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포유류 종마다 시각 뇌신경망 구조 다른 원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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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포유류 종마다 시각 뇌신경망 구조 다른 원인 규명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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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백세범 교수(KAIST) 연구팀 성과,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게재

- 신경망의 물리적 크기 차이만으로도 뇌신경망 구조가 완전히 달라짐을 증명
- 이론적 모델 연구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시각 제공

KAIST(총장 신성철)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포유류 종들의 시각피질에서 서로 다른 뇌신경망 구조가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 KAIST 백세범 연구팀. 왼쪽부터 백세범 교수, 송민 박사과정
▲ KAIST 백세범 연구팀. 왼쪽부터 백세범 교수, 송민 박사과정

이번 연구결과는 시스템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수십 년간 설명되지 못했던 문제를 이론적 접근과 계산적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답을 제시한 계산뇌과학 연구의 성공적인 예시로 평가된다.

포유류 두뇌의 시각피질에 분포하는 신경세포에서는 외부 시각 자극의 방향에 따라 신경 활동도가 달라지는 방향 선택성(orientation selectivity)이 관측된다. 원숭이, 고양이 등의 다양한 포유류 종에서는 이 선택성이 연속적, 주기적인 형태로 변하는 방향성 지도(orientation map) 구조를 이루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뇌의 주요 기능성 지도의 예시로 중요하게 연구되고 있다. 반면, 생쥐 등 설치류의 시각피질에서는 방향선택성이 소금, 후추를 뿌려 놓은 듯 무작위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관측되어 소금-후추 구조(salt-and-pepper organization)라 한다.

▲ 망막-시각피질 샘플링 비율에 따라 시각 피질의 기능성 회로 구조가 달라지는 모데
▲ 망막-시각피질 샘플링 비율에 따라 시각 피질의 기능성 회로 구조가 달라지는 모데

유사한 감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기능성 뇌신경망의 구조가 종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 수십여 년 간 많은 연구가 진행됐으나, 아직까지도 이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간단한 수학적 모델에 기반하여 특정 영역의 망막 신경세포에 대응되는 시각피질 신경세포의 숫자를 통해 두 신경망 간의 정보 추출 비율을 분석함으로써 특정 포유류 종이 갖는 시각피질의 기능적 구조를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 망막-시각피질 신경망 비율에 따라 구분되는 종 특이적 시각 피질 구조
▲ 망막-시각피질 신경망 비율에 따라 구분되는 종 특이적 시각 피질 구조

이러한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서로 다른 크기의 망막과 시각피질이 연결될 때 동일한 망막 신호를 샘플링하는 시각피질 세포의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고 가정했다. 이러한 조건에서 망막-시각피질 신호의 샘플링 형태를 시뮬레이션 하여 샘플링 비율에 따라 시각피질에서 형성되는 기능성 지도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게 결정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다양한 종들에 대한 망막 및 시각피질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시각피질이 클수록, 또 망막이 작을수록 연속적인 방향성 지도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의 연구에서 확인된 포유류 여덟 종의 시각피질-망막 크기 비율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정량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이 결과가 실험에서 관측된 것과 같이 방향성 지도 존재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명확히 나누어짐을 확인했다.

▲ 포유류 종에 따라 구분되는 종 특이적 시각 피질 구조
▲ 포유류 종에 따라 구분되는 종 특이적 시각 피질 구조

이러한 결과는 다른 종으로 진화가 이뤄질 때, 감각기관의 크기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물리적인 조건의 차이에 의해서도 뇌신경망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다양한 생물학적 구조가 기존의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물리적 요소들의 차이에 의해 예측되거나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백세범 교수는 “이미 오랫동안 알려져 있었으나 그 의미를 찾아내지 못했던 데이터들과 이론적인 모델을 결합해 새로운 발견을 도출해낸 의미 있는 연구”라며 “뇌 과학뿐만 아니라 계통분류학, 진화생물학 등 생물의 기능적 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이론적 모델 연구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장재선, 송민 박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3월 10일 자에 게재됐다(논문명: Retino-cortical mapping ratio predicts columnar and salt-and-pepper organization in mammalian visual cor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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