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대학원 유학생 “60.7% 한국 유학생활 만족···50% 이상, 불평등과 차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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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대학원 유학생 “60.7% 한국 유학생활 만족···50% 이상, 불평등과 차별 경험”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8.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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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C·5개 연구정보센터 '국내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연구 환경 조사> 결과 발표

 

• 유학생 한국어 공부의 필요성이 크다고 느끼지만, 실제 한국어 공부 시간은 부족
• 유학생 10명 중 7명 언어 문제로 원하는 과목 수강에 불편함을 경험 
• 대학 내 유학생을 위한 학사 및 행사 지원 부족, 상담할 수 있는 제도 프로그램 미비 
• 유학생 10명 중 3명 연구실 동료 간 갈등 경험 - 구성원 간 성격 차, 선후배 위계질서, 인권침해, 연구 외 잡무 분담 
• 유학생 50% 이상, 외국인이라는 정체성에 기인한 불평등과 차별 경험         
• 유학생 66% 졸업 후 한국에 잔류해 취업(진학)할 의향 있어 
• 유학생들을 위한 언어 지원, 취업 기회, 문화 프로그램 지원, 행정 절차 개선 필요
• 외국인은 외계인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은 총 8만6562명이다. 이 중 외국인 유학생은 8,321명으로 전체 대학원생 중 약 10%에 해당된다.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시민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와 5개 연구정보센터(생물학연구정보센터, 기계로봇연구정보센터, 전자정보연구정보센터, 한의학융합연구정보센터, 의과학연구정보센터)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연구 환경 설문 결과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총 355명의 유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는 전체 문항에 대해 응답한 173명을 대상으로 분석됐다.

우선 유학생들의 교육과 연구환경 측면들을 살펴보면, 언어 문제로 인해 원하는 과목 수강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74%로 나타나, 불편하지 않다 23.1% 응답보다 약 3배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지도 교수로부터 충분한 연구 지도를 받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20.2%와 그렇다 38.2%로 나타나, 그렇지 않다 8.1%, 전혀 아니다 4.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소속 대학의 학사 및 행정 처리에 필요한 문서와 웹 서비스 등이 영어로 제공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52.6%가 일부만 제공되고 있다고 응답했고, 12.14%는 한국어로만 제공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평소 연구실에 머무는 시간은 10시간~12시간 정도가 41.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12시간~15시간 정도 머문다고 응답한 경우가 16.8%, 15시간 이상도 9.8%로 나타났다. 

유학 생활 중 교육과 연구환경 부분에서 종합적인 만족도는, 만족이 46.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보통 28.9%, 매우 만족 13.3%, 불만족 8.7%, 매우 불만족 2.3%로 조사되었다.

다음은 소통과 관계 부분으로 연구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소통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28.9%로 조사되었다. 연구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질문에서는, 영어가 71.7%로 가장 많은 응답을 하였으며, 한국어는 26%로 나타났다. 반면, 연구실에서 주로 어떤 언어로 소통하길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영어가 79.77%가 되었고, 한국어가 19.65%로 나타나, 영어로 소통하는 환경과 영어로 소통을 원하는 경우가 차이를 보였다.   

한국 유학 생활을 위해 한국어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64.16%로 조사되었다. 한국어 공부가 필요한 이유로 공식적으로 영어를 사용하지만, 많은 대학 행사와 강좌들이 한국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어 공부를 별도로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2.5%로 나타났으며, 거의 하지 않거나 주 1시간 미만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는 비율은 36.4%로 조사되었다. 유학생 중 37.6%가 현지 적응을 위해 한국인 대화 파트너 매칭과 같은 별도 프로그램이 소속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36.4%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고, 26%는 모르는 상태였다.

연구실에서 동료 간 갈등이 발생한 경우를 묻는 질문에서는, 가끔 있다 25.4%, 자주 있다 4.1%로 조사되었다. 갈등의 원인으로는 구성원 간의 성격 차이가 43.1%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으며, 연구실 선후배 관계에 따른 위계질서 문제 31.4%, 폭언, 폭행 등의 인권 침해와 연구 외적인 업무 분담의 문제 등이 각각 21.6%로 조사되었다.

연구실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불평등과 차별을 느끼는 경우는, 매우 많다는 응답이 12.1%, 어느 정도 있다는 응답이 41%로 나타났다. 차별의 사례로는 언어 장벽에서 오는 오해와 고립, 행정 업무 및 장학금 수혜, 연구 기회에 대한 차별이 언급되었다.

대학원 생활에서 애로 사항 발생 시 소속 대학 내에 상담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나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질문에서는,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35.8%,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30.1%로 조사되었으며, 유학생 중 34.1%는 제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연구실에서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만족 47.4%, 보통 39.9%, 불만족 12.8%로 나타났다.

생활과 거주 측면에서, 유학생들이 처음 한국에 정착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대상은, 동료 유학생이 34.1%로 가장 많았으며, 연구실 동료가 22%로 조사되었다. 유학생들의 주거 형태로는 대학 외부 숙소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61.8%로 대학 내 숙소 이용 34.1%보다 1.8배 정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유학생들이 종교 활동에 대해 느끼는 제약에 대한 질문에서는 제약이 많다는 응답이 3.5%, 제약이 조금 있다는 응답이 14.5%로 조사되었다. 또한, 생활비에 대한 질문에서 부족하다는 응답이 29.5%로 조사되었다. 유학생 중 절반 이상(53.2%)은 유학생 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고, 가입한 경우 중 45.7%가 모임이 유학 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유학 생활 중 거주와 생활 측면에서 전반적인 만족도는, 보통이 42.8%로 가장 높았으며, 만족 40.5%, 매우 만족 8.1%로 나타났다. 불만족 7.5%와 매우 불만족 1.2%로 나타났다. 

종합적인 부분에서는 졸업 후 한국에 계속 있을 예정으로 응답한 경우는 30.6%로 조사되었으며, 한국에서 취업(진학)할 수 있다면 남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65.9%가 남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전혀 없다고 응답한 13.3%보다 5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유학 생활 중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는 언어 소통이 35.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생활비 부족 23.1%, 유학생 대상 대학 행정 처리 18.5%, 외로움 17.9%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외국인으로 일하고 생활하기에 한국이 어떤 환경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좋다고 응답한 경우가 43.9%로, 나쁘다고 응답한 14.5%와 비교해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유학 생활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더 좋아졌다가 37.6%로,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경우(19.1%)보다 약 2배 정도 높게 조사되었다.  

유학 생활의 전반적인(교육, 연구, 소통, 관계, 거주, 생활 등) 만족도를 종합한 결과, 만족 47.4%, 보통 31.8%, 매우 만족 13.3%, 불만족 5,8%, 매우 불만족 1.7% 순으로 조사되었다. 

마지막으로, 유학생들의 자유 의견에 따르면 언어 소통에 기인한 어려움과 생활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며, 외국인으로서 느낀 차별을 토로하는 의견도 많았다. ‘우리는 외계인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언어 지원, 취업 기회,  한국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및 유학생의 행정 절차 개선 등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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