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대학의 현황과 개선과제…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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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대학의 현황과 개선과제…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중심으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7.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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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이슈브리프] KCUE Higher Education Issue 2023년 제5호

 

소규모 대학은 대학의 입학 정원이 적고 규모가 비교적 작은 대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설립준칙주의가 시행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소규모 특성화 대학들은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다양화와 고등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정부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시작으로 대학 기본역량 진단까지 대학의 정원을 조정하기 위한 평가를 실시했다. 지방에 소재한 소규모 사립대학들은 나름의 역할과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규모가 작고 특정 학과만 운영하는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평가 체제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부설 고등교육연구소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중심으로 소규모 대학이 처한 환경과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하고, 소규모 대학의 발전을 위한 개선 방안과 정책적 제언을 제시한 고등교육 현안 이슈 브로슈어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중심으로 본 소규모 대학의 현황과 개선과제>(작성자: 이인서 한라대 교수)를 지난달 28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모집정원을 기준으로 정원 내 모집 정원 500명 이하인 소규모 대학은 총 48개교이며, 전체 197개교 중 24.37%로 약 1/4 수준이다. 선발하는 입학정원은 총 10,376명으로 전체 모집정원 316.293명 중 3.28%이다. 입학정원이 적은 관계로 소규모 대학의 정원 감축은 당초 입학정원이 작은 소규모 대학에게는 큰 타격이 되는 반면에 전체 입학 정원의 감축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편, 소규모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2019년 86.61%에서 2022년 76.01%로 10.6%p 감소했으며, 재학생 충원율은 2019년 82.34%에서 2022년 76.91%로 5.43%p 감소했다. 보고서는 사립대학 재정진단 지표에서 충원율이 활용되고 있어 소규모 대학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소규모 대학이 대학재정지원평가에서 부정적 결과를 얻은 이유는 평가에서 사용된 정량지표(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율 등)가 소규모 대학의 현황에 적합하지 않고, 소규모 대학의 조직적 특성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개선 과제로 정부 차원에서는 일정 정원 이하의 극소규모 대학에 대한 정원 조정 재검토,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 발전을 위해 대학 수를 축소하는 방식의 정원 조정 재고, 소규모 대학 컨소시엄 마련 등의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그리고 대학 차원에서는, 강소대학으로의 특성화 모색, 지역사회와의 연계나 소규모 대학 특성을 고려한 대학 간 공유·협력 모색 등을 제언했다. 

 

◇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대학 입학 정원에 따른 대학 규모의 구분

ㅇ 모집정원이 500명 이하인 경우를 소규모 대학으로, 모집정원이 2,500명 이하인 경우를 중규모 대학으로, 모집정원 2,500명 초과인 경우는 대규모 대학으로 구분함. 

• 2022년 모집정원을 기준으로 대학의 규모를 구분했을 때, 정원 내 모집정원이 500명 이하인 소규모 대학은 총 48개교였으며, 전체 197개교 중 소규모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은 24.37%로 약 4분의 1 수준임. 소규모 대학에서 선발하는 입학 정원은 총 10,376명으로, 전체 모집정원 316,293명 중 3.28%임

• 소규모 대학은 대다수의 학교가 지역의 교육대학이거나 종교지도자를 양성하는 종교계 대학, 또는 예체능 계열 학과로 구성된 예체능계 대학(예술대)인 것을 알 수 있음

■ 소규모 대학의 현황 및 특성

ㅇ 모집정원이 500명 이하인 소규모 사립대학 39개교의 모집단위에 따라 대학별 특성화 방향을 분석한 결과, 일반대학 6개교, 종교계 대학 30개교, 예술계 대학 3개교임. 종교계 대학 30개교 중에서는 기독교계 대학이 21개교, 천주교계 대학이 6개교, 불교계 대학이 3개교임

ㅇ 소규모 대학의 다수는 종교계열 대학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종교인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음. 이러한 이념에 따라 대학에서 개설한 학과와 관련된 지역 복지, 상담, 보육 등의 영역과 관련된 사회봉사를 수행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음. 48개 소규모 대학 중 교육대학 9개교를 제외하고 39개교의 지역사회 연계 사례는 다음 <표 6>과 같음

■  대학 구조개혁 정책과 소규모 대학의 한계

ㅇ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하여 90년대 전후에 양적으로 팽창한 고등교육기관을 축소하고 질적인 우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증가함. 이에 따라 정부는 부실대학을 선별하고 대학의 구조개혁을 목적으로 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2015년)와 2,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2018년, 2021년)을 실시함. 

