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눈으로 예술작품 분석하고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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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의 눈으로 예술작품 분석하고 이해하기!”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7.1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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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학 깊이 읽기: 이미지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 조희원 지음 | 바오 | 388쪽

 

모든 이미지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의미에 따라 예술작품이 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의 이미지로 남기도 한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데에는 많은 이론이 동원된다. 실제 작품 분석에 미학이론을 적용하면, 각각의 이론은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로 우리를 이끄는 마법의 열쇠가 되곤 한다. 이 책의 목적은 이미지가 가진 의미를 읽어내는 방법을 새로운 미학이론을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미학이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분석하여, 그 작품이 예술로 인정받게 되는 지점을 밝히고 그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나 사조 중심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기존의 미술서와 달리, 하나의 이론으로 작품을 분석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이미지의 의미를 밝히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각 장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미지를 분석함으로써 이미지를 읽어내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 책은 기존의 이해방식과 다른 시각을 도입한다. 저자는 미술가나 작품에 대해 일반화된 이해방식과 다른 견해를 소개하거나, 기존의 영미 미술사나 미술이론의 시각이 일반화해온 논의에 프랑스의 시각을 도입하는 방식을 택한다. 마네의 작품 분석에 아라스나 콩파뇽 같은 현대 프랑스 연구자들의 시각을 덧붙여 비교하는 점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던 이론들을 소개하고, 그 이론을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적용하는 부분 역시 이 책의 큰 특징이다.

모더니티의 창시자라 알려진 보들레르의 현대미술론과 미학을 소개하고, 보들레르의 후예를 자처하는 미술이론가들과의 관계를 밝히는 부분은 현대미술에 관한 이해를 보다 풍부하게 한다. 또한 저자는 보드리야르나 들뢰즈의 이론처럼 유명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이론들을 정리하고 이미지에 적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작품에 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 보인다.

이 책에서 새롭게 소개하는 이론은 현대 프랑스에서 정립된 논의가 주조를 이룬다. 보들레르가 ‘역설의 미학’을 선보인 후 20세기 프랑스의 이론가들은 보들레르를 좇아 이분법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19세기 중엽에 등장한 모던 시기의 이미지와 그 이후에 등장한 동시대의 이미지들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동일성을 바탕으로 하는 설명은 언제나 한계를 갖는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차이를 인정하는 새로운 시각이다. 근대의 특징인 이분법이 아니라 이분법을 넘어서려는 이론으로 무장한 다음 이미지와의 대화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지와 직접 대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 이것이 바로 이 책이 갖는 의의라고 하겠다.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미학의 성립과정을 설명하고 모던 이전의 시기의 미술론에 대해 개괄한다. 미학은 철학적 방법론으로 예술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술 개념과 그것을 다루는 학문인 미학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논의를 개괄해야 한다. 따라서 제1부에서는 예술 개념의 성립과 미학의 형성에 대한 설명을 다룬다.

모던 시기의 미술론을 다루고, 현대미술에서 잘 알려진 작품들을 분석하는 2부에서는 ‘모던’(modern)이라는 용어의 출현과 그 변천을 살펴본 다음, 현대미술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한다. 역사적 모더니티와 미적 모더니티. 상반되는 두 개념의 공존, 즉 ‘역설’을 주장하는 보들레르의 모더니티 개념이 2부에서 진행되는 논의의 중심이 된다. ‘역설’을 가진 모더니티는 현대미술의 전개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보들레르가 주장했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다른 시간성의 공존은 모더니즘 미술운동을 통해 새로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래로 수렴했다. 이러한 흐름의 미술운동은 크게 ‘새로움의 미학’과 ‘아방가르드 미술론’으로 정리된다. 저자는 이 두 미술운동을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고, 20세기 미술운동들이 숨겨왔던 역설적 성격을 드러내 보인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모던 이후의 미술과 지금 시대의 이미지들에 대해 고찰한다. 일상적인 것과 예술작품을 구분하는 모더니즘 미술론에 반기를 드는 팝아트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이론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다소 ‘기괴하다’고 평가받는 베이컨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들뢰즈의 시각을 분석도구로 채택한다. 3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를 비롯한 국내외의 애니메이션 작품 속 이미지를 충실하게 읽어내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는 보들레르의 이론이나 식민주의와 여성주의의 최근 논의들처럼 이분법을 넘어서려는 이론들 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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