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과 레스토랑의 총체적인 역사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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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과 레스토랑의 총체적인 역사를 이야기하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4.16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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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의 세계사: 레스토랑은 어떻게 세계적인 문화 산업이 될 수 있었는가? | 케이티 로손·앨리엇 쇼어 지음 | 박선영 옮김 | 커넥팅(Connecting) | 436쪽

 

매일 식사 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이 식당을 찾아가 식사한다. 오늘날 너무나 바쁜 현대인에게 식사 시간마다 음식을 만들어 먹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있는 식당을 찾아가려고 발품을 찾지 않아도 된다. 지도 앱을 켜기만 맛있는 식당을 찾아주며, 그 식당에서 선보이는 음식이나 서비스에 관한 정보도 넘쳐난다. 자신에게 딱 맞는 레스토랑을 찾기 너무나 쉬워진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이동성이 강화되면서 우리는 여윳돈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외식과 레스토랑의 발전도 그와 함께 시작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외식의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 우리는 외식을 했을까? 또 외식과 레스토랑은 어떻게 세계적인 문화 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왜 레스토랑에서 찾아가 외식할까?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굳이 레스토랑에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시판되는 식품을 사서 먹어도 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다. 인간에게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공간이자 거대한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레스토랑은 어디서 기원했을까? 흔히 사회적 대 격변을 겪던 1700년대 프랑스에서 보양식 수프를 팔던 가게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저자는 레스토랑이라 정의 내릴 수 있을 만한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청동기 시대부터 존재했다고 말한다. 집이 아닌 장소에서 낯선 이들과 모여서 식사하는 행위는 매우 오래되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일이었던 셈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탄력적이고 광범위한 레스토랑의 정의에 맞춰 역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의 기원들에 관해 소개한다. 메소포타미아 축제 의식에서 고대 그리스 심포지엄, 12세기 중국 연회장, 프랑스 보양식 수프 가게에 이르기까지 레스토랑의 정의에 걸맞은 기원은 전 세계에 걸쳐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해 왔음을 말한다. 저자들은 레스토랑의 기원을 통해 우리가 외식과 얼마나 친숙하게 지내왔는지 말하며, 우리가 외식하는 이유에 관해 소개한다.

그렇다면 레스토랑과 외식이 세계적인 문화 산업이 된 이유는 오랫동안 우리가 하면서 친숙해졌기 때문일까? 두 저자는 레스토랑과 외식이 세계적인 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발전이 함께 어우러진 창발이 발생했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돈과 시간이 늘어났다. 또한 각종 산지에서 보내지는 식자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이국의 음식을 자국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도왔고, 또한 레스토랑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일 수 있게 하였다. 레스토랑은 손님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취하는 등 문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레스토랑이 어떻게 문화가 되었고, 비즈니스가 될 수 있었는지를 레스토랑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소개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초의 레스토랑, 19세기 페루에서 중국 이주민들에 의해 치파 레스토랑이 탄생하게 된 과정, 가스레인지를 대중화하여 주방의 혁명을 일으키고 분자요리라는 현대적인 기술을 한 세기 앞당겨 선보인 알렉시스 소이어, 웨이트리스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미국 서부에서 꿈과 사랑을 이룬 하비 걸, 체인 레스토랑의 열풍을 일으킨 맥도날드, 식탁의 변화를 일으킨 뉴 노르딕 퀴진과 함께하는 최신 다이닝 익스피리언스에 이르기까지, 책은 외식과 레스토랑 역사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을 강타한 음식 트렌드가 있다.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이다. 현지 농장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을 말한다. 두 저자는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이 19세기 맨해튼에서 시작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한다. 비록 당시에는 비용 등의 문제로 대중화가 되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발전으로 인해 이제는 대중화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처럼 레스토랑은 인간의 기술적, 사회적, 경제적 발전과 함께 새로운 형태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변화할 것이다.

전 세계를 점령한 패스트푸드의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패스트푸드 시대가 돌아올까?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부터 함께한 레스토랑은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인 음식에 관해 흥미로운 역사를 담은 이 책은 우리에게 레스토랑과 외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역사와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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