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궁극적 활동인 노동을 통해 정립한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과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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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궁극적 활동인 노동을 통해 정립한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과 유토피아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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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 | 알프레트 슈미트 지음 | 김경수 옮김 | 두번째테제 | 348쪽

이 책은 프랑크푸르트 학파 2세대로 잘 알려져 있는 철학자 알프레트 슈미트가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부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논문 지도교수인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도적 인물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테오도르 아도르노와의 치열한 논의 끝에 출간된 이 책은 자연 개념을 비롯한 마르크스의 여러 개념에 관한 기념비적 저작으로 서구 마르크스주의의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 책 출간 전까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은 여기서 처음 철학적으로도 일관되게 정리되었으며, 이후 마르크스의 물질대사 논의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 성과들이 점차 우리에게 드러나기 전까지, 관련 주제에 대한 가장 정치한 해석으로 많은 학자들에게 인용되었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이란 무엇인지,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에 대한 해명과 사실상 인간의 활동을 포괄하는 노동과 실천 개념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자연의 사회적 매개는 무엇인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유토피아는 어떠한 것인지? 이러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은 여러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으며, 지금도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뿐 아니라 특히 인간과 자연의 매개, 실천이라는 개념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헤겔 이후 포이어바흐를 거쳐 마르크스가 변증법과 유물론이라는 핵심 개념을 어떻게 정립하는지,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어떻게 창출하는지 그 과정을 정밀한 문헌 독해와 치밀한 논리 전개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포이어바흐가 마르크스 사상 형성에 끼친 영향과 이후 엥겔스로 이어지는 자연 변증법 개념의 확장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언급하면서, 슈미트는 마르크스의 자연 개념과 더불어 인간의 실천의 역할과 마르크스와 엥겔스 이후의 마르크스주의, 특별히 에른스트의 유토피아 개념까지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이 책은 특히 마르크스주의에 흔히 제기되는 비판인 인간중심주의를 공고히 한 저작으로 비판받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역본에 수록한 1993년 신판 서문에서 슈미트는 이런 비판에 대해서 적절한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의 정세는 소련의 관영철학으로 전락한 조야한 변증법적 유물론과 또한 인간주의로 채색된 마르크스 해석에 대한 비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였다. 그렇기에 이후 중요해진 환경과 자연에 대한 시각이 약간 덜 중요하게 서술되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이후 학자들에게 비판의 토양을 제시해 주면서 마르크스와 자연에 관한 논의가 풍부해지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환경 위기와 맞물려 그동안 이러한 위기를 계속해서 키워 왔으며 더욱 악화하는 역할을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환경사상과 더불어 전통적으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그 근본부터 출발했던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그동안 소위 인간중심주의라는 혐의를 계속해서 받아 왔는데, 마르크스가 사실 자본주의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 교란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했으며, 물질대사 교란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해 왔다는 사실이 여러 관련서들을 통해서 점차 국내 독자들에게도 알려지고 있다.

- 5판 후기 중에서 -
여러 언어로 번역된 알프레트 슈미트의 연구는 철학적 마르크스 해석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풍부한 영향력을 지닌 이론적 원천 가운데 하나이다. 1993년, 슈미트는 자신이 쓴 역사 유물론적으로 뒷받침된 자연 개념에서 출발하는 마르크스 저작에 대한 해석을 “생태학적 유물론” 차원으로까지 확장했다. 알프레트 슈미트의 마르크스 해석은 순수히 마르크스의 역사적-변증법적 유물론의 인본주의적 내용을 열어 보여준다. 여기서 이 유물론은 현실 전체를 상대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역사 위에서 파악하고 있다. 서문에서 슈미트는 자신이 쓴 저작의 내용을 “자연과 사회의 상호 침투, 그것이 양 계기를 포괄하는 현실인 자연 내부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를 그 주요 측면에서 서술하려는 시도”라고 기술한다. 이러한 역사 유물론적 의미에서 슈미트는 “역사적 운동”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상호적 관계”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연은 “항상 오로지 역사의 지평에서만 현상하며, 힘주어 말하자면, 오로지 인간들에게만 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역사란, 직접적으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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