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삭감, 해외논문 구독 예산도 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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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삭감, 해외논문 구독 예산도 깎아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10.07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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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라이선스 사업(저널구독) 축소 … 연구 역량 퇴행 우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지원 대학 학술지 구독 예산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교수는 물론 대학원생들이 국내와 해외의 학술지와 저널, 학술 논문 등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구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2024년도 예산이 전년 대비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삭감에 이어 대학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최신 논문 등 연구자료를 보지 못하는 기초연구 붕괴위기에 내몰렸다는 지적이다.

대학라이선스 사업은 전년 대비 6억 원 삭감됐으며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3.4%)과 전년비 환율상승(5.4%)을 감안할 경우 체감 예산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대학라이선스 사업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예산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삭감됨에 따라 내년 예산을 바탕으로 선정될 25년도 서비스 저널 및 학술DB의 규모 역시 최초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국가 R&D 연구과제비 단가 감소와 함께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축소로 기초연구분야와 대학 학술·연구의 전면적인 후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국가 기초연구 및 고등교육 연구역량과 관련된 예산 삭감으로 ‘자율과 창의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 및 인재양성(76번)’과,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85번)’ 등 국정과제들도 폐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도별 4년제 대학교들이 구독하고 있는 전자저널의 숫자를 비교해 보면 세종과 제주, 충청과 호남권에 위치한 대학들은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 90종의 전자저널을 구독하고 있는 만큼 세종과 제주에서는 서울대(90종)와 비교해서 각각 10배, 6배의 기초 연구역량의 양적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학술DB와 전저저널 패키지 구입에 국고 20%가 지원되는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예산 축소로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방대학들의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전자저널 구독 종수 상위 20개교 중에 8개교가 소위 서울권 주요 대학들로 채워져 있고, 11개교가 수도권에 몰려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연구역량의 차이가 심화되었다는 사실이 지표로도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상위 20개교 중에 의과대학이 설치되지 않은 대학이 단 1개교(홍익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국내 대학연구는 기초연구보다는 의학연구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의과대학이 없는 지방대 연구진은 연구에 필요한 논문을 보고 싶어도 그 제약이 크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다.

한편 대학들이 부담한 전체 자료구입비는 지난 10년간 감소했지만 자료구입비 중 전자저널과 학술DB 등 전자자료 구입비는 그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그나마 국고에 의존해온 지방대학의 전자자료 구입 부담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동용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기초연구 R&D 예산을 삭감하고 대학연구 역량마저 퇴행시킨 유일한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기초연구와 지방대학을 동시에 죽이는 대학라이선스 예산 삭감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더불어 대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 주제 저널패키지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할 경우 약 69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동용 의원은 “대학 연구역량의 공공성과 국가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저널패키지에 국고를 제대로 투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초연구와 대학의 연구역량이 곧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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