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생태계에 대한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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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생태계에 대한 탐험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1.23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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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사피엔스: 현실이 된 가상을 살아가는 메타버스의 신인류 | 송민우·안준식 지음 | 파지트 | 336쪽

 

이 책의 저자들은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기 전부터 이미 가상현실 속에서 수많은 국적의 사람들과 밤을 지새우며 살아왔다. 그래서 처음 제페토가 알려지기 시작했을 즈음에는, 그것이 더 많은 사람을 가상현실로 데리고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제페토 이용자는 현실과 가상현실에 대등한 가치를 부여하지 못했다. ‘살아갈 수 없는’ 가상현실은 그저 가상일 뿐, 현실이 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실제 디지털 그래픽의 침대에서 잠들고 일어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메타버스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들이 창조한 세계와 그 속에서 공유되는 문화, 그리고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한 메타버스에서의 삶을 소개한다.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였을 정도로, 메타버스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나 〈매트릭스〉와 같은 장면을 현실에서 볼 수 없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VR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메타버스를 즐겨 왔던 마니아들의 심리와 그 기반이 되는 기술들의 특징을 깊이 있게 파고 든다. 너도나도 표면적으로만 메타버스를 외치는 시대에 무엇이 진짜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려 준다.

2020년 이전까지 역사 속 한 귀퉁이에 묻혀 있던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2021년 인류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던 때와 정확하게 똑같은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모든 기업이 ‘모바일 세계’를 향해 뛰어갔던 것처럼,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모든 조류가 메타버스의 시대를 향해 흐른다.

그렇다면 과연 메타버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메타버스를 잘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온몸으로 그것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게 메타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방법이다.

 

제페토, 로블록스 등에 비해 다소 낯선 ‘VR챗’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대략 1만 5천 명 정도이다. 사용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접속 환경이나 사용 방법 또한 대중적이지 않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꿈꾸고, 만들려는 이들이라면 적어도 이 책을 통해 어니스트 클라인이 상상했던 ‘오아시스’에 먼저 도달한 이들이 어떤 메타버스를 만들고, 무슨 생각을 하며, 어찌 살아가는지에 대해 접해 보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진정한 메타버스의 인류가 살아가는 가상현실을 소개한다. 또한 주거 환경의 일부로 기능하는 XR과 실물 메타버스 경제의 가장 현실적인 가능성 분석 및 가상세계에서 탄생한 가상 생명체에게 부여하는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더불어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문화적 대상으로서 메타버스 문화권에서 개발해 온 인공지능과 메타사피엔스가 바라보는 세계관에 대한 철학사적 고찰도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메타버스는 낮은 수준의 오락에서 벗어나 이미 영화 그 이상의 현실을 우리 앞에 가져다 두었으며, 이 가상현실에서의 삶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저자들이 현실의 경계, 그 저편에서 살아온 시간과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쌓아간 문화는 네트워크의 광범위함을 보여 주었고, 이는 결국 메타사피엔스 역사의 첫 장을 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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