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진실된 모습, 이슬람을 둘러싼 오해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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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진실된 모습, 이슬람을 둘러싼 오해를 넘어
  • 임병필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아랍문학 및 문화
  • 승인 2020.03.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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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

■ 저자가 말하다_ 『이슬람의 진실과 오해: 샤리아로 검증한다』 (임병필 지음, 모시는사람들, 2020.02)
 

인터넷 검색창에 ‘이슬람’이라는 단어를 입력했더니(2020년 2월) ‘이슬람 무장세력 IS, 아프가니스탄 미 항공기 추락은 이슬람원리주의 무장조직 탈레반 소행, 차드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테러, 니제르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공격, 파키스탄 이슬람사원 자폭테러,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마을 습격 등’과 같은 살벌한 기사 제목들이 연달아 등장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기사 제목에 ‘이슬람’이란 단어가 ‘무장, 테러’라는 단어와 나란히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기독교, 유대교, 불교, 힌두교’와 같은 주요 종교들을 동일한 검색창에 입력했더니 ‘무장, 테러’와 같은 단어들과 짝을 이루는 기사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독 ‘이슬람’이란 단어만이 ‘무장, 테러’라는 단어와 궁합이 좋다는 말인가?, 이슬람이 폭력의 주요인이며, 이슬람 세계에서만 폭력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슬람을 과도하게 두려워하거나 혐오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는 이슬람의 부정적인 모습만을 보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는 서방의 패러다임에 의해 만들어진 이슬람의 모습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슬람의 모습을 제대로 꿰뚫어 보고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샤리아를 살펴보아야 한다. 샤리아는 모든 무슬림이 믿고 따르는 믿음이고 도덕이며 관습이고 일상생활의 지침이다. 물론 법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샤리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의 성서인 코란과 사도 무함마드의 순나(하디스)를 문자대로 해석한다거나 자신이 원하는 일부분만을 발췌하여 인용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거나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 어떠한 사안에 대한 샤리아 규범은 코란과 하디스(순나)뿐만 아니라 법학파(법학자)의 견해까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법학파(법학자)는 코란과 순나(하디스)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특정 사안이 발생할 당시의 주변 상황과 무슬림의 현재적 삶을 가장 잘 이해하는 법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들에 의해 가장 자주 언급되고 가장 심하게 왜곡되고 있는 7가지 주제들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샤리아를 통해 검증하고자 하였다.

▲ 아랍의 결혼식(이집트 카이로)
▲ 아랍의 결혼식(이집트 카이로)

제1장에서는 일부사처제가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회보장책의 하나이고 선택적 제도이며 합법적인 결혼제도라는 것을 다루었다. 사도 무함마드는 이슬람의 통합과 종교 및 지역의 화합을 위해 10여 차례의 결혼을 했고, 서구에서는 이를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성도착자이며 호색한이라고 선전했다. 결혼의 횟수만을 보고 비난하기보다 그 내면에 숨겨진 진실과 의미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제2장에서는 여성할례가 이슬람의 관행이 아니라 일부 무슬림의 관행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여성할례는 이슬람 이전 시대부터 전 지중해 세계에서 행해지던 관습이었으며, 성서인 코란에 직접적인 구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지자 아브라함에 관한 하디스 구절을 근거로 일부 무슬림들에 의해 수용되었다. 현재까지도 다수의 무슬림 여성들에게 시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슬람 세계는 악습을 철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 일부이처(두바이)
▲ 일부이처(두바이)

제3장에서는 명예살인이 이슬람과 이슬람 세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인 가부장제의 산물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코란, 하디스(순나), 법학파들의 법적 견해(파트와)에는 명예살인을 정당화하는 구절이 없지만, 다수의 명예살인이 이슬람 세계와 무슬림 이주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연구를 종합해 보면 명예살인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행위이며 가정폭력의 하나로서 이슬람이 아니라 남녀 간의 불평등한 젠더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제4장에서는 가부장제가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지구적 현상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일부사처제, 여성의 베일 착용, 상속 시의 남녀 불균등 등과 같은 샤리아 규범이 강조되면서 ‘이슬람은 가부장적’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제5장에서는 지하드가 성전이 아니라 성전을 포함하는 알라를 위한 모든 노력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내적으로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외적으로는 이슬람을 폭력적인 종교로 오인하게 만드는데 지하드가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6장에서는 히잡이 여성 억압의 상징이 아니라 정체성의 표현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히잡 착용에 대한 처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여성의 일반적인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억압이 아니라 여성의 정숙과 명예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 히잡 쓴 아랍여성(시리아 다마스쿠스)
▲ 히잡 쓴 아랍여성(시리아 다마스쿠스)

제7장은 마흐르가 신붓값이 아니라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다루었다. 우리에게 이슬람이 소개되던 초창기에 마흐르가 신붓값(신부대금)이라고 해석되면서 돈 많고 호색적인 무슬림 남성이 결혼을 빙자해 돈을 주고 여성을 매매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와 달리 여성은 마흐르를 받아서 결혼생활 동안의 경제적 자립심을 유지하고, 이혼이나 남편 사망 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으며, 남편에게 이를 선물로 주거나 면제해 줄 수도 있다.

무슬림은 우리에게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이미 우리들 주변에는 무슬림이 많이 있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무슬림이다. 무슬림을 우리의 이웃이며 동반자로 인정하고 포용해야 한다. 그들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들의 삶의 진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샤리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샤리아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판단하는 바로미터이다.


임병필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아랍문학 및 문화

부산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서 아랍문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단국대 아시아아메리카문제연구소,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에서 아랍 문학 및 문화와 지중해 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는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에서 인문한국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샤리아에 대한 연구와 아랍 국가 헌법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아랍 문학 및 문화, 샤리아에 관한 50여 편의 논문과 20여 편의 저역서 및 번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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