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학원 중 절반이 재학생 정원 충원율 미달…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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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학원 중 절반이 재학생 정원 충원율 미달…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10.11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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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대학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크게 증가, 부족한 입학생을 유학생으로 충원
- 지방 소규모 사립대 대학원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학생보다 많은 사례 발생
-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 입학 제한 없어,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의 정원은 꾸준하게 감소 추세에서도 석·박사과정의 대학원 정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체 일반대학원 중 절반 가량은 법적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이 국내 일반대학원 재학생 충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일반대학원 188개교 중 167개교, 약 90%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학원의 정원 내 충원율은 대학원의 법정 정원을 기준으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재학생 현황을 의미하고, 재학생 충원율은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재학생에 정원 외로 입학한 학생을 합산해서 산출한다.

이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일반전형 기준 정원 내 충원율이 미달인 대학원은 2023년 전체 대학원 88.9%에 해당하는 167개에 달했지만, 일반전형 재학생에 정원 외 학생을 합한 재학생 충원율이 미달인 대학원은 83개 대학원으로 46%로 줄어들었다. 결국 상당수의 일반대학원이 부족한 학생을 정원 외 입학생으로 메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학원 정원 외 재학생의 증가는 외국인 유학생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의 경우 정원 외 입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공무원, 군인,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재외국민 또는 외국인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큰 비중은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는 2012년 86,878명에서 2022년 166,892명으로 92.1% 증가했다. 이 중 석박사 과정을 위해 대학원에 입학한 유학생 수는 20,038명에서 43,815명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실제 최근 3년간 일반대학원 재학생 충원 현황을 보면, 정원 내 재학생 수는 약 2.5% 증가했지만, 정원 외 재학생 수는 22.5%로 크게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대학의 위기는 대학원생 모집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재학생 충원율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109.8%, 경기·인천이 114.9%, 충청권이 116%로 타 권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또한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수도권에서 거리가 가까울수록 학생의 모집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설립 형태로 보면 정원 내 충원율은 국·공립대학원이 사립보다 높았지만, 반대로 전체 재학생 충원율은 대경·강원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사립대학원의 충원율이 국·공립대학원 보다 높았으며, 정원 내 충원율과 정원 외 충원율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충청권과 호남·제주권 사립대학원이었다.

정원 내 충원율과 재학생 충원율의 격차가 크다는 것은 전체 재학생 중 정원 외로 입학한 외국인 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격차가 매우 높은 충청권과 호남·제주권의 사립대학원 등에서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원의 정원 규모로 충원율을 분석하면 정원 내 충원율과 전체 재학생 충원율 간의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정원 내 충원율의 경우 정원 규모가 작은 대학원일수록 충원율이 낮았지만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재학생 충원율은 대학원 정원 규모가 작을수록 충원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특히, 정원 규모가 100명 미만의 소규모 대학원의 경우 정원 내 재학생보다 정원 외 재학생의 숫자가 더 높았다.

결국, 지방의 소규모 대학원일수록 외국인 유학생 유치 여부가 대학원 재정 확보 및 대학의 운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 유학생을 얼마나 유치하는지가 존립 여부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동용 의원은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원의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대학들의 재정 확보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대학의 학업여건과 수업역량을 넘어선 유학생 유치는 오히려 국내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그렇지만 이미 지방대학의 경우 재정적으로 유학생의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한국 고등교육의 질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유학생 관리방안 등에 대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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