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계속 증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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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계속 증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8.18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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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포커스]

 

한국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증가하는 추세이며, 전체 부담에서 사망으로 인한 부담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하고, 질병으로 인한 부담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부담은 남성(53.2%)이 여성(46.8%)보다 높고, 질병에 따른 생산성 손실로 인한 남성의 간접비 비용도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임금 수준 및 경제활동 참여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질병부담 총비용 중 간접비용 지출 감소에도 지역 변이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지역 간 차이와 평균임금, 고용률 등 사회경제적 지표의 지역 간 차이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39호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추이와 지역 변이〉(연구책임자: 보건정책연구실 보건의료연구센터 고든솔 부연구위원)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질병부담 현황을 계량화된 지표로 산출하고,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추이와 지역 변이를 분석하여 우선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과제의 대상을 제안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질병부담(cost-of-illness, COI)’은 특정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화폐단위로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질병 치료에 지출되는 의료비용뿐 아니라 교통비·간병비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소요되는 의료비용과, 금전적 가치로서의 지출은 발생하지 않지만 질병에 의한 사망과 생산 활동의 제한으로 인해 야기되는 시간비용과 노동력 상실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포함하여 의료비 외적 요인까지 함께 고려하는 개념이다.

고든솔 부연구위원은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파악하는 것은 보건의료서비스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취약계층 또는 관리가 필요한 인구집단을 파악하거나 정책의 효과를 비교하는 등의 의사 결정을 하는 데 근거가 된다.”고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산출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집단 간 격차를 해소하고 효율적인 의료 자원을 배분하는 데 국가 단위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산출과 활용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의료 접근성 제고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구집단을 중심으로 지역 변이 감소를 위한 포괄적·효과적 정책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


■ 한국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추이

➤ 한국은 2020년 전 질환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이 169조 4,930억 원이었음. 이 중 74.6%는 의료 이용으로 인한 직접비용, 25.4%는 생산성 손실로 인한 간접비용 부담임.

ㅇ 총비용은 2011년 대비 연평균 5.4% 증가했으며,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은 각각 6.6%, 2.6% 증가해 사망으로 인한 부담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하고, 이환으로 인한 부담 비율은 증가함.

ㅇ 성별에 따른 질병부담은 여성보다 남성이 높게 나타남(2020년 남성 53.2%, 여성 46.8%).

• 그러나 2011년 대비 2020년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 4.5%, 여성 6.5%로 남성에 비해 여성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음.

ㅇ 연령대에 따라서는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대 이상에서는 증가하였고, 50대 미만에서 감소했음.

• 총비용을 기준으로는 50대(20.4%), 60대(19.9%), 40대(14.2%) 순으로 높았으나, 의료 이용에 따른 직접비는 60대에서 높았고, 간접비에서는 경제 활동이 반영되어 50대, 40대, 6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음.

 

■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의 지역 변이

➤ 시·군·구별 1인당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2011년 평균 232만 1,573원에서 2020년 318만 8,212원으로 연평균 3.6% 증가했음.

➤ 시·군·구별 1인당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의 지역 변이는 2013년 이후 2018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2019년과 2020년에는 시·군·구 간 변이가 증가했음.

ㅇ 세부 비용 항목에서는 직접비용 중 교통비용과 간병비용의 지역 변이가 컸으며, 특히 간병비용의 경우 그 변이가 증가하고 있음.

 

■ 시사점 및 정책과제 제언

➤ 한국의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증가하는 추세인데, 전체 부담에서 사망으로 인한 부담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하고, 이환(罹患)으로 인한 부담 비율은 증가하고 있음.

➤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기준으로는 의료 이용이 증가하는 인구집단 중에서도 사회·경제 활동의 주 성·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관리 정책이 필요함.

ㅇ 의료 이용으로 인한 부담이 큰 고령층뿐 아니라 경제 및 사회 활동의 주 연령층이면서 고령층에 진입하기 이전의 연령대(40~50대)는 예방 정책의 필요도와 정책의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 현재까지 고령인구를 중심으로 시행되어 온 건강관리 사업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으로 맞춤형 관리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ㅇ 또한 남성은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전 연령에 걸쳐 사망비용의 규모가 크고 건강행태 관련 요인의 전반에서 관리 정도가 낮은 특성을 보이므로, 질환과 사망 예방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하도록 정책을 강화해야 함.

➤ 지역을 기준으로는 지역 변이가 증가하고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

ㅇ 의료 이용으로 인한 직접비용에서 지역 변이는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다른 비용 항목에 비해 변이가 큰 교통비용과 간병비용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 함께 고민되어야 할 것임.

ㅇ 또한 지역 변이는 이환과 사망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에 따른 간접비용에서 증가하고 있어, 지역 변이에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을 더욱 세부적으로 파악하여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함.

➤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의 집단 간 차이가 파악된다면, 차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그 크기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함.

ㅇ 특히 건강 결과에서 관찰되는 지역 간 격차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수준, 건강 위험 요인뿐 아니라 지역의 보건의료 자원, 사회적 지지 체계 및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

□ 이번 연구 결과는 지역 단위의 보건의료계획 수립과 집행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지역의 건강 수준을 평가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을 기획·집행·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반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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