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긴 코로나19 … 전반적인 사회통합 인식은 상승, 삶의 만족도·대인 신뢰·사회자본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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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긴 코로나19 … 전반적인 사회통합 인식은 상승, 삶의 만족도·대인 신뢰·사회자본은 하락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2.2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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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포커스]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418호 (2022-3)

- 40~50대 남성과 20~30대 여성, 소득 감소 컸던 자영자와 중하층의 삶의 만족도와 우울감은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
- 재난 피해 집단이 최대한 피해 이전 상황으로 복구할 수 있도록 금전적·물리적·사회심리적 지원 아끼지 않아야

 

2016년 이후, 특히 코로나19 발생 전후 삶의 만족도와 사회통합 인식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첫째, 주관적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하락했으며, 우울감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0~50대 남성, 20~30대 여성, 소득 감소가 컸던 자영자와 중하층의 삶의 만족도와 우울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국가에 대한 자부심, 사회적 신뢰도, 전반적 통합 인식 등의 지표는 2019년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셋째, 전반적인 사회통합도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개인 차원의 대인 신뢰와 사회자본은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대부분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담은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18호 ‘코로나19 발생 전후 삶의 만족도와 사회통합 인식의 변화’를 발간했다. 연구책임자는 복지국가연구단 여유진 선임연구위원이다.

보고서는 체계적인 방역 거버넌스와 높은 시민의식에 따라 외국에 비해 코로나19 위기에 잘 대처해 왔다는 자부심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전반적인 통합 인식, 사회적 신뢰도의 상승으로 나타난 데 비해, 이와 대조적으로 개별화된 영향으로 인해 개인수준의 행복감, 삶의 만족도, 우울감은 악화되었으며, 대인 신뢰도와 사회자본 역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여유진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코로나19의 피해가 컸던 자영자, 중하층, 40~50대 남성, 20~30대 여성 등 특정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 하락 폭과 우울감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집단에 대한 통합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영향의 장기화를 차단하고 불확실한 세상에 대응하여 사회응집력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주요내용】

■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삶의 만족도와 우울감

▶ 주관적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하락했으며, 반대로 우울감은 상승함.

주관적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2017년에 큰 폭의 상승을 보인 후 코로나19 전까지 하락 추세였음. 2021년에 주관적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2019년에 비해 각각 0.14점, 0.26점 낮아진 6.33점과 5.90점을 기록함(그림 1). 우울감은 2016년 이후에도 상당한 등락 양상을 보였으며, 2021년에는 2.93점으로 2019년에 비해 0.22점 상승함.

▶ 2021년 주관적 행복, 삶의 만족도 하락과 우울감 상승에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간접적으로 추정하기 위해 인구 특성별, 소득계층별로 분석한 <표 1>의 결과에 의하면, 연령대별로는 20~30대의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가 2019년에 비해 각각 0.29점 낮아져 큰 폭의 하락을 보인 데 비해, 60~70대의 주관적 행복도는 2019년에 비해 오히려 0.16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40~50대는 2019년에 비해 우울감이 0.38점 상승하여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의 상승을 보임. 2021년 남녀 간 우울감이 상승한 연령대에 큰 차이가 있음. 즉, 남성은 40~50대 중장년층의 우울감(0.45↑)이, 여성은 20~30대 청년의 우울감(0.47↑)이 두드러지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그림 2).

경제활동 상태별로는 2019년에 비해 2021년에 자영자의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가 가장 크게 하락하고 우울감이 가장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자의 피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됨. 실제로 자영자의 소득 감소 경험은 다른 경제활동 집단에 비해 훨씬 커서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자의 26.6%가 10~30%대, 46.4%가 40% 이상의 근로소득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남(그림 3).

소득이 40% 이상 감소한 임시·일용 근로자와 자영자의 우울 점수는 각각 4.19점, 3.72점으로 소득 감소가 없었거나 30%대 이하로 감소한 사람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남(그림 3).

■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사회통합 인식

▶ 주관적 행복과 삶의 만족도가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사회통합 인식은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함.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82점에서 2.88점 사이로 2.9를 넘지 않는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년에는 2.96점으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남(그림 4).

전반적인 사회통합 수준과 사회적 신뢰도 또한 이 기간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전반적인 사회통합도에 대한 평가는 2016년, 2018년, 2019년에 각각 4.18점, 4.17점, 4.17점으로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2017년에는 4.50점, 2021년에는 4.59점으로 두드러지게 높은 점수를 기록함.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전반적인 사회통합도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으며, 2021년 5.37점으로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냄.