ㅇ 3주기에 걸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소규모 사립대학의 평가 결과는 다음 [그림 7]과 같음. 교육대학의 경우 별도로 교원양성기관역량진단 평가를 받기 때문에, 소규모 대학 49개교 중 교육대학 9개교를 제외하고 40개 대학의 결과를 제시함

•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소규모 사립대학 40개교는 대부분 3주기 동안의 평가에서 평가 제외 대학인 경우가 많았음. 3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평가에서 제외된 소규모 사립대학은 40개교 중 14개교로, 모두 종교계열 대학임

• 소규모 대학 중 재정지원가능대학 혹은 일반재정지원 대상 대학은 많지 않음. 평가 시기마다 약 130여개의 재정지원가능 대학 중 소규모 대학은 9~10개교 정도였음. 3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총 40개교이며 이 중 소규모 대학이 7개교임

• 소규모 대학이 이처럼 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얻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음. 첫째,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선정하기 위해 사용된 정량지표(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율 등)에서 소규모 대학이 불리한 여건에 있으며 소수의 학과만 운영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대학의 관점에서 설계된 평가지표들이 소규모 대학의 현황에 적합하지 않음

• 둘째, 평가 주기마다 평가 제외 대상이 되는 종교계 대학이나 예술계 대학을 정의하는 기준이 달라져 혼란을 야기함

• 셋째, 소규모 대학의 조직적 특성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음. 예를 들어 평가에서 학과 간 융・복합을통한 특성화가 중시되고 있으나, 소규모 종교계 대학은 신학과(교단 교리 중심)나 국가자격증 취득 관련 학과(사회복지학과, 간호학과 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학과 간 융・복합을 통한 특성화 계획 수립이 어렵거나 무의미한 경우도 있음


■  제언 및 시사점

▶ 정부 차원

ㅇ 대학의 정원 조정 정책에 소규모 종교 특성화 또는 예술계 특성화 대학을 포함시키는 것을 재고할 필요가 있음. 소규모 대학의 입학정원은 총 10,376명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3.28%수준임. 따라서 소규모 대학의 정원 감축은 당초 입학정원이 적은 소규모 대학에게 큰 타격이 되는 반면 전체 입학정원의 감축 효과는 미미한 수준임. 오히려 소규모 대학의 정원 감축이 대학의 재정난을 유발하고, 종교계에서 필요한 인력 공급을 어렵게 만들기도 함

ㅇ 고등교육 시스템과 지역사회의 연계 발전을 위해 대학의 수를 축소하는 방식의 대학 정원 조정을 재고할 필요가 있음. 대학의 수를 축소하는 방식은 지역사회의 문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남원시 서남대학교 폐교 후 드러남. 소규모 대학의 지역사회 봉사 기능과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심각한 재정난이나 부정비리가 있는 대학에 대해서만 엄격하게 규제를 하는 방안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음

ㅇ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소규모 대학 컨소시엄 마련 등의 지원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일본의 경우 전체 대학 중 입학정원 500명 이하인 소규모 대학의 비율이 55.4%이며, 의료, 보건, 복지, 종교 등에 특성화되어 있음. 일본의 소규모 대학이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을 받으며 컨소시엄을 통해 발전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음

▶ 소규모 대학 차원

ㅇ 소규모 대학은 현재 고등교육 시스템 내에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성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음. 1주기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되었다가 이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소규모 대학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건실한 강소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

ㅇ 소규모 대학은 자원이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계나 소규모 대학의 특성을 고려한 대학 간 공유・협력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음. 전공 교육에서 대학 간 협력이 어려울지라도 교양 교육의 공유와 협력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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