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정치·경제를 바꿀 10가지 개념의 역사와 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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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정치·경제를 바꿀 10가지 개념의 역사와 그 전망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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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뉴노멀 교양수업: 10년 후 정치·경제를 바꿀 10가지 핵심 개념 | 필리프 비옹뒤리·레미 노용 지음 |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96쪽

2020년 1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선포된 글로벌 팬데믹 이후, 우리가 알고 있던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고 한다. 전례 없는 규모의 변화와 그로 인한 불안이 일상이 되는 삶. 이른바 ‘뉴노멀’이다. 하지만 변화의 중심에서 정작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 답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사고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20세기 서구가 구축해온 인간중심주의, 유럽중심주의, 가부장제, 성장제일주의, 엘리트주의 등에 맞서며,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 10가지를 꼽았다. 바로 기본소득, 공유, 21세기 민주주의, 동물의 권리, 트랜스휴머니즘, 대안 화폐, 포퓰리즘, 탈성장, 페미니즘, 플랫폼 자본주의가 그것이다.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들까? 포퓰리즘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악일까?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까? 공유경제는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녹색성장으로 기후재난을 해결할 수 있을까?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의 승리일까, 인류의 위기일까? 페미니즘이 퀴어와 트랜스젠더를 배제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질문들은 더 이상 지엽적이지 않으며, 바로 이 질문들이 미래를 그려낼 것이다.

널리 통용되는 개념은 그 시대의 정신을 압축해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세계가 자본주의, 내셔널리즘, 민족주의 등 특정한 개념들과 함께 변해왔듯 앞으로 10년 후 정치·경제는 이 새로운 10가지 개념들을 둘러싼 논의와 함께 크게 바뀔 것이다. 그렇기에 이 개념들을 편견 없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를 건너는 단단한 디딤돌이 된다. 두 저자는 지금의 정치·경제를 만들어온 개념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 변화가 이끌 새로운 시대를 전망한다.

기본소득, 공유, 민주주의, 동물권, 트랜스휴머니즘, 대안 화폐, 포퓰리즘, 탈성장, 페미니즘, 플랫폼 자본주의 등의 개념들은 그동안 시민운동가와 활동가들의 논쟁에서만 다루어져왔다. 하지만 이 개념들이 이끄는 정치·경제적 실천이 이제 점차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뉴노멀 시대의 대두 이후 그 움직임은 더 강해지는 중이다.

이 10가지 개념들은 현재의 정치와 경제의 지형을 형성하고 있으며 세계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논의에는 아직 다 소화하지 못한 논쟁점들이 숨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10가지 개념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서로 관계를 유지”한다.

세계는 지금까지의 세계와 단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의 충격과 더불어 전문가, 지식인, 언론 등 권위 있는 여러 목소리가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진단한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기후 위기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글로벌 그린 뉴딜을 주장한다. 경제학자 장하준은 사회적 양극화를 추동해온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경고한다. 혐오에 대한 탁월한 분석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법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문화적 혐오와 연결된 정치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한국의 동물학자이자 생태학 연구의 권위자인 최재천은 글로벌 기후변화를 계기로 인간 중심이 아닌 생태 중심으로 관점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요컨대, 국내·외 석학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적 대전환’이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추동해온 생산중심주의, 성장주의, 화석연료 시대가 초래한 환경 파괴, 국가와 인종의 분리가 낳은 혐오와 차별,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공황까지, 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발전해온 오늘의 세계는 더 나은 내일로 이행해야 한다. 진보적인 지성과 활동가들이 먼저 말하고 주장해온 이 10가지 개념들은 이제 더 이상 지엽적이지 않다. 이 10가지 개념들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바짝 다가온 뉴노멀 시대를 대비할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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