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오독, 생산적 오해를 통한 외국이론의 비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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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오독, 생산적 오해를 통한 외국이론의 비역질
  • 임병태 기자
  • 승인 2019.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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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문학이론의 주체적 수용과 한국 현대문학  
    : 임환모 지음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374쪽

한국의 근대적인 문학 양식은 서구적인 문학이론의 수용 과정에서 형성되고 성숙해졌다. 그런데 그러한 외국 문학이론의 수용이 얼마나 주체적이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터는 너무나 다양한 서구의 문학이론이 수용되어 마치 이론의 전시장 같다. 외국의 문학이론이 하나의 유행처럼 전시되다가 때가 지나면 다른 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학이론의 단순화와 속류화는 문학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하나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기분 좋은 도구상자’에서 이것저것 속류화된 외국이론들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사용하면 자칫 문학현상들의 미세한 차이를 왜곡할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외국 이론을 수용할 때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방법을 그대로 한국문학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헤롤드 블름이 말하는 ‘창조적 오독’이나 슬라보예 지젝이 말하는 ‘생산적 오해’를 통해 외국이론을 ‘비역질’함으로써 연구자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론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저자의 결론은 외국 문학이론의 수용은 가능한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한국문학의 현실에 ‘밀침’으로써 독특한 들뢰즈식의 ‘괴물’을 생성해내는 것이다.

이 책은 벤야민과 들뢰즈의 문학이론이 한국의 시대적 상황과 어떻게 연계되어 수용되고, 그들의 문학이론과 본질이 무엇이며, 그것의 수용이 얼마나 적합성을 지니고 한국문학에 새로움으로 기능하고 있는가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그들의 논리를 ‘비역질’하거나 ‘밀침’으로써 ‘창조적 오독’이나 ‘생산적 오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한국문학, 특히 호남의 현대문학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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