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환경 골칫덩이’ 플라스틱 먹어치우는 곤충 발견
상태바
포스텍 연구팀, ‘환경 골칫덩이’ 플라스틱 먹어치우는 곤충 발견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7.19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구성과]
-산맴돌이거저리 유충 이용한 폴리스타이렌 분해 확인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저리과 곤충이 플라스틱 성분인 폴리스타이렌을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안동대학교 송인택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딱정벌레목의 곤충인 ‘산맴돌이거저리(학명 Plesiophthalmus davidis)’의 유충이 분해가 매우 까다로운 폴리스타이렌을 생분해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

▲ 스티로폼을 먹고 있는 거저리 유충을 소개하고 있는 연구진(좌. 우성욱씨, 우 차형준 교수)
▲ 스티로폼을 먹고 있는 거저리 유충을 소개하고 있는 연구진(좌. 우성욱씨, 우 차형준 교수)

2017년도까지 전 지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83억 톤이 생산됐으며, 그중 9% 이하만이 재활용됐다.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6% 정도를 차지하는 폴리스타이렌은 특이한 분자 구조 때문에 분해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산맴돌이거저리의 유충이 폴리스타이렌을 먹어 질량을 줄일 수 있고, 소화 후 폴리스타이렌의 분자량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또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에서 장내 균총을 분리해 폴리스타이렌을 산화시키고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의 장내에서 세라티아를 분리해 동정(화학적 분석과 측정으로 해당 물질이 다른 물질과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했다.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에게 폴리스타이렌을 2주간 먹였을 때 장내 균총 구성에서 그 비율이 6배로 늘어나 전체 균들의 33%를 차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장내 균총의 경우 일반적인 곤충과 다르게 매우 간단한 종 군집(6속 이하)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전까지 발견된 폴리스타이렌 분해 곤충은 배설물에서도 잔여 폴리스타이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속해서 분해가 가능한 박테리아를 이용해야만 폴리스타이렌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폴리스타이렌-생분해
▲ 폴리스타이렌-생분해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의 ‘독특한 식성’은 지금까지 알려진 곤충뿐만 아니라 거저리과나 썩은 나무를 섭식하는 곤충들이 폴리스타이렌을 분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의 간단한 장내 균총 구성과 장내 균총 내 폴리스타이렌 분해 균주를 이용해 이전까지 진행할 수 없었던 균총을 이용한 폴리스타이렌의 효과적인 분해 기술 개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교신저자인 차형준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산맴돌이거저리 유충과 장내 균총이 플라스틱을 완전 생분해 할 수 있는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며 “이 연구에서처럼 분리·동정한 플라스틱 분해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완전 분해가 어려웠던 폴리스타이렌을 생분해할 수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응용 및 환경미생물 분야의 전통적 권위지인 ‘응용·환경미생물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