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한 가지,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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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한 가지,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1.03.21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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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80쪽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알렉산드로스부터 링컨, 잭슨, 비스마르크 등 위인부터 팍스 로마나, 유대인 박해, 미국 대선, 베트남 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까지 수없이 많은 가짜뉴스가 세계사를 뒤흔들곤 했다. 더 나아가 가짜뉴스가 만들어낸 거짓 정보로 여전히 억울하게 왜곡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렇고 드라큘라가 그렇다. 바로 승자의 역사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누가, 도대체 왜, 루머를 퍼뜨리는가!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한 가지다.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권력을 얻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가짜뉴스는 현대에까지 이어진다. 이젠 정보전이라는 이름으로 더 조직적이고 대규모화가 되고 있기까지 하다. 대선, 총선 등 정치권은 물론이고 기업 비즈니스를 넘어 개인 간의 다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곳에서 가짜뉴스가 활용된다. 

이 책은 가짜뉴스의 유포와 선동에 따른 정보 조작이 세계사를 어떻게 움직였는지 날카롭게 짚어보고 그것이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행해졌는지 밝혀낸다.

5,000년 세계사 속에서 독재자와 반체제 포퓰리스트는 ‘가짜뉴스’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조작하고 대중을 선동함으로써 세상을 움직여왔다. 근현대에 들어 널리 국민국가가 전파되면서 대중의 동의 없이는 포퓰리즘과 독재 행각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가짜뉴스 같은 정보의 조작 때문에 민주주의는 점차 형식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세계 대공황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져 대중의 삶이 힘겨워지고 사회 불안이 증폭되자, 포퓰리스트나 독재자가 기다렸다는 듯 자신들의 존재를 마구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온갖 모략으로 대중을 선동하며 국제정치를 뒤흔들었다.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소련의 스탈리니즘 등은 교묘한 프로파간다를 통해 대중을 칭칭 옭아매며 세계를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로 내몰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지 70여년, 냉전이 종식되고 EU가 성립된 지 30여년, 리먼 쇼크가 발생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오늘날은 격변하는 시대와 케케묵은 의식 사이의 괴리가 너무나 크다. 낡은 시스템들이 서로 맞부딪치며 경제 또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어쩌면 대중의 욕구불만과 울분이 쌓이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포퓰리스트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실제로 그들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 인기를 끌기 위해서 루머를 퍼뜨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현상들이 모두 나쁘다고 치부할 수는 없겠으나, 사회를 불안정하게 한다는 점만은 부정할 수 없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족에서 그 모든 정보를 처리하기에는 상당한 수고가 따르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인터넷 보급으로 정보의 과잉 시대가 되었다. 요즘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시의 대상이 되는 그런 시대에 접어들었다. 인터넷의 편리함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인간이 생각해낸 정보 전달 및 선전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온 인터넷은 어느 틈엔가 세계사가 애써 키워온 인권과 국가시스템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성장해버렸다. 

정보전에서 타이밍이 기가 막힌 가짜뉴스는 큰 힘을 발휘한다. 가짜뉴스는 공격 측보다 방어 측 비용이 많이 드는 비대칭적 특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가짜뉴스가 현대 선거전의 커다란 전략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가짜뉴스를 어떻게 활용해 대중을 선동했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더 나아가 그 결과로 얼마나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까지 짚어준다. 대중의 마음을 얻어 승자가 될 것인가, 패자가 될 것인가. 이 책을 통해 가짜뉴스가 활용된 역사적 사건을 짚어보고 그런 가짜뉴스의 주체적 비주체적 희생양이 되지 않고, 나아가 선의의 가짜뉴스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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