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em Institute "한국 민주주의 급격히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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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em Institute "한국 민주주의 급격히 후퇴“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3.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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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 ‘Democracy Report 2024’ 발표
- 179개국 자유민주주의 지수 산출…한국 '독재화' 진행 국가로 평가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발표한 '2024 민주주의 리포트'

한국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한 국제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University of Gothenburg)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varieties of democracies)는 지난 7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 '2024 민주주의 보고서'(Democracy Report 2024)에서 이 같이 진단하고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이 보고서는 법치, 견제와 균형, 시민의 자유 등으로 '자유민주주의 지수'를 측정하는데, 한국은 0.60점을 얻으며 179개 국가 중 47위를 기록했다. 0에 가까울수록 폐쇄적인 독재국가이고 1에 가까울수록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은 2019년 0.78점(18위), 2020년과 2021년 0.79점(17위)이었지만, 2022년부터 0.73점(28위)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덴마크가 0.88점으로 1위, 스웨덴과 에스토니아, 스위스, 노르웨이 순이다. 일본도 0.73점으로 30위다. 북한은 178위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이 보고서는 지표의 하락세가 뚜렷한 나라를 독재화(autocratization)로 분류하는데 한국도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 나라에 포함됐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독재화(Autocratization) 유형에 속하는 국가로는 홍콩, 폴란드, 헝가리 등이 대표적인데, 홍콩은 우산 혁명 이후 범죄인 인도 송환법 등 중국의 탄압으로 민주주의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폴란드와 헝가리 역시 집권 여당에 권력이 집중되고 우경화되는 추세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최상위 그룹인 32개국 중 독재화 국가로 분류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보고서는 독재화 국가가 2003년 11곳에서 2023년 42곳으로 20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민주주의의 후퇴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특별히 한국을 들어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민주주의가 회복하는 사례로 소개했던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은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박근혜 정부 말기의 촛불 시위를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과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선 대규모 탄핵 시위 이후 군부 시절 인권운동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시켰지만, 보수 우익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전임 정부의 노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neutralized)"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강압적인 처벌과 성평등에 대한 공격 등으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전 정부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했다. 

보고서는 또한 한국의 성평등 지표가 선진국 가운데 하위권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언론의 자유 위축도 언급됐다. 한국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나라 20개국 중 한 곳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 국가들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인도 같이 인구가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강대국이 독재화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전 세계 4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각 나라의 선거 공정성, 시민과 언론 자유, 사법부 독립, 성평등 등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민주주의 지수를 평가해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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