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시장경제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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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시장경제를 움직인다!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3.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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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시장,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눈: 시장경제를 알면 보이는 것들 | 김재수 지음 | 샘터 | 192쪽
 

이 책은 ‘시장경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답하는 책이다. 시장이 언제 잘 작동하고 언제 작동하지 않는지, 시장이 언제 대다수의 이익을 보호하고 언제 상위 극소수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에게 손해를 끼치는지 질문하고 대답한다. 여기에서 무엇보다도 저자는 가격과 더불어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의하면 시장경제는 가격과 믿음이라는 두 바퀴로 움직인다. 가격은 잘 알려진 바퀴지만 가격에 비해 믿음의 바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시장경제는 효율성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믿음의 바퀴가 왜 중요한지 주목하고 설명한 점이 인상적인 이 책은 시장경제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짚어서 독자가 시장을 맹신하거나 불신하지 않도록 시장의 두 얼굴을 고루 밝히고 있다.

사실 돈을 벌고 쓰는 모든 활동을 뺀 우리 삶과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시장경제가 움직이는 방식이 개인의 삶과 사회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관점을 바꾸는 시장경제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따라가면 우리가 품고 있는 의문이나 놓치고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왜 몸과 마음이 병들 정도로 입시 경쟁을 펼칠까? 왜 더 싸게 살 수 있는 상품을 독점기업에서 비싸게 살까? 일은 정당하게 평가받고 있을까? 무역은 모두를 행복하게 할까? 왜 결혼과 출산을 미룰까? 왜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대기업에 비해 임금 절반을 받을까? 해외 원조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까?”

우리는 시장을 통해서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기에 저자는 많은 사람이 시장경제를 더 잘 알아서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눈’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균형 있는 관점이란 무조건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을 모두 살피고 복잡한 사안을 이해하고 원인과 결과를 꼼꼼하게 따지는 자세임을 강조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경제학의 생각법, 시장경제의 앞모습, 시장경제의 뒷모습을 들여다본다. 1장은 경제학적 사고방식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세상은 비용과 편익이 공존하고, 불확실성이 숨어 있고, 복잡한 인과관계가 상호작용한다. 이것을 이해하는 생각의 틀을 소개함으로써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보이는 것만 고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2장에서는 경제 성장, 노동, 무역, 최저임금제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어떻게 시장경제가 작동하는지, 어떻게 시장경제가 세상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시장경제의 앞면을 살핀다. 3장은 시장경제의 뒷면, 즉 시장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살펴본다. 독점과 정실자본주의, 외부성과 공공재와 같은 공동체 문제, 정보의 불완전성이 낳는 역선택·차별·대리인 문제, 그리고 점점 심각해지는 불평등에 대해 고찰한다.

시장경제를 알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 시장경제를 전적으로 찬양하지도 전적으로 비판하지도 않는 저자는 답한다. “시장경제가 움직이는 방식이 더 행복한 삶과 불행한 삶, 더 살기 좋은 세상과 그렇지 않은 세상을 결정합니다. 시장이 언제 잘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시장경제의 두 얼굴을 보면 좋겠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균형, 한계, 최적, 외부효과 등 경제학의 연장통으로 현상에 치우치지 않고 세상을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현상, 이념, 진영에 휘둘리지 않고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그리하여 왜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고, 왜 세상이 쉽게 변하지 않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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