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도 자퇴·휴학 늘었다 … ‘의대 쏠림’ 현상 심화
상태바
서울대 신입생도 자퇴·휴학 늘었다 … ‘의대 쏠림’ 현상 심화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10.07 0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대 신입생 올해 418명 휴학 … 자퇴생도 3년새 2.5배로 급증
- 교육계 "이공계·의대 진학 추정"

올해 서울대 신입생 중 휴학을 신청한 학생이 41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기존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한 학생이 다시 이과로 진학하거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15일 기준 서울대 신입생 중 휴학생은 418명으로 2019년(168명)의 약 2.5배 규모다.

1학기에는 252명, 2학기에는 166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한 개 단과대학의 선발 인원보다 많은 신입생이 캠퍼스에서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올해 서울대 인문대는 294명, 사회과학대는 383명을 모집했다.

앞서 5년 전인 2019년 168명 대비 2.48배 늘어난 수준이다. 2020년에는 247명, 2021년에는 259명, 지난해엔 335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또 전체 신입생 중 자퇴생도 2019년 83명에서 지난해 204명이 돼 2.5배로 늘었다.

교육계에선 ‘의대 열풍’ 때문에 서울대에서도 자퇴·휴학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에선 1학년 1학기에도 최장 1년까지 휴학이 가능해 곧바로 학교를 쉬고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문·사회계열 학과에서 자퇴나 휴학을 하는 신입생이 늘고 있다. 인문대 자퇴생은 2019년 2명에서 지난해 10명이 됐고, 휴학생은 5명에서 26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 26명이 휴학계를 냈다.

사회과학대도 신입생 중 자퇴생은 2019년 3명에서 작년 9명으로, 휴학생은 2019년 17명에서 작년 22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 32명이다.

입시계에선 인문·사회계열 학과에서 이탈이 늘어나는 것은 2022학년도부터 불거진 이과의 ‘문과 침공’ 현상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과생이 수학에서 문과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유리해 서울대 등에선 이과생의 문과 계열 합격이 늘었다는 것이다. 

정경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중 44.4%가 이과생이었는데, 이들이 입학한 뒤 다시 의대에 도전하기 위해 휴학이나 자퇴를 선택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중 이과생 비율이 51.6%로 작년보다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휴학·자퇴가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공과대학 휴학생은 지난해 68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최근 ‘교권 추락’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서울대 사범대학에서도 신입생 휴학·자퇴생이 증가하고 있다. 사범대 자퇴·휴학생은 2019년 각각 10명과 20명이었으나 작년엔 자퇴 26명, 휴학 40명으로 늘어나 자연대학(자퇴 22명, 휴학 32명)을 앞질렀다. 

자퇴생이 가장 많은 단과대는 작년 기준 공대(54명)였고, 이후 농대(52명), 사범대(26명), 자연대(22명) 순이었다. 반면 미술대학·음악대학·수의과대학에선 자퇴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자퇴·휴학 풍토가 다른 수험생들의 기회를 뺏고, 남아 있는 학생들에게 위화감과 박탈감을 주는 등 학습 분위기를 해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