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력정책, 양적 미스매치에서 질적 미스매치로 관점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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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력정책, 양적 미스매치에서 질적 미스매치로 관점 전환 필요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3.0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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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이슈페이퍼]

 

기술패권 시대 기술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력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경쟁력 확보는 국가경쟁력과 더욱 직결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국가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는 필수이며, 이를 위한 과학기술인력 양성, 확보 및 활용은 주요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인력 중장기 수급 전망(2019~2028)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약 10,000명의 과학기술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및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의 효율성 및 효과성 제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과학기술인력의 수요 증대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과학기술인력 양성, 확보 및 활용 정책 수립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과학기술인력의 양성 및 활용 관련 현황을 분석한 「이슈페이퍼」 〈과학기술 전공자 취업 현황 분석 및 시사점〉(저자: KISTEP 인재정책센터 이정재 선임연구위원·박수빈 연구원·이원홍 센터장)을 2월 29일 발간했다.

이번 페이퍼는 과학기술인력 현황분석의 일환으로 과학기술 전공자 취업 현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관련 정책 수립의 실효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근거 기반 정책 체계(과학기술정책의 과학화) 구축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다.

분석대상은 전문학사 이상 학위를 취득한 취업자로서 2022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2019년도를 비교연도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다.

 

□ 분석 결과 요약

ㅇ 과학기술 전공자의 비과학기술직업 종사 비중이 높음 → 양적 미스매치에서 질적 미스매치로의 관점 전환 필요

2022년 과학기술 전공자의 46.7%가 비과학기술직업에 종사하며, 학위별로는 박사 14.02%, 석사 29.7%, 학사 48.93%, 전문학사 49.25%가 비과학기술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과학기술 전공자 중 학사(61.96%)와 전문학사(28.08%) 비중이 약 90%였다.

과학기술 전공자의 비과학기술직업으로 유입되는 규모를 볼 때, 현재 배출된 과학기술 전공자가 노동시장의 과학기술직업 규모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있으며, 양적인 측면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의미할 수 있다.

이는 과학기술인력 중장기 수급 전망에서 제시하는 과학기술인력이 부족할 거라는 신호와는 다소 상반될 수 있는 현상으로, 앞으로 과학기술인력정책은 양적 미스매치보다는 질적 미스매치 해소로, ‘신규양성-공급’ 중심보다는 ‘양성-성장’의 질적 제고 중심으로 확대해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ㅇ 일자리(취업자 분포)가 변화하고 있음 → 변화 대응을 위한 계속 교육 관련 정책 확대 필요

직업별로는 사무직(-1.1%p)이 감소하고, 전문직(0.9%p)과 단순 노무직(0.5%p)이 증가하는 직업 양극화 현상이 보였다. 청년층 초기에는 과학기술직업의 취업 비중이 크다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과학기술직업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도 직업 양극화 현상과 일정 부분 맥을 같이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전공자의 취업자 비중 증가는 IT 기술 관련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고, 관련 신규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일자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학력에 비해 직업을 하향 선택하는 등 직업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나아가 구인난·구직난 등의 사회 문제로 확대되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계속 교육 체계 확대 등 관련 지원 정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ㅇ 중장년층의 취업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 → 중장년층 맞춤형 경력개발 지원 확대 필요 

최근 3년간 과학기술 전공자 연령대별 취업자 비중은 20대 이하(-0.4%p)와 30대(-3.3%p)는 감소하고, 40대(0.1%p), 50대(1.7%p), 60대 이상(2.0%p)은 증가했다. 관련하여 기능직, 단순 노무직 등의 증가는 50대 이상의 고연령대 취업 비율 증가와 사무직 감소는 30대 취업 비율 감소와 연계되며, 이는 청년들이 진입을 꺼리는 틈새 일자리로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재진입 현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층의 취업이 지식과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청년층이 피하는 일자리로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나 이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재취업을 원하는 과학기술 전공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개인의 특성 등을 고려한 체계적인 경력개발을 지원하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학력과 경력에 부합하는 다양한 취업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ㅇ STEM 기반 전문직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음 → STEM 기반 신직업 발굴 및 관련 정보 제공 확대 필요

최근 3년간 산업별-직종별 취업자 비율 변화를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0.82%p),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0.64%p) 및 ‘정보통신업-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0.54%p)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의 기술 발전에 기인한 산업구조 및 일자리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하며, 특히 STEM 기반 전문직 일자리가 증가하고 이들 일자리와 관련된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시장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을 시사한다.

STEM 기반 신직업의 발굴과 관련 정보 제공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 변화 대응 기반을 확대할 것이며, 미래 변화에 대응한 진로 교육 및 신직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과정 설계들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나아가 STEM 기반 괜찮은 신직업으로 청년층 유입 촉진은 시장의 노동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뿐만 아니라 청년층 취업의 질적 문제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 및 활용의 효율성 및 효과성을 높일 것이다.

□ 페이퍼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존 정책 패러다임 전환, 국가 차원의 계속 교육 체계 확대, 관련 정책 기반 강화 측면에서 다음의 6개 정책 제언을 제시했다.

ㅇ 제언 1: ‘신규양성’ 중심에서 ‘양성+성장’ 중심의 균형적 정책으로 전환
• 앞으로의 과학기술인재정책은 인재의 양적 확보를 넘어 인재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성 및 성장을 균형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한 단계 도약이 필요

ㅇ 제언 2: 목표 연계형 재교육 확대
• 경력개발 차원에서 단순히 재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독려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취업 및 시장 수요와 관련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재교육 과정을 연계한 패키지 정보를 제공하는 ‘목표 연계형 재교육’ 확대 필요

ㅇ 제언 3: 교육과정 모듈화 및 관련 콘텐츠 개발・지원 확대
• 필수 지식을 전달하기 데 필요한 작은 단위의 교육과정 및 콘텐츠로 모듈화하고, 교육 수요자가 모듈화된 교육 콘텐츠를 토대로 자신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교육과정 모듈화’ 확대 필요

ㅇ 제언 4: 재취업 희망 중장년층 경력개발 종합지원 체계 확대
• 과학기술 지식 소양을 갖춘 중장년층의 일자리에 대한 다양한 수요와 노동시장의 구인 수요를 연계하여 적절한 교육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는 종합 지원 체계 구축 및 확대가 필요 (구직 수요 – 교육 – 구인 수요를 체계적으로 연계 지원)

ㅇ 제언 5: STEM 기반 신직업 발굴 및 유입 지원 기반 강화
• 정기적으로 STEM 기반 신직업을 발굴하고, 관련 정보를 교육 현장 및 대국민에게 제공하는 ‘STEM 기반 신직업 정보 서비스’ 체계 구축 필요

ㅇ 제언 6: 직무 및 일자리 변화 모니터링 강화
• 기술 발전 및 융합 속도가 가속화되며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직무 및 일자리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주기적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직무 및 일자리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직무 및 일자리 변화 모니터링’ 체계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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