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의 단백질 섭취는 건강에 유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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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량의 단백질 섭취는 건강에 유익할까?
  • 김환규 편집기획위원/전북대
  • 승인 2023.06.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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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 김환규 교수의 〈과학에세이〉

 

                        과학자들이 추천하는 인류세 시대의 건강식단. 이트-랜싯포럼 제공<br>
                             과학자들이 추천하는 인류세 시대의 건강식단. 이트-랜싯포럼 제공

단백질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proteios에서 유래되었으며, 주요 또는 중요하다는 의미로 19세기 네덜란드의 화학자인 물더(Gerardus J. Mulder)가 처음 사용하였다. 그는 단백질의 화학적 구성을 연구하고 단백질이 생명체의 필수적 구성요소라 제안했다. 생명체는 무생물계에 존재하지 않는 분자를 가지고 있는데,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핵산이 여기에 속한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4대 거대 분자가 필수적이며 이외에도 미량 영양소와 비타민 등이 요구된다. 건강에 관한 인류의 관심이 증대된 현 시점에서, 수많은 매체를 통해 식물 단백질, 영양젖 단백질 등 단백질의 유용성에 대한 전파와 함께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를 행할 때 제시되는 닭가슴살 섭취 등 단백질과 단백질 첨가제품에 대한 홍보가 넘쳐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고단백질 식단과 단백질 보충제 섭취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팔레오 식단과 키토 제닉 식단은 다량 영양소의 비율이 다르고 지방을 강조하지만, 본질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식물-기반 식단도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은 건강한 식단의 필수적 요소이다. 신체는 단백질을 이용하여 근육, 모발과 손톱, 피부, 연골, 뼈와 혈액 등을 생성한다. 또한 단백질은 산소운반, 면역 기능, 신경 자극의 전도 및 호르몬과 효소 같은 물질의 생성에도 이용된다. 고단백질 식단은 지방을 감소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다량의 단백질 섭취는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고단백질 섭취는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유형의 체중 감소는 단기간에 제한된다. 탄수화물 섭취가 제한된 상태에서 다량의 단백질 섭취는 체내에서 지방으로 저장되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체중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과 지방은 체내에서 일부 성분이 결핍되면 상호전환되기 때문이다. 2016년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체중 증가는 단백질이 탄수화물을 대체한 식단에서는 유의할만하게 연관되어 있으나 지방을 대체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같은 연구에서 피실험자의 44%는 변비를 경험했는데, 고단백질 식단은 탄수화물을 제한하여 섬유소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건강한 단백질원은 풀을 먹고 자란 육류와 자연 방목 가금류, 자연산 어류, 방목한 닭이 낳은 달걀,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류, 견과류 및 통곡식 등을 포함한다. 신체의 건강을 고려한다면, 고지방 육류, 유제품과 가공된 단백질 섭취를 피해야 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은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물질대사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나, 다량의 단백질 섭취 또는 다른 거대 분자를 배제하고 단백질에 초점을 맞춘 식단을 유지하면 부정적인 건강 문제들이 유발될 수 있다.

 

