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현실은 절반 이상 한국어 능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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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현실은 절반 이상 한국어 능력 부족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10.17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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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픽 등 언어능력 충족비율 일반대학 47.4%, 대학원 48.2%, 전문대학 22.4%
- 우수 인력 유치보단 대학의 재정확보를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우려

 

교육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30만 명 유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국내대학 및 대학원의 학습을 위한 최소한의 어학 능력을 갖추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절반도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내 고등교육기관(대학, 전문대학, 일반대학원)의 외국인 학생 언어능력 충족비율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전문대학의 경우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 혹은 토플 530점 이상 등 학교에서 요구하는 언어능력 충족자격을 통과한 학생의 비율이 50%도 넘지 못하고 있었다.

교육부의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 연수생 표준업무처리요령’에 따르면 국내대학과 대학원 입학 시 일정 기준이상의 한국어 또는 영어 능력 수준자 선발을 권장하고 있으며, 그 기준은 입학 시 TOPIK(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 토플 530 이상에 상응하는 영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졸업 시에는 4년제 대학과 대학원은 TOPIK 4급 이상 취득을 해야 졸업할 수 있다. 전문대학의 경우 졸업자격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TOPIK 등급별 평가 기준에 따르면, 한국어능력시험 3급은 문단 단위의 한국어 표현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이며, 대학 및 대학원의 전공 수업에 주로 쓰이는 전문적인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 4급에서 5급 이상의 한국어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국내 4년제 대학 외국인 유학생 언어능력 충족비율은 지난 3년 기준 2021년 47.3%에서 2023년 47.4%로 큰 변화가 없었으며, 대학원 외국인 재학생은 2021년 44.2%에서 2023년 48.2%로 언어능력 충족비율이 다소 증가했지만 50%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전문대학의 경우 언어능력 충족 기준이 TOPIK 3급으로 4년제 대학, 대학원보다 수준이 한 단계 낮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28.3%에서 2023년 22.4%로 언어능력충족 학생 비율이 매우 낮았고 그 수치도 매년 하락했다.

‘권역 및 대학유형별 외국인 유학생 언어능력 충족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 및 대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재학생의 언어능력충족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서울권과 다른 권역 간의 언어능력 충족비율의 격차는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들의 경우 서울의 대학 및 대학원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지방대학의 경우 외국인 학생들과 인해 국내 학생과의 수업 진행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해 세계 10대 유학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2년 기준 외국인 유학생 수가 16만 6천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5년 만에 유학생을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우선 유학생 유치단계에서 입학에 걸림돌이 되는 한국어능력시험 등의 평가요소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금도 국내에서 학업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는 유학생의 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무턱대고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만 확대하려는 정부 방침은 오히려 국내 대학교육의 질적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서동용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면서 학생 모집이 어렵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으로 돌파구를 찾는 상황은 이해되지만, 기본적인 언어소통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는 것은 수업의 질 하락과 및 국내 고등교육 신뢰도 문제로 대한민국 학위의 국제적 신뢰도까지 무너트릴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국내 고등교육의 국제적 명성을 올리고 해외 대학들과 교류를 확대하며 우수인력을 유치해 나갈 수 있도록 외국인 유학생 정책을 재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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