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나영주 교수, 실크 민족 ‘세레스’ 고대 신라 사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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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나영주 교수, 실크 민족 ‘세레스’ 고대 신라 사실 밝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9.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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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스’ 중국 아닌 고대 신라 지칭하는 사실 확인
- “국내외 문헌자료 융복합적 연구 통한 성과”

 

한인수문의우자손무극 비단으로서 한(韓) 글자가 들어있는 부분: 서기전 3~5세기로 파악되는 북방 민족의 전형적인 동물 문양 비단은 청색 바탕으로 흉노의 왕이었던 선우가 팔 보호대로 사용하던 것이며, 한(韓) 글자가 직조된 동물 문양 5색 색동 비단은 삼한시대의 유물로 보인다고 나영주 교수는 주장했다.

인하대학교는 나영주 의류디자인학과 교수가 서역에 비단, 사치품 모피, 양질의 철 등을 서기전 5∼6세기경에 수출하던  ‘세레스’(Seres)가 고대 신라였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나영주 교수는 수년간 융복합적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외 2편의 우수 논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문헌자료를 교차 확인해 고대 서역에 비단 유입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고대 그리스·로마인이 부른 ‘비단의 민족, 세레스’가 중원의 지나족(현재의 중국)이 아니라 고대 신라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였음을 밝혔다. 

고대 신라는 삼국시대의 신라가 아닌 기원전 고조선을 구성했던 국가 중 하나를 일컫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선 세종실록에 따르면 고조선은 9개의 큰 나라의 동맹으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그리스·로마에서 세레스라고 불렀던 나라가 고대 신라라는 것이다.

       나영주 교수

나영주 교수는 실크가 당시 서양에서 세르, 세레스라고 불렸는데 세르는 화살촉이라는 뜻도 있어 세레스는 극동으로부터 화살촉과 비단을 가져오는 고대 신라 사람을 지칭했었다고 하며, 세석기 화살촉이 유명한 고조선에서는 평민들도 비단을 착용할 정도로 생산량이 풍부했다고 설명했다. 

고대 신라는 말과 소·밍크 모피·고품질 철을 수출하는 풍요로운 사회였으며, 고품질의 철기를 제조·수출한 것은 세계 최초였다고 설명했다. 신라는 ‘사로, 새라, 신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는데 특별히 ‘온 세상에 밝은 빛을 퍼뜨린다는 뜻의 sɐrɐ 였다’는 세계 최고 갑골음 전문가인 최춘태 교수의 국호 신라에 대한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나영주 교수는 설명했다. 

세레스와 신라의 어원뿐 아니라 작잠 누에고치의 분포·자연지리적 환경, 문무왕의 흉노계 족보, 고대 서양 지도에 나타난 세레스, 직기종류·형태, 견직물 종류·특성, 비단 문양의 상징성, 고대 서양과의 교류 기록 등의 융복합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나영주 교수의 이야기다. 

또한 고문헌에서 ‘오랑캐가 비단을 직조한다(厥匪織貝)’, ‘우이족이 두껍고 뻣뻣한 오색의 비단 빙금(氷錦, 東夷貝錦)을 직조한다’는 동이족의 차별적인 견직물 문화에 대한 묘사 기록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비단과 함께 수출됐던 사치품 모피와 양질의 철, 역시 중요한 증거라고 했다. 고조선 척산의 문피 수출에 대한 관자 기록뿐만 아니라 강철 빈철(銕)도 동이족이 시작한 철 가공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기 1세기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서 최고급의 철은 세레스의 철, 다음은 파르티아의 철이라는 구절을 찾아냈다고도 했다. 

만주와 몽골어 발음으로 설명되던 실크 어원 ‘실쿠리’는 견사를 감은 후대에는 고구려의 실쿠리가 고대에 국제 공통 화폐가 되면서 ‘실크’가 ‘세레스’ 단어를 대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비단을 중심으로 수년 동안 연구해온 나영주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는 “동·서양기록의 교차검증 연구를 통해 그동안 일본 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감춰진 실크로드 문화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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