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육성과 평가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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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육성과 평가방안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9.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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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연구브리프]

 

역량에 대한 사회적 필요의 증가, 역량을 재개념화하고 이를 개발하려는 국제적 관심과 함께 청년층의 극심한 실업률은 대학 교육의 초점을 학생의 역량 개발로 전향하게 한 중요한 이유에 해당한다.

특히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 고등교육 보편화시대에 대학을 졸업해도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이 원활해지지 않자 대학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교육 경험의 내용이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에서 아는 바를 실제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인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따라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사업’을 시작으로 연구에만 치중되어 있던 대학정책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관심을 두게 되었고, 범국가적 차원에서 역량교육을 강조하는 추세에 따라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지표’는 대학의 역량교육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 대부분의 대학이 역량기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다.

특히 팬데믹을 겪으며 교육혁신에 대한 요구가 가속화됨에 따라 역량기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의 성과로 교육과정과 교과목 그리고 교수학습방법의 연계가 강화되는 등 일정 수준의 성과를 얻었다.

이에 한국교육개발원은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 관련 인식, 관련 조직 및 전담인력, 지원과 환류 체계 관련 조사결과를 제시한 연구브리프 <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육성과 평가방안>(저자: 김은영 선임연구위원)을 9월 19일 발간했다.

이 브리프는 2022년 7월 전국대학교육처장협의회에서 70개 대학의 교무처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파악했다.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 현황 분석 결과

▶ 역량기반 교육과정 강조의 정책방향에 대한 인식과 제도 현황

ㅇ 응답자의 94%(70개 대학 중 65개 대학)가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현 고등교육 정책 방향에 동의. 이와 같은 정책 방향이 대학교육의 목표와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대학교육의 성과 관리를 고도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인식 공유

ㅇ 핵심역량을 관리하는 전담부서가 있는 대학은 69개(98.6%). 학과의 전공능력 관리를 지원하는 전담부서가 있는 대학도 93%에 달함

ㅇ 조사 참여대학의 75%가 역량기반 교육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 운영. 86%는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육환경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응답. 반면,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재정 확보가 용이하다는 응답은 60%로 상대적으로 낮음.

▶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전공영역으로의 확산과 학생평가

ㅇ 응답자(대학)의 90% 이상이 학생 핵심역량과 전공능력에 기반하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한다고 응답.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은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덜 정착되었거나 확산된 경향을 보임.  

ㅇ 역량기반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개별 교수자가 강의(수업)를 설계·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교원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운영이 상당히 보편화된 반면, 역량 자체에 대한 이해나 다양한 학생역량 평가방법에 대한 연수는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남. 이는 교수자들이 역량의 본질이나 속성이 무엇인지, 그러한 역량을 어떻게 관찰·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에 앞서 수업을 설계·운영하는 전략이나 기술(techniques)이 강조되고 있음을 시사함.

ㅇ 조사참여 대학의 93%가 대학 차원에서 학생역량을 정기적으로 진단하며, 70% 이상이 학생역량 진단 결과를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환류로 활용한다고 응답하였으나, 객관적인 평가방법을 활용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남.

ㅇ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학과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소속 대학의 전체 학과 혹은 전공 수 중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학과 혹은 전공 수의 비율은 평균 90.4%로 매우 높았으며, 유효 응답 54개 대학 중 41개 대학(75.9%)은 대학 내 모든 학과(100%)가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남.

▶ 핵심역량을 포함, 교육성과관리 전담부서와 전임인력 현황

ㅇ 대학의 핵심역량 관리 전담부서의 석사급 이하 행정업무 인력은 평균 3.7명, 박사급 이상 기획업무 인력은 평균 2.1명이었으며, 전담인력 수의 대학 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남.

ㅇ 개별 학과들의 전공능력 설정 및 관리를 지원하는 전담부서에 대한 응답의 경우 ‘역량기반 교육 관련 전담부서’가 학과들의 전공능력 설정과 관리를 지원한다는 대학이 34개(48.6%)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임.

ㅇ 그 외 교수학습지원센터를 전공능력 관리 지원부서로 명시한 경우가 19개(27.1%), 기타 12개(17.1%)였음.  또한 전담부서로 교무처, 학과별 자체평가위원회, 교육과정인증센터, 교육과정혁신센터 등이 제시된 반면, 전공능력 관리 지원부서가 없다고 응답한 대학이 5개(7.1%)로 나타남.

