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차지욱 교수팀, 자살위기 아동청소년들을 DNA빅데이터로 설명하고 예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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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차지욱 교수팀, 자살위기 아동청소년들을 DNA빅데이터로 설명하고 예측하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2.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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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ADHD, PTSD, 행복의 “유전적” 연관성
- 유전체-환경 통합 빅데이터로 바라본 자살위기 아동청소년의 위험예측
- 아동청소년의 자살위험을 DNA빅데이터로 최초로 설명/예측

 

                     서울대 심리학과 차지욱 교수와 고려대 데이터과학원 주윤정 연구교수

소아청소년의 자살 위험을 유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높은 아동청소년의 자살율과 사망률에 비해, 자살위험에 처한 아동들이 조기진단되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다. 타고난 유전적 요소와 성장환경의 어떠한 구체적인 요인들이 아동의 자살성과 연관이 있는지 규명하고, 자살위기 아동을 조기예측 및 예방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서울대 심리학과 차지욱 교수팀이 아동청소년의 자살성과 밀접하게 유전적으로 연관되어있는 ADHD, PTSD, 자폐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 관련 형질들을 밝혀내고, 특히 생애초기 스트레스 인자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자살위험을 증폭시키는 자폐증의 유전적 특징도 최초로 밝혀냈다. 해당 유전적/환경적 인자들은 자살위기 아동의 예측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유의미하게 향상시킴을 증명했고, 이러한 성과는 추후 아동청소년 대상 정신건강증진사업/정책의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 1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9년 연속 ‘자살’이다 (2021)”: 아동/청소년 자살 및 자살시도 증가추세

o  아동자살 예방은 사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차적 과제 - <UN아동권리협약> 제6조에 따르면 ‘당사국은 모든 아동이 생명에 관한 고유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최대한 보장해야한다’라고 명시하며 아동 생명권에 대한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동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생명권 상실 예방은 일차적인 사회적 관심사로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부여받아야할 필요가 있으나, 현 사회의 대응은 분절적이고 파편화된 사건해결에 급급하여 체계적/상시적인 예방책이나 근본적인 조기위험요인 방지 등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o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19세 이하 아동·청소년 자해·자살 시도자 수는 4,620명으로 (전연령대 자해/자살 시도자의 12.7%), 2015년 2318명 (8.7%)에 비해 약 50% 폭증했다.(출처: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최근 5년간 자해·자살시도 아동·청소년 50% 증가")

o  For adolescents and young adults, lifetime prevalence estimates range from 12.1% to 37.9% for suicidal ideation, 3.0% to 20.3% for plan, and 1.5% to 12.1% for attempt.1,4,7-10 (Ref: Voss C, et al. JAMA Netw Open. 2019;2(10):e1914386. doi:10.1001/jamanetworkopen.2019.14386)

o 아동청소년의 심리적 고통 및 정신질환 증가에 따른 자살사고 및 자살시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위험군들을 조기에 체계적으로 예측하고 방지하는 지원정책은 국내외 전무한 상황이다.

o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자살(suicide)은 약 30-50% 에 이르는 높은 유전성(heritability)를 띤다고 알려져 있기에, 이러한 가족에서 오는 환경적(environmental) 유전적(genetic) 위험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위험인자의 규명 및 해당 인자들을 활용한 예측모델 개발이 시급하다. 


▶ 미국 최대의 아동청소년 빅데이터 코호트 분석을 통한 통합적 위험요인 발굴노력 

o 해당 연구는 자살사고 및 자살시도(suicidal thoughts and behaviors)를 경험한 적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불면증, 조현병, 흡연상태, 행복감, 주관적 안녕감, IQ, ...” 등 24가지 인간 형질의 유전적 성향을 점수화한 다중유전자점수 간의 연관관계를 탐색하며, 아동청소년의 자살성의 유전적 배경과 유전체 빅데이터기반 자살위험 예측성능을 탐구했다. 

o 해당 연구는 9-10세 서양 아동 1만명 가량의 DNA 유전체데이터와 인지능력, 성장환경, 심리상태 등의 다차원 표현형 데이터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미국 최대의 아동청소년 바이오뱅크 빅데이터(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ABCD) study)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환경/유전을 고려한 복합적인 위험요인 규명과 예측연구에 이용했다. 

o 24가지 인간의 복합형질에 기반한 다유전자 점수(genome-wide polygenic scores)를 도출하여 각 형질과 자살성 표현형들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탐구했다. 더불어 생애초기 스트레스 요인과 유전적 상호작용이 있는 복합형질을 찾아내기 위한 시험을 했다. 