일상적인 식단을 통한 단백질 섭취 외에도 다른 경로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한가? 노화와 더불어 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고단백질 섭취가 필요한가? 답은 간단하지 않다. 물을 포함해서 어떤 성분이든지 과량을 섭취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건강관리 전문가들은 다량의 단백질 섭취는 신장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한다. 신체는 일일 요구량 이상의 단백질을 요소 형태로 오줌을 통해 배출한다. 다량의 단백질 섭취 시 신장은 질소 노폐물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압박을 받아 장기간에 걸쳐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동물 단백질 섭취(2그램/kg/day)는 요산 결석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저탄수화물 및 고단백질 식단을 지속하는 경우, 단백질의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포도당 신생(gluconeogenesis) 과정을 거쳐 탄수화물로 전환된다. 건강한 사람과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행한 생리학적 연구 결과, 일일 섭취 권장량인 단백질 55그램을 섭취했을 때 유의할만한 혈당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고단백질 식품은 지방과 염분의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으며, 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일부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증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과 발작, 정신건강 질환, 치매 또는 암 치료 처치 프로그램으로 케토 식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건강 상담을 받고 단백질 섭취량을 정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행하는 사람들은 체중 감소를 위해 고단백질 식단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영양 전문가들에 의하면 고단백질 식단은 단기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결국 체중은 예전으로 되돌아가거나, 이전보다 더 증가할 수도 있다. 2016년의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실험자의 90% 이상에서 균형 잡힌 식단과 비교하여 고단백질 식단을 유지하였을 때 체중 증가가 관찰되었다. 2018년에 발표된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진의 결과에 따르면, 붉은 육류와 전지방 유제품을 장기간 섭취하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다량 흡수되고, 장에서 트리메틸아민-N-산화물(TMAO)이 생성되어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역으로, 붉은 육류의 섭취를 줄이거나 차단하면 효과가 반전된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 제한 및 고단백질 섭취 패턴을 지속할 경우, 신체가 지방을 연료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케톤증에 의해 만성적 구취가 유발된다. 단백질과 육류의 다량 섭취는 칼슘 이온의 소실을 일으켜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br>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

운동선수들과 일부 여성들은 고단백질 식단을 일상화하고 있는데, 이들은 상당한 양의 어류, 육류, 달걀, 견과류와 치즈 등을 섭취한다. 전문가들은 건강 유지를 위해 식단의 약 20%를 단백질로 구성하도록 권고한다. 단백질은 오랜 시간 동안 포만감을 들게 하며, 이것은 뇌에서 그만 먹도록 하는 장 호르몬의 방출 증가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필수 영양소, 특히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섬유질 식단은 변비와 비타민 결핍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단백질은 신체 거의 모든 조직에 존재하는데, 적어도 10,0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단백질이 신체를 구성하고 있다. 

신체가 요구하는 일일 단백질의 양은 나이, 성별, 활동량, 건강 상태, 전체적인 식단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영국에서는, 영양소 섭취기준에 근거해 최소한의 육체 운동을 하는 성인의 경우 체중(kg) 당 하루 평균 0.75그램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즉 70kg의 성인이라면 하루에 약 52.5그램의 단백질 섭취가 적당하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55그램, 여성은 45그램의 단백질을 매일 섭취해야 하며, 운동선수 같은 일부 사람들은 체중(kg) 당 하루 평균 3.5그램을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다. 선진국 사람들은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을 섭취한다. 영국의 자료에 의하면 남녀 모두 일일 권장량보다 45~55% 정도 더 섭취하는데, 일반적으로 권장량보다 2배 정도 단백질을 더 섭취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국의 영양학자인 크롤리(Helen Crawley) 박사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아무런 이점이 없다.

콩이나 유제품 그리고 스테이크 등 단백질원이 무엇이든 인류가 단백질을 과소비하면, 신체는 여분의 단백질 소화 잔존물인 요소를 오줌을 통해 체외로 배출하여 궁극적으로 오수에 포함된다. 요소 함량이 높은 오줌 배출은 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계에 배출된 요소는 조류와 남세균류, 남조류라 알려진 광합성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독성 조류의 번성을 유도하여 공기와 식수를 오염시키게 된다. 오줌에 포함된 요소가 환경에 유입되는 순간, ‘질소 연쇄반응’이라 불리는 광범위한 생태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정 화학 조건에서 요소는 이산화질소와 산화질소라는 질소화합물로 변환되는데, 이산화질소는 온실효과를 통하여 온난화에 기여하고 산화질소는 산성비의 원인 물질이다. 


김환규 편집기획위원/전북대·생리학

전북대 생명과학과 교수. 전북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교환교수, 전북대 자연과학대 학장과 교양교육원장, 자연사박물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생물학 오디세이』, 『생명과학의 연금술』, 『산업미생물학』(공저), 『Starr 생명과학: 생명의 통일성과 다양성』(역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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