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문화로 본 고구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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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문화로 본 고구려사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7.2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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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의 문자문화』 발간
- 고구려 문자 사료 집대성‧역사문화적 의의 구명

■ 화제의 학술서_ 『고구려의 문자문화』 (고광의 지음, 동북아역사재단, 620쪽, 2023.02)

 

동북아역사재단(이하 재단)은 고구려 시대의 문자 관련 사료를 집대성하고 역사·문화적 의의를 구명하기 위해 『고구려의 문자문화』(고광의 지음)를 발간했다.

고구려는 고대 동아시아의 강국이었다. 그런 만큼 우리 역사에서 향수와 아쉬움을 주는 시공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구려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정치·사회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당시의 역사상을 온전히 그려내기에 한계가 있다.

이 책은 고구려 시대를 ‘문자’라는 키워드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고구려사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심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내외 사료의 검토와 분석, 고고학적 발굴과 조사를 통해 축적된 문자 자료와 고분벽화에 대한 분석, 그리고 이들 기록과 유물을 상호 비교하여 고구려 시대의 문자문화를 구명하고자 했다.

저자 고광의 재단 연구위원은 “그동안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고대사를 다루면서 정치사, 제도사, 사회자 분야에서 다루었는데 정작 그 알맹이가 빠져있다. 국가체제를 정비하고 체계화하며 개척하고 전쟁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소통하는 데 문자가 사용되었다. 문자의 중요성은 이야기하면서도 그간 문자문화를 중심으로 출간된 연구서가 없었다”라고 이번 출간 취지를 밝혔다.

그는 역사학과 고고학뿐만 아니라 문자학, 서예학, 미술사학, 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 통섭적 연구 방법을 모색했다. 『삼국사기』를 비롯해 중국 측 문헌의 분석을 통해 고구려 초기 문자문화의 형성 과정과 전개 양상을 살피고, 고분벽화에서 묵서와 글씨 쓰는 장면을 추출하여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벽화에 묘사된 글씨 쓰는 모습은 오늘날 사진이나 영상처럼 고구려인들의 일상 속 문자생활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왼쪽) 집안 무용총 현실 천장벽화의 서사인(글 쓰는 사람). (오른쪽) 평안남도 덕흥리벽화분 막부관리도 서사인. 사진=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의 문자문화' 

고 연구위원은 “고구려 벽화에서 서사자의 팔을 보면 몸통 쪽으로 바짝 붙이고 있어 간독에 글씨를 쓰는 자세와 부합된다. 통구사신총과 무용총에 그려진 앉은 상태에서 서사하는 모습도 당시 간독 서사에 효과적인 자세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고구려 문자자료는 몇 차례 정리된 적이 있다. 그러나 문자유물의 기본 사항과 판독문을 중심으로 소개되어 자료집으로서 한계가 있고 이후 문자유물들이 계속 출토되어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집안시에 위치한 고구려 광개토태왕비(정식 명칭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의 문자문화'
                          광개토태왕비 탁본. 사진=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의 문자문화'

저자는 이 책에서 광개토태왕비, 충주 고구려비, 집안 고구려비를 비롯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백암성 고구려비편과 국내성 인근 글자가 새겨지지 않은 무문자비, 비좌 등을 소개하고 고구려비의 성격과 전개 양상을 조명했다.

 

고구려 백암성 고구려비 조각과 탁본
         집안에서 발굴된 고구려의 무분자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의 문자문화'

또한, 현재까지 전하는 문자자료를 망라해 비명, 석각명, 금속기명, 불상명, 인장명, 와당명, 전명, 토기명 및 고분 묵서로 분류하고, 각각 최상의 도판을 제시해 명문을 재검토했으며, 서체를 파악하여 그 변화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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