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MZ세대와 미래 … 바링허우, 주링허우, 링링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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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MZ세대와 미래 … 바링허우, 주링허우, 링링허우
  • 김동하 부산외국어대·중국학
  • 승인 2023.05.0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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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말하다_ 『중국 MZ세대와 미래』 (김동하 지음, 박영사, 436쪽, 2023.04)

 

2019년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우리 경제·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MZ세대이다. 연구자와 기관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자)와 Z세대(1995~2009년 출생자)를 의미한다. 14세부터 42세까지 이들을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 커 연도별 기준보다는 기성세대와 다른 이들 계층의 특성을 서술하는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이 책은 중국 MZ세대의 경제·사회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중국 미래를 전망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집필되었다. 중국은 계층을 구분할 때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자),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 링링허우(2000년대 출생자)라는 구분법을 쓰는데 공교롭게도 MZ세대 구분과 일치한다. 

중국은 전 세계 어떤 국가도 실행하지 않았던 1가정 1자녀라는 가족계획 정책을 1979년부터 2010년까지 32년간 강력하게 실행했다. 이러한 산아제한 정책을 위반하면 공무원과 국유기업 종사자는 파면·해고되었고, 민간기업 직원은 연봉의 절반이 넘는 벌금을 물어야만 했다. 이렇듯 형제자매 없이 ‘독생자녀’로 자라난 인구가 1억 8천만 명으로 현재 중국 인구의 1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독생자녀’가 바로 중국의 MZ세대이다.

이들 ‘독생자녀’라는 특별한 계층이 현재 중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미래 중국 사회 형성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전망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학 관점에서 독생자녀들의 특성과 향후 추세를 분석하여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전 세계 계층별 특성을 살펴보았으며, 유럽, 일본, 한국, 북한의 계층별 특징을 요약했다. 중국 독생자녀들 관련하여서는 우선 국내외에서 발표된 바링허우, 주링허우, 링링허우 관련 논문, 기사, 연구 리포트 등을 분석하였다. 특히 중국 내에서 발표된 361편에 달하는 석·박사학위 논문 내 설문조사 결과를 추출하여 이를 분석해 미래 예측에 활용했다. 이를 통해 중국 MZ세대의 가치관(국가·노동), 소비행태, 직업관, 결혼관에 대해 분석하였는데, 그 중 한 장면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MZ세대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공정인 점은 최근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주링허우들은 공정에 대해서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 주링허우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를 보면, 먼저 설문 대상 51.8%는 공평이라는 개념과 가치에 대해서 안다고 답을 했으나, 잘 모른다고 답을 한 학생들도 43.5%나 되었다. 이는 중국 중·고교 과정에서 공평이라는 개념에 대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공평이라는 관념을 수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85%가 필요하다고 답을 하여, 대학 재학 중 공평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설문에서는 ‘빈부 격차’ ‘성적 차별’ 등을 대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경험한 불공평한 현상으로 예를 들었다. 

그렇다면 공평을 관리감독 해야 할 중국사회 시스템에 대한 주링허우의 평가는 어떨까? 중국 사회 관리감독 체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관련 직능부서가 관리 감독과 처벌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3.6%에 불과했다. 반면 관리감독과 처벌이 결핍되어 있어 수준이 아주 낮다는 평가는 39.2%에 달했다. 또한 어떤 방면에는 관리감독이 이루어지나, 어떤 곳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은 57.2% 수준이었다. 따라서 과반수 이상의 주링허우들은 공평 실현을 위한 지금의 중국사회 관리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나는 매 장마다 결론을 내어 MZ세대를 통해서 본 중국의 미래에 대해 단정적으로 예측하지는 않았다. 또한 361편의 설문조사 분석만으로 거대 중국의 미래를 온전하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 곳곳에 서술한 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통해 미래 중국 모습 중 한 조각이라도 독자들이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동하 부산외국어대·중국학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중국 칭화대와 한국외대(국제경제학 박사)에서 중국경제를 전공했으며, 외환은행경제연구소·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글로벌지식융합학회·대한중국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중국의 경영전략〉, 〈차이나 머천트〉, 〈중국거시경제정책과 철강산업〉, 〈현대중국경제와 통상제도〉, 〈중국경제론(공저)〉, 〈현대중국경제사〉 등이 있으며, 2012년에는 〈위안화 경제학〉으로 제30회 정진기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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