▶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제도와 인프라

ㅇ 역량기반 교육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교원업적평가, 인센티브 등)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런 편이다’ 혹은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핵심역량 기반 교육혁신에서 77.2%, 전공능력 기반 교육혁신에서 75.0%로 모두 높게 나타남. 

ㅇ 이와는 반대로 ‘그렇지 않은 편이다’ 혹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핵심역량 기반 교육혁신에서 22.8%, 전공능력 기반 교육혁신에서 26.5%로 나타남.

▶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환류

ㅇ 학생들의 핵심역량 혹은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어느 수준에서 환류를 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설문 참여 대학의 82.6%가 교육과정 수준에서 환류를 한다고 응답함.

ㅇ 교과목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75.4%, 대학본부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60.9%, 단과대학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21.7% 순으로 나타남.

ㅇ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의 경우,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과는 달리 설문 참여 대학의 78.6%가 교과목 수준에서 환류한다고 응답함. 다음으로 교육과정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71.4%, 대학본부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42.9%, 단과대학 수준에서 환류하는 비율이 14.3% 순으로 나타남.


■ 결론 및 시사점

ㅇ 대학은 대체적으로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현 고등교육 정책 방향에 동의하고, 이러한 정책 방향이 대학교육의 목표와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대학교육의 성과 관리를 고도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높음. 그러나 응답자들이 각 대학의 역량기반 교육과정 업무를 총괄하거나 관련 정책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교수자 혹은 관리자 집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 내에서 그러한 인식과 공감대가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ㅇ 대학 관리자 집단의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감대와 함께 개별 대학 내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조직과 제도의 정비가 상당수 대학에서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관찰됨. 그러나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재정 확보가 용이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60%로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선행연구에서 대학의 전반적인 재정 여건에서의 대학별 편차가 상당히 크다고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편차가 역량기반 교육과정 운영을 추진하기 위한 재정 여건의 편차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음.

ㅇ 조사에 참여한 대학의 90% 이상이 학생 핵심역량과 전공능력에 기반하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였으며 전공능력 기반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은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덜 정착되었거나 확산되지 않은 경향을 보임.

ㅇ 역량기반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개별 교수자가 강의(수업)를 설계·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교원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운영이 상당히 보편화된 반면, 역량 자체에 대한 이해나 다양한 학생역량 평가방법에 대한 연수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남. 이는 교수자들이 역량의 본질이나 속성이 무엇인지, 그러한 역량을 어떻게 관찰·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보다는 수업을 설계· 운영하는 전략이나 기술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줌.

ㅇ 조사참여 대학의 93%가 대학 차원에서 학생역량을 정기적으로 진단하며, 70% 이상이 학생역량 진단 결과를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환류로 활용한다고 응답함. 그러나 향상도 분석의 근거가 되는 학생역량 진단에는 자기보고식 설문조사가 활용되는 경우가 80%였으며, 직접평가방법인 선다형 시험이나 수행형 과제가 활용되는 경우는 40%로 상대적으로 낮음.

ㅇ 대학교육의 성과로서 학생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다수의 대학들이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국가 수준에서 대규모 대학생역량 평가도구로 개발되어 보급된 K-CESA를 활용하는 대학이 13~14%로 낮은 것으로 나타남.

ㅇ 100여 개의 대학혁신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60~70개 대학이 K-CESA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개선 및 환류가 가능한 분석을 기획하고 대학의 구성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춘 교직원의 역량이 부족한 것이 그 원인일 수 있음.

ㅇ 역량기반 교육의 최종적인 목표는 학생들의 ‘역량의 향상’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교육활동을 설계·운영하는 것으로, 대다수의 대학이 ‘역량’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형식과 조건을 갖추고 실제 수업 단위에서 교수·학습의 방법이나 전략을 바꾸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ㅇ 또한 학생의 역량을 정기적으로 진단하고 그 정보를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환류 정보로 활용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이나, 다수의 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대학 수준의 학생역량 진단 방법이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성과를 실질적으로 평가하기에 적절한지, 그러한 역량 진단의 결과가 제공하는 교육과정의 개선을 위한 환류 정보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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