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원인과 증거, 미래 예측과 해결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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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원인과 증거, 미래 예측과 해결책까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9.0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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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 마크 매슬린 지음 | 신봉아 옮김 | 교유서가 | 272쪽

 

이 책은 ‘기후변화’를 과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입문서이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현상, 미래 예측을 통계와 수치, 데이터로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후변화를 둘러싸고 시시각각 변하는 지정학적 풍경을 꼼꼼히 살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2021년 글래스고 당사국회의까지, 최근의 자료와 경향을 망라하고 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과학의 문제인 동시에, 인류의 “경제, 사회 역사, 지정학, 정치, 법, 보건” 등등을 아우르는 중차대한 문제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알아야 기본과 핵심을 담아냈다.

저자는 책의 상당 부분을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반박하는 데 할애한다. ①‘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지구 기온에 반응하므로 기후변화를 야기하지 않는다’거나, ②‘이산화탄소는 대기의 일부일 뿐이며 거대한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없다’거나, ③‘최근 지구 기온의 변화는 태양의 변화로 인한 것’이라거나, 심지어 ④‘모든 데이터가 지구온난화 현상을 보여주도록 보정되거나 조작되었다’라는 음모론에 꼼꼼히 반박한다.

저자는 지난 150년 기술이 부족했던 시기에 측정된 기후 데이터에 보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과정의 일부”이며,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 여섯 가지를 댄다. 온실가스 동위원소 구성에 따르면 추가적으로 발생한 탄소의 대부분이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했다는 것, 온실가스가 열을 흡수한다는 것, 빙하권과 해양 및 육지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 태양흑점은 지난 100년간 온난화 추세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 등이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부인할 수 없는 자료와 데이터로 뒷받침된다.

저자는 기후변화의 책임이 우선적으로 선진국에게 있음을 분명히 인지한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사실을 염려한다. 이를테면 기후변화로 일어난 허리케인은, 선진국엔 경제적 피해를 입히지만 개발도상국엔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남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의 측면에서도, 선진국보단 개발도상국이 농업 생산량의 하락과 식량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정치적으로도, 그리고 철학적으로도 아주 복잡한 문제를 빚는다.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 저감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비용을 지불하는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이 비용은 최빈국까지 두루 지급되지 못했다.

이 책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최빈국들의 경제성장을 허용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지가 인류가 당면한 과제임을 밝히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50년 100억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선진국의 생활수준을 원하는 사람이 80억 명으로 증가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후변화를 과학의 문제가 아닌, 정치와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임을 저자는 다시 한번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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