▶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전과 비교할 때 전체 사회 수준에서의 신뢰도는 눈에 띄게 상승한 반면, 개인 수준에서의 대인 신뢰도는 유의한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남.

추세적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며’, ‘조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이용하려 들 것’이고, ‘사람들은 대개 이기적’이라는 생각에 동의-점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남(그림 5). 다만, 조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이용하려 들 것이라는 데 대한 동의도는 2019년에 비해 2022년에 약간 떨어졌으나(0.03↓)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점수 차이임.

즉, 전반적인 사회적 신뢰 상승이 미시적 차원의 대인 신뢰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보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건’은 재난이 닥쳤을 때 국가적 혹은 지역적 차원에서 ‘국가와 시민이 함께 잘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경험과 신뢰감을 제공해 주었지만, 그것은 타인과의 직접적 상호 작용에서 상대를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과는 다르다는 것임.

 주: 1) ‘귀하는 사회적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에 대해 전혀 받고 있지 않음(0)~매우 많이 받고 있음(10)으로 응답한 값을 활용함. ‘감기가 심하게 걸려 식사 준비나 장보기와 같은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경우’, ‘큰돈을 갑자기 빌릴 일이 생길 경우’,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경우’에 대해 없음을 ‘0’, 있음을 ‘1’로 코딩하여 분석함.
2) 별표 표시(*)는 해당 변수의 각 범주별 연도 간 점수 차이가 유의도 0.05(*), 0.01(**), 0.001(***) 수준에서 유의미함을 의미함.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 사회문제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 사회경제적 위기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 사회자본 역시 2017년에 비해 2021년에 전반적으로 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남.

2021년에 전반적인 사회적 지지(5.67점)는 물론이고 ‘아플 때 도움을 줄 사람’(78.5%), ‘갑자기 큰돈을 빌려줄 사람’(64.8%), ‘우울할 때 이야기를 나눌 사람’(89.5%)이 있는 사람의 비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표 2). 특히 20~30대 청장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소득 2~5분위, 중하층과 중간층에서 유의미한 사회적 지지의 하락을 보임.

사회적 지지와 사회자본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빛을 발하지만, 현실에서 재난적 시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우려되는 점임.


■ 팬데믹 시기, 삶의 만족도와 사회응집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제언

▶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재난 시기에는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거버넌스, 사람들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 사회적 자본과 응집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됨.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전반적인 통합 인식,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임. 특히 위기나 재난이 닥쳤을 때 국가의 대응 역량과 능력에 따라 사회통합도는 상이한 양상을 띤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방역 거버넌스와 성숙한 시민의식에 기반한 높은 방역 순응도는 사회응집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됨.

다만, 위기 국면에서 결집 효과(rally around the flag effect)로 높아졌던 응집력과 신뢰도는 그러한 이벤트가 사라지거나 국면이 전환될 때 다시 원상복구되는 경향이 있으며(Nielsen & Lindvall, 2021), 재난이 장기화되거나 종식되더라도 ‘개별화된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사회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

사회 전체 수준에서의 국가 자부심, 통합 인식, 사회적 신뢰도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개인 수준의 행복감, 삶의 만족도, 우울감은 악화되었으며, 대인 신뢰도와 사회자본 역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낮아진 점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함.

특히 코로나19의 피해가 컸던 자영자, 중하층, 40~50대 남성, 20~30대 여성 등 특정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 하락 폭과 우울감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삶의 만족도와 사회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적 개입이 요구됨.

무엇보다도 재난의 피해 집단이 최대한 피해 이전의 상황으로 복구할 수 있도록 금전적·물리적·사회심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함.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신뢰도와 사회자본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음.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대인 신뢰도, 결사체 소속도, 사회단체 참여율, 소수자 포용성, 사회적 고립도 등 사회자본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낮은 수준이었음(박준 외, 2018), 지나친 경쟁,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 만연으로 인해 모래알처럼 고립된 개인들을 ‘느슨한 연대’를 통해 새롭게 묶어 낼 수 있는 사회·문화적 대안 네트워크를 구상할 필요가 있음. 또한 ‘불확실한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시민 교육을 통해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고 재난 대응 교육을 체계화할 필요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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