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은 왜 쏘는가? 지독하게 아픈 침을 쏘는 비결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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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은 왜 쏘는가? 지독하게 아픈 침을 쏘는 비결은 무엇인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2.1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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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 독침의 비밀을 파헤친 곤충학자 S의 헌신 | 저스틴 슈미트 지음 | 정현창 옮김 | 초사흘달 | 396쪽

‘곤충 침 통증 지수’에 관해 들어본 적 있는가? 곤충의 침에 쏘였을 때 아픈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만든 사람의 이름을 붙여 ‘슈미트 통증 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침 쏘는 곤충의 방어 수단 및 행동을 연구하는 곤충학자인 저자는 연구 과정에서 곤충 침에 수도 없이 쏘였는데, 쏘인 느낌과 아픈 정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곤충 침 통증 지수’를 만들었다.

저자가 ‘곤충 침 통증 지수’를 만든 까닭은 단순히 아픈 정도가 궁금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작은 친구들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어떤 곤충의 침은 까무러칠 듯 고통스럽지만, 고통이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기가 민망할 만큼 별 효과가 없는 침을 쏘는 곤충도 있다. 침을 쏘는 행위는 같은데 통증의 강도와 증상은 곤충마다 다르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강력한 독성을 띠도록 진화한 곤충은 어떤 연유로 그런 무기를 갖추어야만 했을까? 애초에 침이 있었는데 퇴화해 버린 곤충은 어째서 효율적인 방어 전략을 폐기했을까? 독특한 증상을 유발하는 침 독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을까? 곤충의 독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요컨대 녀석들이 왜 쏘는지, 침의 성능을 진화시킴으로써 그들의 생활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독하게 아픈 침을 쏘는 비결은 무엇인지, 곤충마다 침의 통증 정도가 다른 까닭은 무엇인지. 곤충 침 통증 지수는 이 같은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세간의 관심은 슈미트가 정리한 통증 지수 표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곤충, 그러니까 가장 고통스러운 침을 쏘는 곤충이 무엇인가에 쏠렸을 뿐, 그가 왜 통증 지수를 만들었는지, 통증 지수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알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는 대부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동물이 그렇듯 침을 쏘는 곤충 역시 일상적인 생존 위협에 자주 맞닥뜨린다. 그럴 때 녀석들이 대처하는 다양한 해결 방법과 생존 방식은 인간에게도 놀라운 통찰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책에 곤충의 독침에 관한 화학적, 생물학적 지식을 풍성하게 담았다. 저자는 침에 쏘인 고통을 이야기할 때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이 침 쏘는 곤충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이유를 설명한 뒤에는 그것이 무턱대고 미워할 일이 아니라며 곤충에 대한 인간의 오해를 풀어준다. 그래서 저자가 들려주는 곤충 이야기를 듣고 나면 한결 따스한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된다. 

저스틴 슈미트는 곤충의 침에 쏘일 때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정리한 ‘슈미트 통증 지수’를 만들었다. 초사흘달 제공<br>
저스틴 슈미트는 곤충의 침에 쏘일 때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정리한 ‘슈미트 통증 지수’를 만들었다. 초사흘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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