▶ 연구결과 

* 이번 연구는 ADHD, 조현병, 자폐증, 우울증, 그리고 PTSD의 DNA 다중유전자 점수가 높은 아이들에게 자살성 행동패턴과의 뚜렷한 연관을 최초로 밝혀냈다. 특히 ADHD 다중유전자점수와 모든 자살성 표현형들간의 관계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며, 조현병과 자살시도(suicidal attempt)간의 관계도 인종상관없이 분명하게 유의미했다. 반대로 삶이 의미있다고 여기는 행복(general happiness, meaningful life)의 유전성향이 높을수록 자살성 행동들이 낮게 관찰되었고, 특이하게 자폐성향의 유전점수가 높은 아이들에게 성장환경의 생애초기스트레스(early-life stress) 가 작용하는 경우, 자살성향이 유의미하게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폐의 유전력이 높은 아이들이 특히 성장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살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중요한 열쇠이다. 
 
* 이외에도 아동의 자살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child behavior checklist(CBCL) 중 우울감, 불안(anxiety), internalizing/externalizing symptom 등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아동의 기본적 특성(성별, 가정의 형태, 수입, 부모의 교육정도, 인종) 및 가정환경 인자들을 다중유전자점수와 함께 통합분석했을 시 발견함]
 
* 발견된 통합 유전적-환경적 인자들을 넣어서 기계학습 기반의 다차원 예측모형을 구축했을 시, 기존 베이스라인 모델보다 예측력(are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 AUROC)이 37.5% 정도 (0.56 -> 0.77), 정확도는 19.6% 정도 (0.56 -> 0.67) 향상되었음을 증명했다. (유럽인종 기준, prediction result for overall suicidal thoughts and behaviors) 다인종 분석에서도 비슷한 패턴의 예측력 향상이 관찰됐다. 

* 유전성은 인종에 따른 차이가 크므로 이번 연구는 인종을 분리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1만 명 미국 아동청소년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 중 5,718명 유럽인종 어린이들과, 7,140명 다인종의  분석을 수행하여 비슷한 결과가 도출됨을 확인했다.  


▶ 용어설명

o 다유전자점수(genome-wide polygenic scores): 20세기 초부터 인간 유전체의 다유전자(polygenic) 개념이 논의되기 시작하며, 복잡한 인간형질에 대해 작은 효과를 가지는 무수한 유전적 변이들이 축적되어 표현형으로 발현된다는 근거들이 밝혀져왔다. 이에 보다 정교해지는 GWAS(전장유전체연관분석) 결과들을 바탕으로 하여, 최근 특정 표현형에 대한 유전적 경향 정도를 예측하는 다유전자 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혹은 genome-wide polygenic score) 개념이 소개되며, 단일표현형에 대한 여러 유전체 변이(SNP)의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산출하는 지수가 다양한 복합유전질환 연구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o 생애초기스트레스(early-life stress): 생애초기스트레스(early-life stress)란, 아동-청소년기에 자신의 대처능력을 넘어서는 스트레스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외상적 경험 (complex developmental trauma)을 의미한다. 뇌가 발달하는 성장기 동안에 겪은 학대, 방임, 성폭력, 가정폭력, 따돌림 등과 같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중추신경계의 구조 및 기능 발달, 그리고 행동양상 및 정서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많은 연구들에서 보고되고 있다. 
[출처: https://synapse.koreamed.org/upload/synapsedata/pdfdata/0055jkna/jkna-55-7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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