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교육·연구 현장에서의 성차별 인식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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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교육·연구 현장에서의 성차별 인식현황과 과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5.06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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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T 정책이슈 브리프]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과소 활용된 우수 인재풀로서 여성 인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인력은 과학기술분야에서 젠더혁신(Gendered innovation)으로 대표되는 관점과 혁신 수요의 다양성에 기여한다. 또한 디지털 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산업구조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첨단기술분야의 속성은 여성인력이 과거에 비해서보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일하는 데 용이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들의 역할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과학기술분야 교육 및 연구 현장에 여성의 비중이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교육현장, 연구현장에서 여성들이 진출하여 역량을 맘껏 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와 관련해 문화 및 환경·제도적 여건과 인식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과학기술분야 교육·연구현장에서 성차별 인식과 관련한 성별 격차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고, 성별 인식 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는 정책이슈 브리프 〈이공계 교육·연구 현장에서의 성차별 인식현황과 과제〉(저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엄미정 선임연구위원)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과학기술분야 내 성별 기회 균등 격차의 문제는 절대적 수준에서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남녀 그룹 간 인식 격차가 명확히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과학기술분야 내 여성들의 경력개발 관련 가장 큰 장애요인은 결혼, 임신·출산 등으로 미래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것으로 여성들은 예상했으며, 과학기술분야 내 남녀 간 기회 균등을 위해 정책적 개입 필요성에 대해 남녀 간 인식의 격차가 대단히 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정책 제언으로 △여성 과학기술인 관련 정책의 설계에서 세대별 차별적 접근 필요 △성별 격차의 객관화 등 남녀 상호 인식 차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 필요 △여학생들의 대학원 생활과 경력개발을 위한 지원의 강화 필요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2019년, 2021년도에 실시한 「주요대학 대학원생 인식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STEPI 인식조사는 국내 대학연구비 상위 20% 중 5개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전일제 석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2019년, 2021년 두 번에 걸쳐 진행됐으며, 각 대학별로 자연대/공대, 여성/남성 등으로 나눠서 각 셀별 동일 수를 표집했다.

조사항목은 학생연구원의 학업·연구활동 보장, 학생연구원 인권 및 권익보호 등 학생연구원 처우개선 정책 만족도 및 연구환경 실태파악 등으로 구성됐다.

 

■ 이공계 연구실 생활․여건에 대한 성별 인식 차이

▶ 이공계 대학원 생활의 자율성과 만족도

ㅇ 연구실 생활에서의 자율성

• 대학원의 연구자율성 정도에 대한 인식은 보통수준으로 평가했으며,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다고 응답했음.
• 업무시간 및 휴일 활용과 관련한 자율성은 보장되는 편이나, 여학생들은 이 또한 남학생에 비해서 유의미하게 낮다고 응답했음.

ㅇ 대학원 생활에 대한 만족도

•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대학원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2019년 조사결과에 비해 상승했고, 여학생들의 만족도가 조금 떨어져 통계적으로는 성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했음.
• 대학원 진학에 대한 후회 정도는 보통 이하 수준이지만 2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음. 남녀모두 증가했지만, 특히 여학생들의 응답이 크게 높아졌음.

ㅇ 연구실 내 비인격적 경험

• 대학원 연구실에서 비인격적 경험을 한 정도는 낮았고 성별로도 절대적인 수준은 높지 않지만, 여성들의 응답이 유의미하게 높게 평가했음.

▶ 대학원 졸업 후 진로 기대

ㅇ 대학원 졸업 후 진로 기대 정도

• 주요 대학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는 보통수준이었음. 성별로 보면 절대적 차이는 있지만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졸업 후 진로를 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했음.

ㅇ 대학원 졸업 후 정규직 취업까지의 예상 기간

• 대학원 졸업 후 정규직 진입하는 데까지의 소요기간은 대부분 1~2년 내로 응답했음. 다만 5년 이상 혹은 불확실하다는 의견은 8.6%였음.

• 석사학위자들의 경우는 90% 이상이 2~3년 내에 취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고, 박사학위자들의 경우도 대부분 2~3년 내에 취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0% 이상은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음.
• 성별로 보면 여성이 1년 내 취업을 확신하는 경우가 10% 이상 낮은 반면,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는 10%이상으로 남학생에 비해 높았음.
• 2019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남학생들의 경우 1년 이내를 예상하는 비중이 소폭 증가했지만 여성은 감소함. 이에 비해 여학생들의 5년 이상 혹은 불확실 비중이 2019년 대비 크게 증가함(8.8% → 11.2%)


■ 과학기술계 현장에서의 세대 간 성차별 인식 현황

▶ 주요 조사결과

ㅇ 성별 역할 및 차별에 대한 인식

• 이공계 분야에 대한 성별 적합성에 대한 인식은 남성 재직자 그룹과 그 외 그룹 간에 차이가 있었고, 가정 내에서의 성별 역할에 대한 의견 차이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여성 대학원생들의 인식이 다른 집단들에 비해서 더 강한 부정적 의견을 보였음
• 성차별이나 괴롭힘에 대한 경험 여부 항목에서는 성별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특히 남성 대학원생들이 다른 집단들에 비해서 더 낮게 응답했음

ㅇ 과학기술분야 경력개발 기회의 균등성

• 과학기술분야 직업이나 테뉴어트랙을 얻는 기회의 균등성에 대한 인식은 남녀 간, 그리고 재직자와 대학원생들 간의 차이가 명확히 존재했음. 대학원생 집단보다 재직자 집단에서 성별 인식 차는 대단히 높아서 여성 재직자들의 경우 직업 획득과정에서 성별 애로수준이 동일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다른 집단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남성 재직자는 평등하다는 인식이 더 컸음
• 연구비 확보, 프로젝트 책임 혹은 참여과정에서의 불이익 경험 여부도 유사한 구조를 가짐

ㅇ 진로 전망 및 정책 필요성 

• 이공계 진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긴 하지만 아주 높지는 않았음. 재직자와 대학원생 모두 성별로 여성들의 전망이 다소 부정적이었으나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수는 없음
• 남녀평등이 기회균등으로 해결될 것인지에 관한 인식은 재직자와 대학원생들 내 성별 격차가 컸음. 대학원생들의 경우 성별 차이가 없었으나 재직자의 경우 성별 간 인식 격차가 컸음. 남성들은 기회균등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대단히 높았음
•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에서도 재직여부가 아닌 성별 차이가 명확함. 재직자 및 대학원생 모두 여성들이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데 크게 동의하는 반면, 남성들의 경우 재직자 및 대학원생 모두 그 필요성에 대해 ‘보통’수준으로 인식했음

▶ 주요 시사점

ㅇ 과학기술분야 내 성별 기회 균등 격차의 문제는 절대적 수준에서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남녀 그룹 간 인식 격차가 명확히 존재

ㅇ 과학기술분야 내 여성들의 경력개발 관련 가장 큰 장애요인은 결혼, 임신․출산 등으로 미래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것으로 여성들은 예상

ㅇ 과학기술분야 내 남녀간 기회 균등을 위해 정책적 개입 필요성에 대해 남녀간 인식의 격차가 대단히 큰 상태


■ 정책적 제언

ㅇ 여성 과학기술인 관련 정책의 설계에서 세대별 차별적 접근 필요

ㅇ 성별 격차의 객관화 등 남녀 상호 인식 차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 필요

ㅇ 여학생들의 대학원 생활과 경력개발을 위한 지원의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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