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의 최전선이 된 한일 경제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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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경쟁의 최전선이 된 한일 경제전쟁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10.16 0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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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온다: 일본의 부상, 한국 경제의 위기 | 김현철 지음 | 쌤앤파커스 | 360쪽

 

다극 체제와 디리스킹의 시대, 일본이 새로운 대외 팽창을 시작했다. 오염수 방류, 한미일 정상회담, 들썩이는 일본 증시…. 어느 때보다 일본이 뜨겁다. ‘잃어버린 30년’에 팬데믹 카운터펀치로 더 주저앉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증시는 활황이고 엔저 특수로 여행객도 북적인다. 

과연 일본은 다시 아시아의 맹주로 부활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최후의 불꽃일 뿐 곧 사그라들고 말 것인가? 인태전략, 쿼드 등 아베가 생전에 그려놓은 대국 외교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다시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고자 판을 흔드는 일본과, 추격에서 추월로 일본을 넘어서려는 한국, 두 나라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미일 3국의 협력은 과연 한국 경제에 득일까, 실일까? 미중 패권경쟁의 대리전이 된 한일 경제전쟁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저자 김현철 교수는 “일본이 새로운 대외 팽창을 시도하며 국제 질서의 판을 흔들고 있다”고 일침했다. 과거 임진왜란과 태평양전쟁 같은 일본의 대외 팽창 시도는,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며 최악의 결과를 낳았고 그 와중에 한국은 늘 피해 당사국이었다. 그런 일본이 다시 팽창을 시도하며 한반도로 오고 있다.

이 책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큰 흐름을 보여주고 지금의 미국과 중국, 일본의 진짜 속마음을 낱낱이 파헤쳤다. 또 이미 세계 10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7위 통상대국이 된 한국 경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 저자가 제안하는 한국 경제 특급 처방을 담았다. 지경학과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여러 선진국이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도 쉽게 알려준다. 

책은 먼저 한국이 어떻게 일본 추격에 성공했는지 설명한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이 된 ‘한강의 기적’도 물론 놀랍지만, 더욱 주목할 것은 세계화 물결에 재빠르게 올라타 디지털, 모바일 혁명에서 앞으로 치고 나간 것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이 플라자 합의 등 몇 번의 외부 충격으로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동안 한국은 세계화, 디지털화에 앞서나가며 곧 추월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이 대외 팽창을 시도하며 다시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로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을 봉쇄하려 하고, 대만과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켜 자신들은 기지국가가 되어 이익을 취하겠다는 심산이다.

일본은 왜 다시 밀려오는가? 이것이 한국 경제에 주는 충격은 무엇인가? 한반도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외부적인 큰 충격이 없는데도 왜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고 있는가? 누가 ‘복합 경제 위기’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위기의 본질을 덮는가?

팬데믹 이후 다극 체제, 디리스킹으로 전환되면서 세계 각국은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 분주해졌다. 이 책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전략을 보여주고, 일본의 잘못된 팽창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또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폭넓게 다루며 국내외 큰 흐름에 잘 올라타 결정적 타이밍을 잡기 위한 전략을 담았다.

저자는 “경제의 뿌리에는 정신이 있고 이 정신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역사다.”라고 말하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경제와 정치, 국내 경제와 세계 경제,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설명했다. 덧붙여 순종형인 일본인과 달리 “니가(네가) 뭔데?”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자본주의 정신, ‘김연아 세대’의 탁월한 기량과 도전의식이 있으니, 아무리 정치가 발목을 잡아도 한국 경제는 희망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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