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학인 2023 여름' … 오에 겐자부로 추모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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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학인 2023 여름' … 오에 겐자부로 추모특집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6.10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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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인 2023 여름: 계간 통권 10호』 | 문학인 편집부 | 소명출판 | 2023.06.01 | 464쪽

 

계간 『문학인』 2023 여름호(통권 10호)는 지난 3월 타계한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담은 글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  ‘추모특집: 오에 겐자부로’

일본문학의 거장, 노벨문학상 수상자, 전후 민주주의의 기수, 일본의 양심, 아시아를 대표하는 지성인, 실천적 지식인, 평화운동가 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았던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3월 3일 영면에 들었다. 1933년 에히메현에서 태어나 도쿄대 불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8년 단편 「사육」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면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오에 겐자부로(1933~2023)

이후, 장애를 가진 아들을 그린 『개인적 체험』을 비롯해, ‘성적 인간’과 ‘정치적 인간’이 갈등하는 모습을 그린 『성적 인간』, 만엔 원년에 발발한 농민봉기와 그로부터 100년 후인 60년 안보투쟁을 겹쳐 보인 『만엔 원년의 풋볼』(노벨상 수상작), 시코쿠 숲을 배경으로 문화인류학과 신화적 감성으로 충만한 필치를 선보인 『동시대 게임』 등의 화제작을 낳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스스로 마지막 장편 3부작이라고 일컬었던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과, 자신의 페르소나인 조코 고키토의 입을 빌려 아버지의 죽음을 이야기한 『익사』 등을 내놓았다.

반전체주의, 반군국주의, 반덴노주의, 반핵, 반전 등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일본 헌법 9조를 수호하는 ‘9조회’에 앞장서 왔던 오에 겐자부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주목받는 작가였다.  

기획의 첫 번째 글은 오에 문학 연구자 심수경 교수가 그의 삶과 문학세계, 시대정신을 폭넓게 조망하며 쓴 것이다. 두 번째 글은 오세종 교수가 오에 겐자부로와 오키나와의 오랜 인연, 그것이 오에의 전후 민주주의 사상에 끼친 영향, 그리고 오키나와 안의 오에 추모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 주었다.

‘문학인의 말’은 문학평론가 임헌영의 「고리타분한 순수미학 타령」으로 채웠다. 그는 순수니 비순수니 하는 논쟁 자체가 먼 시대의 전설로 밀려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가 순수의 심연에 도취해서 세계사나 민족사를 제대로 관찰하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그에 의하면 순수란 어떤 편견도 없이 순수한 미학적 입장에서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에서만 가능하다.

‘특집’은 ‘AI시대의 번역, 대학·교육, 예술, 창의성’이라는 주제로 한국외대 교수 정은귀의 「AI시대, 번역가 종말론과 번역가의 과제」, UNIST 인문학부 이재연의 「챗GPT시대 대학교육에 관한 짧은 생각」, 경희대 교수 이택광의 「챗봇시대의 예술작품-‘약한 기술’에 대한 시론」, 문학평론가 최가은의 「구속된 창조」가 실렸다. AI시대가 도래한 지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다채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창작’에서는 고명재, 김명인, 류성훈, 박상수, 박소란, 신이인, 이현승, 전동균의 신작 시 2편과 소설가 강영숙, 김강의 신작 단편소설, 구소윤, 이미혜, 황인찬, 서정의 산문이 실렸다.

‘리뷰’에서는 영화평론가 강유정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30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책 『마침내, 박찬욱』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외 김응교, 김효은, 오길영, 유성호, 이근희, 정선태 등이 다양한 책들의 이야기를 실어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탐방’에서는 제주민예총 이사장 김동현이 제주4·3사건을 비롯해 감춰진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되살려낸 소설가 현기영과의 인터뷰가 담겼다.

‘정전의 재발견’에는 1934년 발표되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나혜석의 「이혼 고백장」을 들여다본다. 이어 20세기에 출간된 미학 저작 중 정전 반열에 오를 만한 거의 유일한 저작임에도 해설서나 연구서가 거의 없는 테오도르 W. 아도르노의 미완성 유작인 『미학이론』을 소개한다.

‘이미지로 보는 근대’는 근대 국민국가의 경제를 짊어진 식민지 경성의 은행, 증권 주식회사, 금융조합의 면면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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