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규 박사 인력, 양적 성장 비해 연구 일자리 제한적이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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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규 박사 인력, 양적 성장 비해 연구 일자리 제한적이고 부족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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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9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취득자 실태조사
-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보다 나은 연구 환경 조성 절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산하 교육통계서비스(KESS)의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980년대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 2010년도 이후부터 그 증가세가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속적으로 양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980년 528명, 1990년 2,742명, 2000년 6,153명, 2010년 10,542명, 2015년 13,077명, 2018년 14,674명이었다. 2019년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5,308명으로 2018년 대비 634명(4.3%↑)이 증가했다. 2010년도 이후(2010~2019년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연평균 5.02%의 증가율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박사급 고급 인력의 양적 성장은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들이 연구활동을 활발히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고 부족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연 2회 ‘국내신규박사학위 취득자 조사’를 실시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이 2018년 8월 및 2019년 2월 국내 대학에서 신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기본 특성…공학계열 32.7%로 가장 높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박사조사(2019):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 실태조사」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9,434명의 성별 분포는 남성 5,876명(62.3%), 여성 3,557명(37.7%)으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약 6:4로 남성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공학계열이 32.7%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사회계열 19.6%, 자연계열 15.9%, 의약계열 12.2%, 인문계열 7.5%, 예술/체육계열 6.4% 순이고, 교육/사범계열이 5.7%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 분포는 30세 미만 4.7%, 30~40세 미만 51.8%, 40~~50세 미만 24.1%, 50세 이상 19.4%였다.

응답자의 성별과 전공계열별 분포를 살펴보면, 인문계열과 의약계열, 교육/사범계열, 예술/체육계열은 여성의 비율이 높은 반면, 그 밖의 계열은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응답자의 성별과 연령별 분포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30~35세 미만과 50세 이상인 경우 각각 남성은 65.5%, 64.0%, 여성은 34.5%, 36.0%로 남성이 여성보다 박사학위 취득자가 2배 가까이 많았다.

◇ 박사 학위 과정…박사학위 취득자 고령화

박사과정에 진학한 이유로는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가 38.0%로 가장 높고, 교수・연구원이 되기 위해 37.5%, 자기 성취를 위해 11.8%, 취업/이직을 위해 5.8%, 직위/급여 상승을 위해 3.6%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학위 취득 당시 평균 연령은 41.2세로 학위 취득까지 62.8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성별 박사학위 취득 평균 연령 및 소요 기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자연계열, 공학계열, 의약계열의 학위 취득 평균 연령이 각각 36.1세, 37.5세, 38.9세로 가장 낮은 반면, 인문 및 사회 계열의 학위 취득 평균 연령은 각각 48.5세와 48.4세로 가장 높았다. 학위 취득 소요 기간은 인문계열이 72.9개월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전념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학위 취득 당시 평균 연령은 35.3세로 학위 취득까지 61.6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직장병행자의 학위 취득 당시 평균 연령은 46.4세로 학위 취득까지 63.9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전념자의 경우 성별 박사학위 취득 연령은 남성 34.2세, 여성 37.3세로 남성이 여성보다 박사학위 취득 시기가 빨랐으며, 계열별 학위 취득 평균 연령은 공학계열이 33.0세로 가장 낮은 반면, 인문계열은 45.7세로 가장 높았고 학위 취득까지 소요 기간도 72.3개월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제활동 상태…4명 중 1명은 실업자

취업 상태 조사 총 응답자 9,313명 중 취업자는 70.6%, 미취업자는 25.2%, 비경제활동 인구는 4.1%로 나타났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4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다. 성별 고용률은 남성 73.3%, 여성 70.4%로 남성이 여성보다 2.9%p 높았다. 전공계열별로는 의약계열이 80.9%로 가장 높고, 인문계열이 63.0%로 가장 낮았다. 성별 및 전공계열별 고용률은 남성의 경우 교육(사범)계열이 88.7%, 여성의 경우 의약계열이 75.7%로로 가장 높은 반면, 남성의 경우 자연계열 고용률이 65.5%, 여성의 경우 인문계열이 59.6%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재직 중 또는 취업이 확정된 박사의 종사상 지위는 상용직 67.6%, 임시직 20.5%, 고용주 7.5%, 자영자 3.%, 일용직 0.6%, 무급가족 종사자 0.4%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용직 비율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71.7%, 여성 59.9%로 남성이 11.8%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사과정 중 학업에 전념한 이들과 직장생활을 병행한 이들의 상용직 비율은 각각 59.5%, 72.5%로 나타나 13.0%p의 차이가 나며, 임시직 비율을 보면 학업 전념자는 37.1%, 직장 병행자 10.5%로 학업 전념자의 임시직 비율이 직장 병행자에 비해 3.5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계열별 상용직 비율은 공학계열이 76.1%로 가장 높고, 의약 및 교육(사범) 계열 68.3%, 사회계열 66.1%, 자연계열 65.2%, 인문 및 예술/체육 계열 50.4%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임시직 비율은 인문계열 31.7%, 자연계열 29.2%, 예술/체육계열 28.8%, 교육/사범계열 20.9%, 의약계열 19.6%, 공학계열 18.2%, 사회계열 12.7%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들의 일자리 유형을 살펴보면 정규직 64.5%, 비정규직(풀타임) 24.6%, 비정규직(파트타임) 10.9%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정규직 비율이 높게 나왔는데, 이는 학업 전념자의 정규직 비율이 47.3%, 직장 병행자의 정규직 비율이 76.7%로 박사학위 취득자 중 더 높은 비율을 가진 직장 병행자가 70% 이상 정규직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풀타임 및 파트타임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면, 비정규직 중 박사후과정은 36.4%, 전업 시간강사는 19.6%였다.

