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곰팡이 실시간 탐지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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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곰팡이 실시간 탐지기술 개발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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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KIST 연구팀, 부유미생물 ATP 농도 실시간 측정
- 실내외 대기환경 및 생활환경 개선 기대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세종대 정재희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병찬 박사 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인 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김병찬 KIST 박사와 정재희 세종대 교수

이에 따라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부유미생물을 포착해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반적인 실내 공기 관리 기준인 부유세균및 부유곰팡이에 한정되며, 바이러스 측정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ATP는 세포가 호흡, 대사 등을 위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그동안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포집, 미생물이 가진 ATP와 반응해 빛을 내는 발광효소를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극저농도(약 1억개 입자 중 1개)로 존재하는 부유미생물을 센서가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농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시료 포집부터 분석까지 일련의 작업들이 자동화되지 못했다. 또 상온에서 활성이 저하되는 발광효소의 특성상 장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했다.

▲ 실시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장비
▲ 실시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장비

공기 중 부유미생물의 연속적 모니터링은 크게 포집과 검출로 나눌 수 있다. 연구팀은 청소기부터 화력발전소까지 공기에 섞여 있는 먼지를 포집하는 데 널리 쓰이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100만배까지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78만배보다 향상된 것으로, 공기 1㎥(액체로 환산 시 100만㎖)당 100CFU 정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100만분의 1(1㎖)의 액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존 액상 임팩터 또는 임핀져를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 농축도가 높아 시료 확보시간을 단축하고 검출부와 직접 연결된 시스템 설계를 통해 포집된 시료의 손실과 손상을 최소화했다. 시료는 부유미생물을 융해할 수 있는 열처리부를 통과해 30일 이상의 화학적 안정성을 갖는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효소 고정화 기술의 페이퍼 디스크가 포함된 검출부로 전달된다.

기술의 핵심은 시료와 닿는 사이클론 내부 표면을 균일한 액막이 형성되도록 초친수성 물질로 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기 중 시료를 액상 계면에 자연스럽게 액화 포집해 바로 탐지부로 이송되도록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광효소와 기질을 디스크 형태의 종이에 고정화해 탐지부를 구성함으로써 모니터링의 지속성을 보완했다.

다중이용시설인 서울시내 6개 지하철 역사에서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현장적용 평가를 실시한 결과, 5분마다 연속적으로 부유미생물 농도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정보는 기존 콜로니계수법으로 측정한 농도와 근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 정재희 교수는 "공기 중 부유하는 입자상 물질은 미세먼지로 잘 이해되고 있으나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부유미생물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연구팀은 부유미생물 탐지 기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최근 부유미생물을 고농축으로 액상화하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바이오센서 기술과 접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 기술은 실험실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검증했다"면서 "향후 실용화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하드웨어 보완 및 환경적용 연구 외에도 각 생활공간별 부유미생물 특성화 및 시스템 반영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생활환경 내 부유미생물의 정보를 반영할 수 있는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며 "나아가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기술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시스템과 결합해 부유미생물의 발생 및 전파 특성, 확산 예측 모델을 공간별 특징에 따라 분석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제학술지 ‘ACS 센서’  저널표지
▲ 국제학술지 ‘ACS 센서’ 저널표지

연구팀은 향후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실내외 대기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에 지난 2월 28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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