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국가 이후의 한국 과학기술, 新국가 비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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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국가 이후의 한국 과학기술, 新국가 비전 시급하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11.05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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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 브리프]

 

여전히 발전국가 모델에 포획된 한국은 과학기술 국제의제를 선도할 과학기술 新국가 비전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이하 과기정책연)은 1987년 이후, 서로 다른 과학기술의 길을 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을 살펴보고 한국 과학기술이 국제의제를 선도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 「과학기술정책 Brief」 Vol.12을 지난달 25일(수) 발간했다.

브리프는 분석 결과의 시사점으로 ① ‘대외과학기술전략’으로서의 新과학기술 R&D 투자 철학 확립과 주류화 시급, ② 발전국가형(개도국형) 헌법의 개정과 과학기술 최상위 규범체계의 재정비, ③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과학연구 플래그십 프로그램 기획 제안을 제시했다.

 

▶ 1987년 이후, 대한민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과학기술의 길

ㅇ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국가 성공의 극대화를 위한 수단

한국의 과학기술은 1987년 개헌 이후에도 60~70년대 개발도상국가 경제발전 모델을 계승, 국민경제 발전을 최고 목표로 제한해 왔다.

ㅇ 일본의 과학기술: 인류를 위한 과학 프론티어 탐구

반면, 일본은 전후체제의 한계 극복을 위해 새로운 국가 철학으로 국제주의를 전면에 도입했다. 그 일환으로 1987년 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는 베네치아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에서 인류의 생명연장과 질병극복에 기여하는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 HFSP(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을 제안했다.


▶ 나카소네의 국제주의 과학 구상, HFSP 개요와 성과

ㅇ 국제주의와 과학의 결합, HFSP 과학정책의 기초

일본식 대외과학기술전략, HFSP는 생명과학 기초연구 지원을 통한 국제사회 지속 성장 및 공동번영을 추구하며, 전 세계 연구자의 참여가 가능한 생명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공동연구를 지원, 이를 통해 일본은 기초과학 목표를 ‘인류 생명연장과 질병극복’으로 승격했다. 이는 일본의 ‘대외과학기술전략’으로서 전후 일본에 대한 ‘경제동물’같은 폄훼적 국가 이미지 극복에 기여했다.

 

ㅇ 국제정치의 ‘호혜주의’는 일본 대외과학기술전략의 기초로서 1987년 이후 일본 노벨상수상자 18명을 배출했다.

국제정치의 작동 원리인 호혜주의는 일본 노벨과학상 수상이라는 보상회로를 강화했고, 수상자의 80%가 1987년 이후 배출된 배경이 되었음

 

▶ 한국, 발전국가 이후의 과학기술 新국가 비전 마련 시급

ㅇ  다원화된 가치와 목표를 추구하는 선진국 vs. 경제성장에 올인하는 한국

과학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는 인류의 평화와 연대, 인간 한계 극복,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 등 다양하나, 현 헌법 하에 한국 과학기술은 경제성장 수단으로 자동회귀하게 되어 있다.

ㅇ 발전국가 극대화를 향한 정부R&D 투자관의 편향과 빈약한 포트폴리오

한국의 정부R&D 사업은 ‘82년 특정연구개발사업, 90년대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을 핵심모델로 
삼아 추격형 경제성장 모델에서 성장동력 개발을 통한 탈추격형 경제성장 목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정부R&D 예산은 2023년 31.1조 원(최근 5년간 연 +10.9%), 민간포함 국가R&D는 2021년 100조 원을 넘었으나 경제성장중심의 R&D 투자관에 균형을 가져올 대안적 명분과 투자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

실제, 경제성장 목적의 정부R&D 투자비중은 한국이 48.6%(2019년)로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 시사점

ㅇ ‘대외과학기술전략’으로서의 新과학기술 R&D 투자 철학 확립과 주류화 시급

• 선진국형 국가책략(Statecraft)으로서 ‘대외과학기술전략’의 확립

•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고귀한 방식은 과학연구 지평의 확대

ㅇ 발전국가형(개도국형) 헌법의 개정과 과학기술 최상위 규범체계 재정비 

• 일본과 달리, 우리의 R&D 투자관은 과학기술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고 있기에, 헌법과 과학기술기본법에서 학문의 자유, 인류에의 공헌을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최상위 목표로 재설정 필요

ㅇ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과학연구 플래그십 프로그램 기획 제안

• 국제사회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만들기 위한 과학연구 플래그십 프로그램 기획단의 설치운영

• G7 확대 정상회담 과학기술 의제로서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인류를 위한 과학 프로그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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