취업자의 직장 유형은 대학이 3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그 다음으로는 민간기업이 21.5%로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는 공학계열, 사회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대학재직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학계열 및 자연계열의 경우 공공연구소 재직 비율이 각각 10.4%, 11.4%로 다른 계열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사회계열 및 예술/체육계열의 경우 창업 및 자영업 비율이 각각 9.4%, 11.0%로 여타 계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민간기업 재직 비율은 공학계열 33.6%, 사회계열 25.3%, 자연계열 15.7%, 예술/체육계열 9.1%의 순으로 높고, 인문계열, 의약계열 및 교육/사범계열의 경우 각각 4.2%, 4.7%, 4.6%였다.

박사과정 중 학업에 전념한 이들의 경우 직장 유형을 살펴보면 대학이 54.8%, 민간기업 18.9%로 대학 취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직장생활을 병행한 이들의 경우에도 대학이 20.2%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자의 경우 50% 이상이 대학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 전자의 경우에 비해 다양한 직장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임금…계열 간 연봉 차이 커

현재 직장에서 받는 연봉을 조사한 결과 46.8%가 5,000만 원 이상으로 응답했고, 그 다음으로 2,000만 원 미만이 14.7%로 나타나 2,000만 원 미만 연봉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5,000만 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 비율은 2014년 48.3%에서 2018년 45.4%까지 떨어졌다가 1.4%p 반등했다. 성별 조사 결과, 연봉 5,0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남성은 55.8%, 여성은 30.1%로,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남성 박사의 비율이 여성 박사에 비해 약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과정 중 학업에 전념했던 이들과 직장생활을 병행했던 이들 중 5,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재직자 비율은 각각 30.1%, 57.0%로 약 1.9배의 차이가 났으며, 학업 전념자 중 연봉이 2,000만 원 미만인 취업자는 21.8%, 직장병행자는 10.3%로 학업 전념자 비율이 약 2.1배가량 높았다.

전공계열별로는 인문계열, 예술/체육계열을 제외한 전 계열에서 5,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한편, 인문계열, 예술/체육계열 박사 중 연봉이 2,000만 원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각각 42.0%, 36.1%로 다른 계열에 비해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인문계열, 예술/체육계열의 임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과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 있고, 이들 박사의 고용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

성별 및 전공계열별 연봉 분포를 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3,000만원 미만이 남성은 51.1%, 여성은 71.8%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남성의 경우 사회, 공학, 의약계열에서 연봉이 5,0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50% 이상으로 나타나 계열 간의 연봉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자 및 이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선호 직장 유형을 조사한 결과, 54.8%가 대학이라고 응답했고, 공공연구소 18.8%, 정부/자치단체 5.7%, 민간연구소 5.3%, 민간기업 4.9%, 공기업 4.0%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 지역별 및 연령별 조사 결과에서도 대학이 선호 직장 1순위로 나타났다.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전공과의 관련성(29.6%)이고, 그 다음은 고용 안정성(25.4%)으로 조사됐다. 희망 연봉에서는 56.6%가 5,000만 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성별 조사 결과에서도 남녀 미취업 및 이직 희망 박사 중 희망 연봉을 5,000만 원 이상으로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고, 그 비율을 보면 남성이 66.8%, 여성이 43.0%로 23.8%p의 차이가 났으며, 전공계열별로는 연봉 5,000만 원 이상을 희망하는 미취업 및 이직희망 박사가 공학계열(75.3%)이 가장 많은 반면, 인문계열의 경우 24.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업전념 박사학위 취득자의 고용률은 54.2%이며, 이들 중 주로 연구를 수행한다고 할 수 있는 대학 또는 공공/민간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는 비율은 67.1%에 불과했다. 따라서 연구 수행을 위해 박사과정에 진학한 학업전념자 중 약 35.4%만이 대학 또는 공공/민간연구소에서 교수 또는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구직 및 이직 희망자의 선호 직장 유형도 대학이 51.0%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공공연구소(20.6%)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창용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고급 인력의 양적 성장은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들이 연구 활동을 활발히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고 부족하다”며, 따라서 국내 고급 인력의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및 연구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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