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위기, 폐교대학 정책 대안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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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위기, 폐교대학 정책 대안 모색하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6.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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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사학진흥포럼 개최…폐교대학 정책대안 토론회
- "19곳 폐교대학중 최종청산 1곳 불과"
- 한계대학 사전 관리와 규제 완화 필요
- 폐교대학 부지 지역발전 관점에서 적극 활용해야
                        9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사회 위기! 폐교대학 정책 대안을 모색하다' 포럼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폐교된 대학은 총 19개교지만 이 가운데 1개 대학만이 청산을 완료했다. 현재 한국사학진흥재단은 교육부와 함께 폐교대학종합관리 사업을 통해 재적생들의 특별편입학, 기록물 전담관리, 청산지원 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 미충원과 재정 악화로 경영위기에 놓인 대학이 스스로 구조개혁 및 경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한계대학에 대한 사전 관리와 규제 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진단이 고등교육 현장의 목소리로 나왔다. 폐교대학의 부동산 자산을 지역사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남아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사립대 경상비 보조금으로 지원해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해진 위원장‧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사학진흥재단 주최로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역사회 위기, 폐교대학 정책 대안을 모색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차 사학진흥포럼에서 고등교육 정책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대학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학 폐교에 따른 여러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폐교대학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이 문제가 단지 학교법인의 해산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교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임금 체불 등의 고통을 겪게 된다. 인근 골목상권이 한꺼번에 붕괴하면서 지역 경제도 큰 충격을 입는다. 폐교대학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지역이 슬럼화되는 악순환도 벌어진다.

그동안 사학진흥재단이 시행해 온 폐교대학 관련 사업들을 점검하고 남은 과제를 도출해 향후 정책수립 및 보완을 논의하기 위해서 마련된 이번 포럼의 발제자로는 송지숙 센터장(폐교대학종합관리센터)과 김한수 교수(경기대학교 경영학부)가 나서 각각 「폐교대학 실태와 KASFO의 역할 및 과제」와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폐교대학의 자산 활용 방안」를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은 좌장인 하연섭 교수(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중심으로 이덕재 이사장(한국교수발전연구원), 남승한 변호사(법률사무소 바로), 배웅규 교수(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박준성 과장(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등 5명의 토론자가 참석해 진행됐다.

 

한계대학 사전 관리와 규제 완화 필요

▶ 현재 사학진흥재단은 교육부와 함께 폐교대학종합관리 사업을 통해 재적생들의 특별편입학, 기록물 전담관리, 청산지원 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멸위기 대학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 등 개선해야 할 과제가 남은 것은 사실이다.

‘폐교대학 실태와 KASFO의 역할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송지숙 한국사학진흥재단 폐교대학종합관리센터장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폐교된 대학은 총 19개교로 이 중 1개 대학만이 청산을 완료했다”며 “지방대가 문을 닫으면 구성원의 피해는 물론 지역사회의 슬럼화, 잔여재산의 흉물화, 기록물 유실 등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송 센터장은 그동안 정부의 폐교대학 종합관리 사업이 폐교 이후 사후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진단하며 향후 사전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사전 관리의 일환으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계해 한계 사학의 경영 개선 및 자발적 구조 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가칭)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 특별법’ 제정 추진을 제안했다. 

 

한계대학 평가와 컨설팅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립대학 재정진단으로 ‘경영위기대학’을 지정하고 경영 자문 및 이행점검을 통해 구조개선 지원과 함께 퇴로 방안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 센터장은 “사립대학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재정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휴재산의 활용 확대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운영비 지원도 고려해 봄직하다는 송 센터장은 “일시적 운영비가 부족한 대학에 교직원 임금이나 명예퇴직자 퇴직금 지급, 세금 납부 등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 차입을 허용해 한계대학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조속한 청산종결을 위한 제도 개선도 제안했다. 송 센터장은 “현행 법령상으로 해산법인 이사가 청산인으로 선정되나, 비위문제로 폐교된 경우 독립성과 적격성을 갖춘 법인이나 자연인을 청산인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폐교대학 자산을 학교 용지 및 교육시설 형태로 매각할 경우 매각 성사 가능성이 저조한 만큼, 폐교 예측 시점부터 지자체와 협의해 조기 용도 변경 등으로 노인요양시설, 연수원 등 지역사회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폐교대학 부지 지역발전 관점에서 적극 활용해야

