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실험으로 대학 서열주의, 수도권 중심주의 극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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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실험으로 대학 서열주의, 수도권 중심주의 극복을 꿈꾼다
  • 이정기 동명대·커뮤니케이션학
  • 승인 2023.07.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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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다_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3』 (이정기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112쪽, 2023.07)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의 출간 동기

2009년 박사과정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130편에 가까운 학술 논문과 26권의 학술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저는 연구를 좋아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으로 연구자의 정체성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3월 지역 대학의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많은 경우 교수는 특정 분야의 내용 전문가지 교육(방법) 전문가는 아닙니다. 저의 경우 석·박사과정 5년 6개월 동안 교육방법 관련 수업을 듣거나 특강을 들은 적은 없었습니다. 교육 관련 학과 출신이 아닌 대부분의 대학원생은 필자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전공인 저의 경우 다행히 박사학위 취득 4년 2개월 동안 한양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며 교육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다양한 교수법 특강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교수방법에 대한 이론적 학습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교수가 되면 모든 교과목을 혁신교과목으로 운영해 보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론은 이론이었고, 실전과는 달랐습니다. 의욕만 앞선 나머지 교수로 임용된 첫해의 강의평가 성적은 학내 최하위 수준으로 처참했습니다.

이에 저는 어떻게 해야 강의를 혁신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학내 교수학습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강의를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강의 개선 과정을 책으로 정리해 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개의 책으로 구성된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집필된 책입니다. 즉 이 책은 지역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교수의 6년간의 수업 개선 사례, 교과-비교과 과정 고도화 사례 등을 정리한 ‘강의 개선 노트’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하위 수준의 강의평가를 받던 강의를 어떻게 개선했고, 강의 개선 이후의 변화는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마치 일기를 쓰듯 기록해 보고자 한 것입니다.

저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젊은 연구자, 교수들에게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대학교육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길 원했고, 개별 교수가 교수학습지원센터의 전문가(교육 방법 전문가), 지역사회 전문가들과 함께 강의를 개선하고자 노력할 때 대학교육이 혁신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길 바랍니다. 제가 교육학을 전공한 교육 전문가가 아님에도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를 지속해 선보이고 있는 것은 교육 전문가의 교육 혁신 사례보다 평범한 교수의 교육 혁신의 과정이 또 다른 평범한 교수들의 수업 혁신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의 내용

평범한 교수의 교육 혁신 실험의 과정을 정리한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교수 생활 2년 차인 2019년 8월에 출간된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1>에는 문제중심학습, 플립러닝, 리빙랩의 개념과 사례, 산학융합교육과 교과 비교과 융합 교육의 개념과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대학교육 현장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형태의 혁신 교수법의 개념과 수업 적용 사례와 효과를 소개함으로써 대학 교육의 혁신 가능성을 모색해 본 것입니다.

교수 생활 5년 차인 2022년 3월에 출간된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2>에는 대학의 교수학습지원센터 등에서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 예컨대 수업 모니터링과 마이크로티칭, 수업 개선 보고서(성찰 활동)를 활용한 수업 개선 방법,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강의평가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교알못(교육을 잘 알지 못하는) 내용 전문가인 교수들이 자신의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교수학습지원센터의 각종 수업 개선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설명한 것입니다.

교수 생활 6년 차인 2023년 7월에 출간된 신간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3>에는 필자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교과과정 개편 사례, 지역의 사회자본을 활용하여 지역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밀도 높은 관학협력과 비교과 멘토링 사례, 연구 기반 강의와 강의 기반 연구의 고도화 사례, 강의자의 매너리즘을 극복하게 만들어 주는 테마변동형 수업 사례, 학습자 주도의 프로젝트 기반 수업과 강의실 밖에서 진행되는 각종 비교과 사례 등을 소개했습니다. 교수가 교육 혁신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일선 교육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때, 대학교육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혁신될 수 있다는 필자의 생각과 그러한 생각에 근거한 각종 활동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 3권은 모두 30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개 챕터의 분량은 A4 2~3장 정도로 길지 않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저의 학술적이지 않은 평범한 교육 혁신일지는 대학교육 혁신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속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학 서열주의, 수도권 중심주의 극복을 위한 방법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대학 서열주의와 수도권 중심주의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 대학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지요. 지역 대학의 위기는 대학만의 문제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는 듯합니다. 예컨대, 지역 대학의 위기는 지역 사회의 위기(일자리 상실, 지역 상권 침체 등)로 귀결됩니다. 또한 지역 대학이 겪고 있는 위기는 머지않은 미래에 수도권과 서울 지역 대학이 겪을 문제이기도 합니다. 구조적 변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국가균형 발전을 위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학 서열주의 극복을 위한 교육 제도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변화 없이 국내 대학에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위기의 당사자인 대학과 교수들의 교육 혁신 의지도 필요합니다. 대학은 최적의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양질의 교육 지원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교수학습지원센터, 대학교육혁신센터 등의 기능을 강화하여 교수들이 좋은 강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교수는 끊임없이 전공 분야를 연구함으로써 연구의 성과가 강의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교육 선순환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아울러 지역 대학교수는 학생이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대학 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3>은 지역 대학교수가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몇몇 혁신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번째 책의 핵심 내용은 지역 사회자본을 활용한 탈 지역형 교육과 문제해결 능력과 인권 감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특성화 교육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강의자로서 저는 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 출신이기도 한 저는 지역 대학생들이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수요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지역의 공공기관, 전국 규모 산업체 전문가와 함께 수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역을 넘어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지역의 미디어교육 기관인 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수업을 설계하고, 전 수업 과정을 기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고, 배리어프리 기획 수업은 배리어프리 영상을 기획·지원하는 공공기관, 지역의 장애인 단체와 함께 수업을 설계·운영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역 사회의 각 전문가들을 산학교수로 위촉하여 학생들에게 교수가 전달하기 어려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학생들의 비교과 프로그램(독서 모임)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를 참여시켜 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사회자본을 최대한 활용하여 교과-비교과 영역의 수업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지역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저는 학습자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의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제가 담당하는 대부분의 수업은 리빙랩(Living Lab),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등의 혁신교수법이 적용됩니다. 또한 제가 담당하는 대부분의 수업을 ‘인권’이라는 대주제와 연결지어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인권 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과만이 가능한 수업을 통해 지역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뜻을 가진 교수님들이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묵묵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대학 서열주의, 수도권 중심주의의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자연스럽게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 커뮤니케이션>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정기 동명대·커뮤니케이션학

동명대학교 미디어대학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강의교수,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학습지원센터 책임연구원(연구교수)을 거쳤다. 관심 연구 분야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 미디어 효과, 교육커뮤니케이션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부산울산경남언론학회 총무이사, 한국언론법학회 기획이사, 한국광고홍보학회 지역이사, 한국PR학회 기획이사, 《한국방송학보》, 《방송통신연구》, 《미디어, 젠더 & 문화》, 《지역과 커뮤니케이션》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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