명 중 4명, 월 소득 '1080만원' 넘는 고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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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재학생 10명 중 4명, 월 소득 '1080만원' 넘는 고소득층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10.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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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득층 비율 수도권 대학이 13.7%p 사립대가 7.2%p 더 많아
- 평균 등록금 1422만원…1인당 학자금대출 평균 693만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재학생 10명 중 4명이 고소득층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도권 로스쿨의 고소득층 비율은 지방의 로스쿨보다 고소득층이 13.7%p 더 많았으며 국립대 대비 사립대에 고소득층 비율이 7.2%p 더 몰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위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장학재단의 ‘2022~2023 로스쿨 재학생 소득분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로스쿨 전체 25개 대학 재학생 중 44%(2,784명)가 고소득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한국장학재단의 소득구간 9~10구간과 장학금 미신청자의 합계이다. 소득 9분위는 올해 기준 월 소득인정액이 약 1080만원, 소득 10분위는 약 1620만원이 넘는 경우에 해당한다. 월 소득인정액은 소득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의 합계다. 장학금 미신청자는 학비 납부가 가능해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전국 로스쿨 재학생 고소득층 비율은 2022년 대비 1.8%p 상승했다. 장학금 미신청 인원은 1%p 줄었지만, 9~10구간에 속하는 고소득층 비율이 2.9%p 늘어 전체적으로 고소득층 비율이 상승했다.

국립대와 사립대 로스쿨 재학생의 고소득층 수도 모두 증가했다. 2023년 사립대는 고소득층이 1,621명으로 25.6%를 차지했고 국립대에서도 18.4%(1,163명)가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 대비 0.7%p, 1.1%p씩 올랐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의 고소득층 격차는 13.8%p 차이가 났다. 2023년 수도권 대학의 고소득층 비율은 1,826명으로 28.9%에 달했으나, 지방대학은 15.1%(958명)에 그쳤다. 저소득층의 경우 지방대 로스쿨에서 11.9%를 차지했지만, 수도권은 9.6%에 그쳐 수도권 로스쿨에는 저소득층 재학생이 2.3%p 더 적었다.

한편, 전체 25개 대학 중 올해 고소득층이 가장 많이 몰린 학교는 중앙대학교로 72.2%(164명)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서울대 67%(354명), 건국대 61.1%(121명), 이화여대 61.1%(220명), 아주대 59.3%(131명)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고소득층이 가장 적은 학교는 제주대로 26.7%(27명)였다.

저소득층이 가장 적은 대학은 고소득층이 가장 많은 중앙대로 전체 재학생 227명 중 9.3%인 21명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저소득층이 가장 높은 대학은 고소득층이 가장 적은 제주대가 차지했는데, 전체 101명 중 35.6%인 31명이 저소득층에 속했다. 두 학교 간 저소득층 비율은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된 이후, 법조계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로스쿨 진학 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연평균 1천만 원이 넘는 로스쿨 등록금을 고려하여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법조계로 향하는 계층 사다리를 만들고자 ‘법학전문대학원 취약계층 장학금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로스쿨 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급률 평균은 32.9%로 장학금을 제외한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은 사실상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가운데 로스쿨생의 1인당 학자금 대출액은 6백 93만 원으로 일반대학원생 대출액보다 연간 2백 23만 원 더 많았다. 로스쿨 학자금 대출 인원과 금액도 매년 소폭 상승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올해는 전년보다 307명의 로스쿨생이 25억 8천만 원을 더 빌렸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연평균 등록금은 올해 1천 422만 원으로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일반대학원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이 440여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542만 원 비싸다. 로스쿨 장학금이 두텁게 지급되지 못하면서 비싼 등록금 부담을 서민·취약계층 학생이 고스란히 안게 된 것이다. 

변호사시험 응시가 5년 이내에 5회로 제한되고, 지난 몇 년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 안팎에 머물면서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 사교육 시장에 몰리고 있다. 높은 등록금과 수백만 원의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는 법조계 진출의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다. 로스쿨과 변호사시험 제도가 고소득층에게 유리하며, 로스쿨 재학생 중 고소득층 쏠림 현상이 계속되는 배경이다. 

서동용 위원은“우리 사회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법조인이 있어야 건강한 법치주의 실현이 가능하다”며“이를 위해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을 낮추고 국가장학금 지급률을 높이며, 사교육에 의존하는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돈이 없어서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로스쿨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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