▶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폐교대학의 자산 활용방안’이란 주제로 발제를 한 김한수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도 “폐교대학이 보유한 건물 등을 해당 시‧군에서 인수해 적절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기숙사는 개조 후 임대아파트로, 강의실과 연구실은 사무실 등으로 임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폐교 대학이 소재한 시‧군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토지를 국토계획법상 다른 용도로 변경해 토지의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며 “교육부의 경영위기 대학 평가에서 퇴출 판정을 받거나 받을 위험이 있는 대학은 해당 소재지 시‧군과 긴밀하게 협의해 시‧군에서 인수하거나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신속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지원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대학들의 폐교 속도는 스포츠카 속도인데 교육 당국의 준비 수준은 달팽이 속도”라며 일본의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본도 사립대가 77.4%를 차지할 정도로 사립대 비중이 크다. 그는 “일본은 10년 전부터 사립대 30%가 입학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임에도 폐교 대학은 2000년대 들어 10개교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보다 적게 발생한다”며 그 차이를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지원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일본은 사학진흥조성법에 따라 인건비부터 경상비 11개 항목에 50%를 보조해 한국처럼 사립대 비중이 큰데도 폐교대학은 오히려 적은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특정 목적으로만 쓰일 수 있게 한 적립금을 경상비로 쓸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대학이 쌓아놓은 적립금은 특정목적과 임의목적으로 나뉘는데 특정목적 적립금은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운영손실이 발생해서 보존이 어렵다면 기존 특정목적 적립금을 경상비로 쓸 수 있게 허용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 정책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모여 ‘지역사회 위기, 폐교대학 정책 대안을 모색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 이어진 토론에서 이덕재 한국교수발전연구원 이사장은 대학 청산 후 국고로 귀속되는 자산을 LH공사 도시재생사업 노후건축물 정비사업 중 공공건축물 리뉴얼사업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청산지원 융자 사업의 한계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는 “청산 절차가 완료되고 나면 청산인은 원리금을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납입해야 하는데 이게 어느 세월이 걸릴지 모른다”며 “재산가치는 하락하는데 활용 용도를 못찾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제시한 방안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청산인에게 청산을 도울 수 있는 융자를 지원해 청산을 완료하면 잔여재산을 국고로 현물 귀속한다. 이후 교육부는 도시재생사업과 폐교대학을 연계한 계약을 체결해 지방 혁신도시 공공기관 공용연수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공기업 입장에서도 공기업마다 연수원을 보유하는 것은 비용·편익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수원 시설을 임대해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폐교 대학에 근무했던 교원들은 공공기관 공공연수원으로 활용될 시 교강사나 행정직원으로 취업하게 돼 폐교로 인한 교직원 인력난도 해소하고 삶의 질도 개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한국사학진흥재단의 ‘폐교대학 관리사업’ 등의 대책이 주로 사후관리에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향후 예측되는 한계 대학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의 현안과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보다는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 마련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적 비용 최소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또한 배 교수는 “대학 부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입지와 접근성, 규모있는 건물, 주변지역 캠퍼스타운 형성 등으로 활용 여건이 비교적 우수하다”며 지역사회 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지자체는 지역발전과 복지 실현을 위한 다양한 기능의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폐교대학 부지를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보다 가치있게 해당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준성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과장도 사전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준성 과장은 “한계사학들이 경영위기에서 갑작스런 폐교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폐교대학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박 과장은 "2040년이 되면 현재 입학자원이 40% 이상 줄어든다. 작년에는 미충원율 50%가 넘는 대학이 전년도(2020년)와 비교해 15곳 증가했다"며 " 폐교나 청산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종합적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규제특례 적용에 대해서도 박 과장은 “한계대학에 규제특례를 적용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며 “한계사학을 사립대나 여러 법인에 준해 처리하면 제대로 구조개선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한계대학이 지역 안에서 살아남게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승한 법률사무소 바로 변호사는 복잡한 재산 매각 절차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문했으며, 청산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빌려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산융자제도' 필요성도 거론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서는 청산법인의 경우 재산 매각을 위해서는 관할청의 처분 허가를 받아 재산 매각 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관할청은 두 개 이상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를 받아 산술평균액 이상으로 처분허가를 신청하도록 하면서 감정평가액 이상으로만 처분하도록 허가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과도한 감정평가 비용이 발생해 청산법인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정평가 수수료는 감정평가 대상 부동산의 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정해지며 학교법인의 재산은 실제 매각 가능성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감정평가가 된다”며 “이에 따라 감정평가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이는 특히 청산법인의 청산 절차 비용 중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수의 감정평가 법인에 의한 가액 산정을 청산법인에 한해 완화해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폐교대학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자산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학교부지와 건물 등에 대한 별도의 행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시설을 그대로 매각하는 경우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다.

김한수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교육부가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폐교대학이 팔리지 않는 것은 토지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결국 토지가치를 올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며 "용도를 변경하면 매각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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