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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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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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 페터 쾰러 지음 |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68쪽
 

우리는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고, 희망 사항이 진실을 이기며, 가짜 뉴스가 공식 뉴스가 되는 ‘탈진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팩트 체크 전문 기관인 폴리티팩트의 분석에 따르면 선거 유세 기간에 트럼프가 했던 168개 주장 중 70퍼센트는 ‘잘못됐거나’, ‘상당히 잘못됐거나’, ‘소름 끼칠 정도로 잘못된’ 주장이었다. 그러니까 세 차례의 발언 중 두 번은 진실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의 구분을 어렵게 하고 현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을 서로 뒤섞으며 심지어는 틀린 것이 옳고, 옳은 것이 틀리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가짜 뉴스는 인터넷이 생기면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역사 속 최초의 가짜 뉴스는 무려 3,000년 전의 것으로, 기원전 1274년경 람세스가 히타이트와 벌인 전쟁사를 기록한 돌기둥에 등장한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이용해 문학계를 속인 소년, 2007년까지 성물로 모셨던 잔 다르크의 유해가 사실 이집트 미라였다는 사례 등 과거부터 최근까지 있었던 다양하고 흥미로운 가짜 뉴스들을 모아 전달한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사실 신문보다도 더 오래됐다. 전단지나 팸플릿을 통한 뉴스의 전파는 15세기 후반에 시작됐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현실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에 인본주의 가치관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또 무역의 발달에 따라 해외 시장을 정복하려는 상인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초자연현상이나 기적을 모아놓은 서적 및 전단지가 아닌, 세계의 이해를 돕고 경험에 근거한 정보가 중요하게 여겨졌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은 국가의 네 번째 권력이나 다름없게 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언론의 권력은 더욱 커져갔다. 사건이 하나 일어나면, 대중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그런 다음 설명이 추가되고 소문이 응축되는 것이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사실에 대한 소문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은 곧 소문이 주는 만족감이 이성을 누른다는 것이며, 진실이 악한 세력의 이익을 위해 무자비하게 억압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터넷을 등에 업고 그것은 더 빠르게 우리 사이를 통과할 수 있게 됐다. 익명성 때문에 웹상에서 소문과 증거의 일관성을 갖추는 것은 더 쉬워졌으며,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과 맞기만 한다면 뉴스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곧장 말로 전하거나 인터넷에 게시한다.

이 책은 현대의 가짜 뉴스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왜곡된 사실과 사회문화적 허위 사실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가짜 뉴스들 중에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퍼져나간 소문도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것들도 있다. 왜곡되거나 과장, 축소된 보도로 유익을 얻는 무리는 어떤 무리이며, 또 진실을 숨기는 사람들은 어떤 동기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지 과거 연합군과 나치, 해외의 정치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읽어본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전거, 디젤에 대한 이야기,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대한 내용과 셰익스피어, 아벨라르와 엘로이자의 로맨스, 괴테의 작품들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유명한 소설, 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매체들을 통해 참과 거짓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조금만 따져봐도 틀린 사실들이 매우 많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실과 거짓의 결정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우리의 삶은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있을까? 저자는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지식들을 파헤쳐 오류로 가득한 우리의 지식이 오늘날 어떤 영향력과 의미를 가지는지 논한다. 그동안 지식인 및 여러 운동가들은 수많은 가짜 뉴스를 밝히는 데 힘썼다. 통치자의 이익과 시민의 조종을 위해서 진실을 조작하는 나쁜 거짓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짜 뉴스는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러 가짜 뉴스들의 다양한 측면을 알아가며, 앞으로 우리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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