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계열 여성 비율 25.8%로 여전히 불균형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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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계열 여성 비율 25.8%로 여전히 불균형한 상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9.16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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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T 통계브리프] 여성과학기술인 통계로 보는 숫자 시리즈

 

2021년 3월,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공대 여학생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며 꾸준히 증가 중이라는 기사를 다뤘다. 과거 사회적 제약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공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이 매우 드물었던 시기를 거쳐, 이제는 취업난 여파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공학계열 인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공대 여학생 비율은 1995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0년에도 6.1%에 불과했지만 1997년 10.5%로 처음 두자리수 비율을 기록했다. 1996년 이화여대가 여대 중 처음으로 공대를 신설했고, 2015년에는 숙명여대 공대가 문을 열었다.

2000년 이후에도 공대 내 여학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최근 들어 여대에서도 공대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2017년 이화여대는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숙명여대는 기계시스템학부‧전자공학전공 등을 새롭게 개설했다. 성신여대는 2021년 빅데이터‧인공지능‧바이오헬스‧바이오신약‧스마트에너지 등 이공계 5개 학부를 신설했다. 인문계 취업난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공대에 대한 여학생의 선호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국가승인통계 중 남녀 과학기술인 양성 및 활용 현황에 관한 통계 데이터를 재분석하여, 2012년 이후 매년 「재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며, 남녀 과학기술인의 양성, 학위 취득, 경제활동참여, 연구개발활동, 경력단절 등 생애주기별 통계 구축 및 관련 정책 수립의 객관적 통계자료를 확보하여 제공하고 있다.

WISET은 14일 공학계 여성 비율의 현황과 변화를 다룬 통계브리프(2023년 제4호) <공대 여학생 20% 넘었다던데?>를 발간했다. 브리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공학을 전공하는 여학생, 정확히 얼마나 있을까?

2021년 대학통계(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소위 말하는 이공계 대학의 ‘공대 아름이’ 비중은 18.2%로, ‘공대 남자’ 비중 52.5%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대 여학생 20%가 넘었다'는 기사의 대부분은 공학계열 내 남녀 성비를 기준으로 분석된 자료이다. 이와 동일한 기준으로 자연계열의 여성 비율과 비교하면, 자연계열의 성비는 상대적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는 반면, 공학계열에서 여성 비율은 25.8%로 여전히 불균형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 공학 전공 여학생, 전체적으로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공학 전공 여학생이 정말 증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0년 전 자연·공학계열 재학생 규모와 모든 전공계열별 비중 변화를 살펴본 결과, 2021년 남·여학생 전공계열 중 공학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했고, 특히 공학 여학생은 규모와 비중이 타 전공에 비해 더 늘어났다.

• 공학계 여학생: 2012년 84,940명, 10.2%  → 2021년 99,655명, 13.9% (3.8%p 증가)
• 공학계 남학생: 2012년 304,945명, 37.2%  → 2021년 287,296명, 40.4% (3.2%p 증가) 

ㅇ 그렇다면 공학계열 세부 전공에서의 여성 비율은 10년 간 얼마나 달라졌을까?

10년간 공학계열 모든 전공에서 여성 비율이 늘어났으며(△6.3%p), 특히 화학공학(△2,841명, 
9.5%p) - 응용소프트웨어공학(△5,403명, 11.3%p) - 전산학·컴퓨터공학(△3,720명, 5.4%p) - 
전자공학(△2,549명, 6.9%p) - 기계공학(△2,019명, 4.9%p) 전공은 10년 전 대비 여학생 규모 및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10개 전공(토목공학~자동차공학)은 10년 전 평균 수준(19.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을 살펴본다면, 향후 공학계 여학생 양성 및 진출 정책은 ‘여학생 비율이 일정 정도에 여전히 미달하는 전공’에 대해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 필요한 곳에는 적절한 정책을!

연구 현장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여전히 만나기 어렵다. 특정 분야에서는 여성 비율이 적기 때문에 여성 연구원 채용이 어렵기도 하다. 특정 성별 과소분야에 대한 정책은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이다. 그중 공학 여대생 증가는 주목할 만한 정책적 성과 중 하나로서, 이렇게 성장한 여성 공학 인재들은 공학 분야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며, 산업계, 특히 첨단 공학 분야의 인재 수요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성별에 따른 전공 선택의 인식적인 편견이 존재한다면, 마찬가지로 다양한 전공에 대한 여성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성별 중립적인 교육과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한편, 공학 분야의 직무와 가능성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소분야 전공에 대한 진로진학 프로그램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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